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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힘과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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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힘과 에너지
  • 황성민
  • 승인 2021.07.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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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민의 보다 가까운 과학] 일상에서 만나는 힘과 에너지

이제 봄이 지나고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슬슬 집이나 사무실에서 에어컨 가동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여름과 에어컨 하면 바로 전기요금 누진제와 전기요금 폭탄이 생각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전기와 전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겠다.

"지난달 에어컨을 많이 틀어서 전기를 500 kW 넘게 써버렸어~"

"전기차 샀다며? 배터리 몇 kW 짜리야?"

"인덕션은 XX 제품 화력이 좋아. 우리나라 제품은 3.4 kWh 밖에 안되는데 XX 제품은 7.7 kWh로 훨씬 세더라~"

전기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면 바로 눈치 챘겠지만, 모두 단위를 잘 못 쓴 사례다.

kW는 '킬로와트'라고 읽는 전력, 즉 힘(power)의 단위이며 kWh는 '킬로와트시'라고 읽는 전 력량, 즉 에너지의 단위다.

그렇다면 힘과 에너지는 어떻게 다른 것이며 이 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에너지는 물리학에서 '일을 하는 능력의 총칭'이라고 정의한다.

사실 에너지라는 개념은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흔하게 쓰는 것으로, '석유 에너지', ' 원자력 에너지', '에너지원' 이라는 말을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 등에서 자주 듣고 상식적 으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는데 막상 에너지의 의미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 기는 매우 어려운 개념이기도 하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에너지 보존 법칙'이 있다.

열에너지, 전기에너지, 화학에너지, 운동에너지, 등등 에너지의 형태는 얼마든지 바뀌거나 서로 다른 물체 사이에 전달될 수 있지만 에너지 자체는 만들어지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우 주 전체 에너지의 양은 언제나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우리 일상생활 자체가 에너지를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바꾸는 행위의 연속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인포그래픽: 힘과 에너지의 단위. W와 kW등은 주로 전력의 단위, hp와 kW는 주로 기계적 힘의 단위, BTU/h, kcal/h등은 주로 화력의 단위로 많이 쓰며, J와 Wh는 일반적인 에너지의 단위, BTU. kcal, MWh등은 열에너지의 단위, Wh, kWh, MWh등은 전기에너지의 단위로 많이 쓴다. (초6 문성빈 그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보자. 스마트폰에서는 배터리의 화학 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며 이 전기에너지는 정보 처리 등 여러 활동을 하면서 열에너지로 바뀐다.

충전할 때는 반대로 전기에너지가 배터리의 화학에너지로 바뀌며 이 과정에서 전기에너지의 일부는 열에너지로 바뀐다.

화면에서는 전기에너지가 빛에너지로 바뀌며 카메라는 반대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 꾼다.

스피커에서는 전기에너지가 운동에너지를 거쳐 소리에너지로 바뀌며 마이크는 반대로 소리 에너지가 운동에너지를 거쳐 전기에너지로 바꾼다.

보통 '힘' 이라고 하면 ‘F=ma’로 널리 알려진 뉴튼의 제1법칙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지 만, 이것은 영어로는 ‘force’ 라고 하는 물리학적인 힘을 얘기하는 것으로 이 글에서는 다 루지 않는다.

좀 더 보편적인 '힘'의 개념은 영어로 ‘power’인데 에너지를 사용하는, 또는 에너지의 형태 가 바뀌는 속도를 의미한다.

가장 기본적인 힘의 단위는 W, '와트(watt)'로 1W는 1초에 1J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힘으로 정의한다.

에너지의 단위는 국제표준단위계(SI) 기본단위에서 유도된 줄(J)이 표준이지만 실제로 이 단위를 사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위는 와트시(Wh)로 1 W의 힘을 한 시간 동안 가할 때 사용한, 즉 형 태를 변화시킨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한 시간은 3600초 이므로 1Wh = 3,600J)

에너지의 형태나 분야에 따라 다른 여러 단위를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열에너지는 Wh 외에도 칼로리(cal)에 기반한 kcal, Mcal나 영미단위계인 BTU 등 을 많이 쓰며, 전기 에너지는 Wh에 기반한 kWh, MWh 등을 많이 쓴다.

1BTU는 1055J 이며 1칼로리(cal)는 4.2J 정도 인데, 음식의 열량을 표현할 때는 1kcal (1000cal)를 줄여서 1Cal(큰 칼로리)로 표현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아파트의 지역난방 사용량 단위는 Gcal(기가칼로리; 1000000 kcal) 또는 MWh(메가와트시; 1000kWh)를 주로 사용하는데, 1Gcal는 1.16MWh이다.

힘의 단위 역시 SI 권장 단위는 W이지만,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마력(hp)을 자동차나 중장 비, 선박 엔진 등에는 아직도 사용하며, 화력의 단위로는 kcal/h 이나 영미단위계인 BTU/h 도 많이 사용한다.

1마력(hp)은 분야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지만 보통 746W 이다. 1kcal/h는 1.16W, 1 BTU/h는 0.293W 이다.

인포그래픽: 인덕션 레인지로 라면을 조리할 때 필요한 물을 끓이는 시간과 화력에 따른 전기요금 예시. (초6 문성빈 그림)

집에서 인덕션 레인지로 라면을 조리하는 예를 들어보자.

보통 1구 가정용 인덕션 레인지의 소비전력은 2kW이지만 열효율이 85% 정도이므로 실제 화력은 1.7kW가 된다.

500ml의 물 온도를 20°C에서 펄펄 끓는 100°C로 올리는데 필요한 열에너지는 167kJ (167000 J)인데 물을 담은 냄비의 온도 역시 동일하게 올려야 하므로 이에 필요한 50kJ를 더한 216kJ가 실제로 필요한 열에너지다.

인덕션 레인지의 화력 1.7kW는 1초에 1.7kJ를 전기에너지에서 열에너지로 변환하므로 (1.7 kJ/s) 이 화력으로 216kJ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에서 열에너지로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은 128초, 즉 물을 끓이는데 2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는 계산이다.

면과 스프를 넣고 5분을 더 끓이는데 1.7kW 화력을 계속 유지한다면 추가로 510kJ을 사용하게 되며 만약에 화력을 절반으로 (0.85kW) 줄여서 끓인다면 255kJ만 추가로 사용하게 된다.

사용한 전기에너지를 계산해 보면, 물을 끓이는데 71Wh, 라면을 조리하는데 추가로 167Wh (화력이 절반인 경우 83Wh) 가 된다.

일반 아파트에 적용하는 한전 가정용 고압 요금인 kWh당 142원으로 (월 사용량 200kWh ~ 400kWh 구간) 계산해 보면, 라면 한 개를 조리하는데 필요한 전기요금은 34원(물이 끓은 후 화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경우 22원)이다.

◎ 필자 소개 

황성민 박사
황성민 박사

어릴 때부터 넘치는 호기심으로 일찍이 과학의 길로 발을 내디딘 황성민 박사.

그는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후 2005년 동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미국 University of Pittsburgh School of Medicine에서 P-A(Postdoctoral Associate) 과정을 거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박사후연구원 근무 후 현재 동 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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