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단심丹心 의 미학 ②
상태바
단심丹心 의 미학 ②
  • 작가 김용수
  • 승인 2013.01.24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시 읽는 신채호

다가오는 2013년 2월 18일은 조선 절세의 사상가 단제丹齊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이 여순 감옥에서 57세로 사망한지 77주기 되는 날입니다. 선생은 말합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여, 공간으로 발전하는 정신 활동의 기록이니......무릇 주체적 위치에 선 것을 아我라 하고, 그 밖에 것을 비아非我라 하느니... 반듯이 중심 되는 아我가 있으면, 이와 대립하여 맞서는 비아非我가 있고. 아의 가운데 아와 비아가 있으면, 비아가운데도 또 아와 비아가 있어. 그리하여 아에 대한 비아의 접촉이 잦을수록 비아에 대한 아의 투쟁이 더욱 맹렬하여, 인류사회의 활동이 그칠 사이가 없으며 역사의 앞길이 완성될 날이 없으니,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에 투쟁의 기록인 것이다."

이것이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고 있는 단제丹齊의 역사관입니다. ‘조선사 총론’에서 밝히고 있지요. 인간 심리적 핵심을 찌른 역사 해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제 사관을 한 줄로 줄이면, ‘자아사관을 확립하는 동시에, 비아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어야, 되풀이 되는 역사의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극히 평범할 것 같은 이 말이, 나라 잃은 한 사상가의 통렬한 반성 끝에 다다른 결론입니다. 여기서 망국의 사학자로서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서양사학자와 다른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신채호는 역사의 아가 될 수 있으려면 - 역사 주체와 그 주체들의 활동이 상속성相續性(시간)과 영향력(공간)을 공히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했습니다. 따라서 주체 참여 없는 역사는 참역사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역사 또한 인간 이해利害 본질을 떠나 논할 수 없다고 설파함으로써, 제국주의에 내재한 패권의 속성을 꿰뚫고 있습니다.
부언하면, 지난 조선의 역사는 중화사상과 주자일색의 사상편력으로 뿌리를 잃었을 뿐 아니라, 역사 주체의 설정이 민중이 아닌 왕조 사관에 얽매이게 됨으로써, 역사의 동력을 잃은 것이 패망의 원인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판단으로 신채호는 민중이 역사의 전면에 나서야한다는 확신에 이르게 됩니다. 이것이 후일 그 유명한 조선혁명선언朝鮮革命宣言으로 나타납니다.

그 의미에서 보면, 일제36년은 패망이아니라 그야말로 민중이 역사의 주인이 되는 빛나는 시기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저 하얼빈의 한 발 총성으로부터 광복이 될 때까지. 민중이 정부를 조직하고, 계몽하고, 항거하는, 17세의 유관순에서 65세의 강우규까지-황량한 만주 벌판에서 살얼음의 조선반도 끝 제주도 까지, 이름 없는 모든 주체들 삶이 그대로 역사가 되었던 것입니다. 역사의 공백기가 결코 아닌, 비아와 투쟁한 참 역사 기록을 빠짐없이 남겨야합니다. 비록 해방 후 불순한 세력들이 그들의 공을 가로 챘지만, 그 흔적은 하늘 그물에 고스란히 남아 역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민주화를 이룬 저력이 다른 데서 온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 일본제국은 조선민중의 자각이 깊을수록, 식민지배에 더욱 박차를 가합니다. 조선관련 사서 50종 20만권을 불태우고, 일왕 칙령으로 조직된 ‘조선사편수회’를 만들어, 1916년부터 1932년까지 16년에 걸쳐 35권으로 압축한 조선사를 편찬합니다. 수천억을 들여 조선사를 만드는 모든 원칙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가려 뽑습니다.

"조선 사람들이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알지 못하게 만들어라! 민족 혼, 민족문화를 상실하게 하고, 그들 조상과 선조들의 무위, 무능, 악행을 들추어내 과장하여 그 후손에게 가르쳐라! 조선청년들이 자기 부모와 조상을 부정하고, 경시, 멸시하는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하나의 기풍을 만들라! 그리하면 조선의 청년들은 자국의 모든 인물과 사적에 대하여 부정적 지식을 얻게 되어, 반듯이 실망과 허무감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때, 일본사적, 일본문화, 일본의 위대한 인물을 소개하면, 동화의 효과는 지대할 것이다. 이것이-제국 일본이 조선인을 반 일본인으로 만드는 요결인 것이다."
이것이 3대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齊藤實 1858-1936)가 3.1독립만세운동 후, 문화정책을 표방하면서 시달한 ‘교육시책’입니다. 광복 68년이 되었으나, 내가 시험을 치렀고, 우리 아이들이 지금도 배우는 내용인 것입니다. 이것이 현금 우리 정신의 성적표이자 현실입니다. 그 비용 값을 하는 것인지, 식민사학은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4년간 나치 점령아래에 있었던 프랑스는 나치 협력자 백여 만 명을 체포하여, 6763명은 사형, 26529명은 유기형에 처하고, 95000명은 시민권과 공소권 등을 박탈합니다. 그리고 시효 없이 여죄를 묻습니다. 그 중 문필가나, 학자들은 더욱 엄중히 처벌했습니다. 국혼國魂을 어지럽힌 파급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웃 중국 또한 부일협력자를 ‘한간漢奸’이라 하여 공개적으로 단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강단까지 일제 통치를 이어받았으니,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우리역사의 부메랑이 되어 늘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완용보다 곱을 더한 이 배반의 역사는 언제 쯤 정리될 것인가? 20세기 - ‘역사연구’의 석학 - 아놀드 토인비의 말이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윤리와 도덕의식을 갖지 못한 민족이 멸망하는 것은 필연이다."

하지만, 혹한 속에도 매화는 어김없이 피듯이. 단제丹齊 선생의 단심丹心처럼 조선의 혼은 새록새록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사재를 털고, 생업을 뒤로 하며, 직분을 가리지 않고, 일반인들이 역사 찾기에 열화같이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그 기폭제가 바로 ‘환단고기桓檀古記’의 출현입니다. 1만년 역사의 서광이 나타났을 때, DNA속에 유전자가 찰나의 간극도 없이 요동하는 것을 느끼는-수 없는 사람들이 중국 24사를 캐고, 머리를 맞대고, 현장을 답사하고... 물밀 듯이 터지고 있는 것입니다. 모두 강단사학이 학자 의무를 방기하고 잠자고 있는 동안,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 놈이 챙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던 말입니다. 그 때는 속뜻을 모르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저 중국 사람들은 ‘의뭉스런 데가 있다’ 정도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런데 ‘환단고기’를 읽으면서 나는 그 속뜻을 명철하게 읽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곰은 우리 동이족을 상징하고. 우리민족이 동양과 중국문명을 열어 그 초석을 다져 놓은 역사를. ‘떼 놈이 자기 역사로 윤색하는 꼴’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속담이었던 것입니다. 현재 중국 동북공정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뻐꾸기가 남 둥지에 알을 품듯이, 조선의 역사위에 꽈리를 틀고, 그 영광을 가로 챈 것이 중국역사입니다.

이제 ‘환단고기’가 그 모든 삿됨을 혁파하고 있습니다. 개천절開天節에서 보듯, 우리는 천문을 해득하여 하늘 문을 연 최초 민족입니다. 동이東夷가 그 실체입니다. 동이와 범어 Tunga-I는 어원이 같습니다. ‘천도를 통달한 민족’의 뜻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천부경天符經과 천문도-‘천상열차분야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역易과 태음력을 만들었고, 문자(한글, 한자)를 창제했으며, 현생인류의 언어 적통을 그대로 잇고 있는, 시원의 9천년 역사 실체가 여러 징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에서 발견되고 있는 홍산문명은 이를 잘 예증합니다. 본래 온 자리로 돌아가는 것(原始返本)은 모든 생명이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마치 자석이 제자리를 잡듯이, 역사 또한 정위를 찾는 때가 도래한 것입니다.

토인비는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문명도, 아직 문명의 목적지에 도달해본 적이 없다." 만약 그가 우리 민족의 실체를 알았다면 달리 말했을 것입니다. ‘조선을 보라고!’
6000년 전에 성인聖人이 직접 나라를 건국하고, 온전한 평화 이념을 국체로, 수 천 년을 실천한 사상이 있었습니다. 바로 ‘홍익인간 이화세계’입니다. 이것이 문명의 목적지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작은데 맴돌지 말고, 더 큰 뜻을 품어야할 이유입니다.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