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그 소녀의 눈을 반짝거리게 만든 보물상자
상태바
그 소녀의 눈을 반짝거리게 만든 보물상자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 오드리 토투

아빠의 청진기가 가슴 언저리에 닿자 이 소녀의 가슴은 오랜만에 만난 아빠를 바라보며 행복하고 신나는 상상을 하기 시작한다. 너무나 바쁜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겨우 정기검진날에야 어여쁜 외동딸인 자신을 만나주는 것이다. 아빠의 사랑에 굶주린 이 천진난만한 예쁜 병아리는 아빠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심장의 박동소리는 좀체 멈출 줄 모르고 쿵쾅쿵쾅 커져만 간다. 아이쿠! 아빠는 그만 자기 딸이 심장병에 걸린 줄 알고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다.

다행히 엄마가 학교선생님이다. 방 한쪽에 칠판을 세워놓고 열심히 뭔가를 가르치는 엄마의 품안에서 세심하게 배려를 받으며 공부를 잘해나갈 것 같았지만 엄마의 기묘한 히스테리는 날로 커져만 간다. 아멜리에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학교생활을 아쉬워하지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집안에만 콕 박혀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너무나 조용히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런 그녀에게는 투명한 유리어항을 벗어나기 위해 물바깥으로 뛰어올라 자살을 시도하는 금붕어가 더 부럽다.

이 무미건조한 일상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엄마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 세상의 절망을 싸안고 프랑스에 찾아와 우뚝 솟은 성당 첨탑에서 투신한 자살자의 낙하지점에 우연히 엄마가 있었던 것. 이 끔찍한 우연의 비극을 겪으며 아멜리에는 행복은 사전에만 있는 단어라 생각하고 혼자만의 상상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며 모든 감정을 땅속에 묻어버린 아빠와 기나긴 세월을 그럭저럭 흘러간다.

그런 그녀가 컸다. 제각기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드는 음식점의 점원이 되어 어제나 오늘이나 소소한 일상의 연속을 나름대로 즐기며 산다. 이런 삶도 그런 대로 살 만한 삶이다. 사랑이나 행복이나 이런 것들을 찾아봤지만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데 벽장안에 숨어있던 ‘그것’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모든 것이 달라져버렸다.

환상과 매혹이 음울하지만 다채롭고 기기묘묘하게 펼쳐지는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과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1995)를 연출한 프랑스 영화감독 장-피에르 주네는 그 독특한 작품성향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유명한 SF시리즈 <에이리언4>(1997)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런 작품들의 분위기를 일신하면서 동화적 색채로 버무린 새로운 느낌의 로맨스를 기획했는데 그게 바로 소녀의 감성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이 영화 <아멜리에>(2001)다.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는 아멜리에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커다란 반응을 얻었다.

이 영화의 성공에도 역시 새 얼굴의 여배우가 있었다. 무감각하면서도 누구도 쉽게 거부할 수 없는 귀여운 표정을 그치지 않고 연신 발산하는 아멜리아 역의 오드리 토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더이상 나이가 들지 않고 딱 그 정도의 소녀 시절 얼굴 그대로 영원히 간직될 것만 같은 모습, <아멜리아>는 그런 그녀의 상큼한 외모가 인상적으로 드러난 영화다.

그녀의 그 귀여운 얼굴이 어떤 희망으로 환히 빛나는 장면. 40년전에 고이고이 숨겨두었던 누군가의 보물상자를 꺼내들고 그것의 주인을 찾아주며 행복을 발견하리라 마음속 다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어찌 함께 그 여정을 따라가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는 과연 어떻게 그 보물상자의 주인을 찾아가게 될까?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