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오드리 토투
다행히 엄마가 학교선생님이다. 방 한쪽에 칠판을 세워놓고 열심히 뭔가를 가르치는 엄마의 품안에서 세심하게 배려를 받으며 공부를 잘해나갈 것 같았지만 엄마의 기묘한 히스테리는 날로 커져만 간다. 아멜리에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학교생활을 아쉬워하지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집안에만 콕 박혀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너무나 조용히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런 그녀에게는 투명한 유리어항을 벗어나기 위해 물바깥으로 뛰어올라 자살을 시도하는 금붕어가 더 부럽다.
그런 그녀가 컸다. 제각기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드는 음식점의 점원이 되어 어제나 오늘이나 소소한 일상의 연속을 나름대로 즐기며 산다. 이런 삶도 그런 대로 살 만한 삶이다. 사랑이나 행복이나 이런 것들을 찾아봤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데 벽장안에 숨어있던 ‘그것’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모든 것이 달라져버렸다.
환상과 매혹이 음울하지만 다채롭고 기기묘묘하게 펼쳐지는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과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1995)를 연출한 프랑스 영화감독 장-피에르 주네는 그 독특한 작품성향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유명한 SF시리즈 <에이리언4>(1997)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런 작품들의 분위기를 일신하면서 동화적 색채로 버무린 새로운 느낌의 로맨스를 기획했는데 그게 바로 소녀의 감성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영화 <아멜리에>(2001)다.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는 아멜리에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커다란 반응을 얻었다.
이 영화의 성공에도 역시 새 얼굴의 여배우가 있었다. 무감각하면서도 누구도 쉽게 거부할 수 없는 귀여운 표정을 그치지 않고 연신 발산하는 아멜리아 역의 오드리 토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더이상 나이가 들지 않고 딱 그 정도의 소녀 시절 얼굴 그대로 영원히 간직될 것만 같은 모습, <아멜리아>는 그런 그녀의 상큼한 외모가 인상적으로 드러난 영화다.
그녀의 그 귀여운 얼굴이 어떤 희망으로 환히 빛나는 장면. 40년전에 고이고이 숨겨두었던 누군가의 보물상자를 꺼내들고 그것의 주인을 찾아주며 행복을 발견하리라 마음속 다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어찌 함께 그 여정을 따라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는 과연 어떻게 그 보물상자의 주인을 찾아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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