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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은 왜 일하는 시간에 잠을 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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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은 왜 일하는 시간에 잠을 잘까?"
  • 박승권
  • 승인 2021.04.22 14: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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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권의 백 살까지 일하기] 경비원의 휴식권
세종시 한 아파트의 휴게시간 안내문. 경비원의 휴게시간이 무급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경비원은 24시간 근무 중?
경비원은 대부분 24시간 격일제 근무를 한다. 다양한 교대제 중에서도 24시간 근무 후 24시간 휴식하는 2조 1교대 근무는 가장 악명 높은 근무 형태로 알려져 있다.

별도의 휴일이 없음으로 숨 쉬는 공기의 절반을 직장 내에서 흡입해야 하는 근무 형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이 2000시간 내외로 전체 시간 중 25% 남짓한 시간 동안 직장 내에서 머문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경비원의 직장 내 상주시간은 실로 엄청나다 할 수 있다.

경비원은 최고 장시간 근로자
경비노동은 저임금이다. 경비원은 생계를 위해 필연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선호하기 마련이고, 사용자로서도(아파트의 경우 용역업체나 입주자대표회의) 입장에서도 인원을 더 채용하기보다는 근무시간을 늘리는 것이 더 경제적이므로 서로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경비원은 감시, 단속적 노동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는 청소·분리수거·주차·택배보관·민원 대응 등의 업무를 겸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신·육체적 피로가 덜하다고 여기고 있다.

경비노동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휴식 시간을 온전히 보호받는다 셈하더라도 경비원의 근로시간은 보통 주당 60시간 내외다.

세종시 아파트 전경. 본 기사와 무관. (사진=정은진 기자)
세종시 아파트 전경. 세종시는 아파트 도시인만큼 수많은 경비원이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본 기사와 무관 ⓒ 정은진 기자

경비원에게 빈번한 과로사 사태
장시간 일하는 만큼 과로성 질환도 많다. 최근 3년간 한 해 80여 명의 경비원이 과로성 질환으로 죽거나 쓰러졌다.

보통의 경비노동시간이 산재보험에서 대체로 인정하는 과로의 기준(주당 52시간)보다도 길기 때문이다. 특히 경비원은 신체 부담을 가중하는 야간노동도 수행해야 하므로 과로 환경에 노출된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경비원의 약 90%가 60세 이상이기 때문에 당연히 만성질환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보통 직장에서 60세 이후 정년퇴직 후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질환자에게 과로는 뇌 심혈관질환의 발생에 상승(시너지)효과를 일으키는 위험 요소다.

경비원의 휴게시간은 ‘무급’이다
경비원은 ‘일하는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무급 휴게시간’에 잔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휴게시간이란 사용자의 지휘와 감독에서 완전히 해방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하지만, 경비원의 휴게시간은 그리 자유롭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경비원이 누군가로부터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른바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까지 발의된 요즘, 과로에 지쳐 쉬고 있을 경비원을 굳이 호출해야 한다면 행동 전에 '먼저 세 번 생각하라'는 삼사일행(三思一行)의 신중함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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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t 2021-04-23 11:28:11
따뜻한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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