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극장 2층 라운지에 마련된 추억의 영화 공간 |
▲ 800여석 규모의 객석 중 2·3층 좌석배치도. |
모르고 있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겠지만 영화애호가의 입장에서는 그의 최근 작품 소식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제쳐둘 수가 없는 법.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경이로운 영화예술가의 영화예술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영화관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할 지경이다. 국내 대부분의 영화관이 보여주는 신년초의 모습은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남발하는 코미디와 말도 안되는 스펙터클로 정신을 쏙빼놓는 재난영화가 점령한 상태다.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전국을 통틀어 예술영화전용관 한두 곳에서 하루 한 차례 정도의 상영일정만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불평불만이야 그렇더라도, 이 영화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열혈관객은 입장료보다 더 비싼 교통비를 써서라도 달려갈 것이다.
▲ 프랑스 영화예술가 알랭 레네의<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
그러니 시야를 온통 뒤덮으며 펼쳐지는 스크린을 앞에 두고 쩌렁쩌렁 울리는 배우들의 음성을 즐기며 심오한 메시지의 예술영화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를 관람하는 기쁨은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행운 중의 행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예술성 깊은 영화를 넉넉하게 관객 앞에 내놓고 함께 향유하는 초대형 상영관의 존재가 더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한 해 일억명의 관객들이 동원되는 한국 영화계에 왜 시대를 초월하는 예술작품들을 만끽할 가장 좋은 영화문화의 공간은 설계되지 않는 것일까? 영화관객들에게 그런 공간을 꾸미고 즐길 권리가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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