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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근육질에 마음이 끌렸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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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의 근육질에 마음이 끌렸단 말인가?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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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페넬로페 크루즈

이제 소녀티를 갓벗어낸 실비아는 벌써 임신중이다. 술에 절어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내쫓아버리고 어쩔 수 없이 술집을 차려 혼자서 딸 셋을 키우는 그녀의 엄마 카르멘은 자신의 인생을 대물림하는 것같아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낀다. 그래도 실비아의 남친은 그녀가 직공으로 다니는, 잘나가는 팬티공장 사장의 아들이다. 청혼을 받았다며 안심을 하라는 딸의 말에 믿는 둥 마는 둥이다. 철없이 일저지르는 애들 말처럼 세상일이 그렇게 순조롭게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책없이 사고를 낸 어린 예비부부의 남자쪽, 호세는 어느 모로 봐도 부잣집 아들이다. 단, 마마보이처럼 자라서 그런지 자기 앞가림에 분별이 없다. 공장을 업그레이드할 신상품으로 그가 들고나온 기획은 애견팬티. 하지만 아빠로부터 철딱서니없다는 타박을 들을 뿐이다. 부모에게 당당히 애인을 소개하지도 못하는 이 덜떨어진 애송이는 그저 여친에게만 큰소리치는, 아직도 단내가 풀풀 나는 젖먹이다. 그러니 그가 안도의 한숨을 쉬는 곳은 실비아의 앳된 앙가슴속밖에 더 있겠는가.

호세의 엄마 콘치타는 아들의 신부감이 못마땅하다. 실은 실비아의 엄마인 카르멘이 자기 남편과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터다. 창녀의 딸에게 아들을 줄 수 없다고 치를 떨며 외치면서도 이율배반적으로 그녀 역시 자신의 애욕을 잘 억제하지도 못하는 편이다. 팬티공장 광고모델인 울룩불룩 근육남 라울의 성적 매력에 마음이 넘어가버렸다. 물론 몸도 넘어가버렸다. 그런 라울에게 실비아를 유혹해 아들로부터 떼어내달라고 부탁한다.

일이 그렇게 된 것이다. 마구 몸과 마음을 들이대는 부잣집 중년여성의 애정공세에 자의반타의반 밀려서 라울은 장난처럼 실비아의 앙탈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임자가 있는 여자를 먹잇감으로 하면서도 누군가의 부탁으로 낚시질을 하는 것처럼 놀고먹기 좋은 게임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라울은 실비아에게 진심으로 연심을 품게 된다.

이제 실비아에게로 돌아와보자. 이미 자기 뱃속에 청혼받은 남자의 아기가 자라고 있다. 물론 우유부단한 그 예비신랑이 대책을 못찾고 헤매고 있다. 그가 미워지는 와중이기는 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멋진 남자가 나타났다손 치더라도 너무 빨리 마음이 흔들린 건 아닐까? 그런데 라울의 치근덕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시원시원한 성격에 투우사처럼 호방한 제스처가 매혹적이다. 남의 투우농장에서 몰래 연습을 하다 들켜 도망쳐온 라울을 자기집에 숨겨주게 되면서는 실비아는 비로소 그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소를 띄워보낸다.
세 남녀 커플의 애욕이 뒤죽박죽 뒤얽힌 스페인 영화 <하몽하몽>(비가스 루나, 1992)에서 실비아 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즈는 출생연도가 1974년으로 이때가 18세쯤 되던 해다. 지금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여배우 중의 하나로 손꼽히게 된 그녀의 데뷔영화에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 어떤 정열 앞에 심지에 불붙인 듯 활활 타오르는 앳된 소녀의 표정을 발견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인 듯하다. 어린 소녀의 배반이 만들어낸 저 싱그러운 미소는 청순미하고는 관계 없는 또다른 알 수 없는 심연의 유혹이 아닐까.

<최신개봉영화 촌평>

잭 리처
크리스토퍼 맥쿼리, 2013, 미국
도심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살인사건을 전직 군수사관의 비합법적 수사과정에 꿰맞춘 액션드라마. 톰 크루즈가 맡은 배역은 여전히 천재적이고 힘도 넘치고 연민도 많으며 미안할 정도로 너무 완벽한 캐릭터.




베드
박철수, 2012, 한국
조폭의 유능한 일원이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다는 설정이 생각만큼 별로 흥미롭지 않지만 배우 박신양의 개인기가 그럭저럭 웃음을 이끌어가는 코미디. 이중캐릭터의 혼란을 중심테마로 삼았지만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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