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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경영자의 의지가 독립영화관 설립의 단단한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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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경영자의 의지가 독립영화관 설립의 단단한 기초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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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아트시네마 건물입구
지난 8-9일 일정을 단단히 짜고 경남 거제시의 독립영화관 거제아트시네마를 찾아갔다. 거의 같은 거리라 해도 부산에는 KTX를 타고 수월하게 오갈 수 있지만 세종시에서 거제시를 다녀오는 길은 용이치 않았다. 그곳 독립영화관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으로 다녀왔다.
찾아드는 관객들이 의외로 많지 않기 때문에 인구가 엄청나게 많은 서울에서도 독립영화전용관, 예술영화전용관의 활성화는 녹록치 않은 일이다. 최소한 부산이나 인천쯤 되어야 어쩌다 드물지만 관객몰이가 가능한 형편이다. 그리고 대구, 광주, 대전 등의 광역도시권에서 명맥을 유지할 정도의 예술영화전용관이 각각 한곳씩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주, 강릉, 안동 등지의 예술영화전용관의 존재는 매우 특기할 만한 것이 된다. 여기에 또 한곳 경상남도 거제시가 추가된다.

거제도 하면 우선은 한국에서 두번째로 큰 섬이라는 소개부터 하게 된다. 풍광이 수려해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돼있다. 이순신장군의 첫 승전지 옥포만과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지로도 크게 알려져있다. 통영과 부산쪽으로 바다 위 대교로 연결돼 섬을 오간다는 느낌이 안 드는 곳이기도 하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예술영화전용관 거제아트시네마의 존재가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 영화관 안쪽 매표소와 대기공간
지도를 훑어보고 거제시 중심도로 한켠에 자리잡은 거제아트시네마를 찾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한블록 안쪽 모텔촌 골목 한 구석 건물에서 겨우 극장간판을 발견했다. 멀티플렉스영화관이 아니면 대체로 아담한 분위기를 보이기 마련인 작은 영화관의 모습을 여기서도 느낄 수 있었다.

관객들이 많이 찾아드는 토요일 저녁이었지만 극장 실내에는 매표담당자 한 사람뿐이었다.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궁금증이 풀렸다. 거제아트시네마는 2011년 4월에 문을 열었다. 다른 곳에서도 엄두를 못내는 두 개의 상영관을 확보했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한 이는 이곳을 운영하는 정상길 대표. 거제시의 장승포 출신으로 현재 부산의 독립영화관인 국도예술관을 8년째 운영중이다. 5년만에 안정화시킨 국도예술관의 경험에 비추어 자신의 고향에 기탄없는 투자를 한 것이다.

▲ 영화포스터 엽서들
다른 곳에서 보이는 시네마테크와 같은 영화모임이 거제시에는 없다. 영화모임이 활성화되면서 상영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험을 갖춘 극장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독립영화관이 상영공간으로서 먼저 들어섰다. 하지만 관심을 나타내는 충실한 영화관객들이 나타났다. 거제아트시네마의 현재 회원관객수는 30명에 이른다.

도시인구의 규모로 보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소도시의 독립영화관. 거제아트시네마의 존재는 인구의 크기와 열혈관객의 모임을 배경으로 해야만 독립영화관 설립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을 빗나가게 했다. 의지를 가진다면 극장을 만들어내는 일이 꿈같이 먼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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