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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경찰서장이 만드는 안전하고 행복한 지역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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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경찰서장이 만드는 안전하고 행복한 지역공동체”
  • 홍석하
  • 승인 2012.08.09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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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중부방송 공동기획 ‘세종시를 만나다’ -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체코에서는 전직 극작가 출신의 대통령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게 가능할까? 그런데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시를 쓰는 경찰서장은 있다. 바로 세종시의 경찰서장이다. 시인 경찰서장, 경찰로서의 눈빛도 궁금하고, 시인으로서의 감성도 궁금했다. 심은석 세종경찰서장를 만났다. 참석 = 심은석 세종경찰서장, 사회 홍석하 기자

경찰이란 직업이 굉장히 바쁜데, 명강사로도 유명하다. 강의는 주로 어떤 내용을?
25년간 경찰생활 중에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을 가까이하면서 논문이나 책도 써보았는데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게 강연으로 이어지게 됐다. 강연내용은 범죄예방이나 교통사고 예방요령, 경찰활동에 대한 진정성, 주민을 따뜻하게 섬기는 진정성에 대한 내용이 많고 삶의 모습들, 경찰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애환을 포근하게 강의하는 편이다.

강연을 잘하니까 요청이 계속 들어오지 않겠나? 주로 어디서 요청하나?
특별히 강연이라 하면 관내 35개 초·중·고등학교가 있는데 학교폭력과 범죄예방교실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범죄예방요령을 홍보하면서 경찰관의 스킨십과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있다. 노인회에 무료 강연도 하고 있다. 정식으로 강연 요청을 받은 곳은 세종시청과 교육청으로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서 경찰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약소하지만 강연료도 있을텐데, 강연료는 주로 어떻게 쓰나?
학교나 노인회는 오히려 홍보물품을 준비해서 전달하고 있다. 강연료는 공공기관 두 군데에서 받았는데 강연료는 경찰서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에 사무실 직원들과 커피브레이크 시간을 갖거나 휴식을 취하며 한주를 돌아보는 소통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피자를 사서 돌리기도 했다.

범죄척결자를 뛰어넘어 문제해결사로, 갈등조정자로

아마 강연을 잘하는 비결이 아무래도 문학적인 감수성이 남다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시인이기도 한데 특별히 공부를 했나?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어렸을 때 농촌에서 자랐다. 부모님 따라다니면서 산과 들에서 뛰어놀았던 어린시절의 추억, 어머님의 추억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감수성이 형성된 것 같다. 특별히 공부한 것은 없고 대학에서 시문학동아리 활동을 조금 했었는데 그런 것이 도움이 됐다.

감수성을 가진 경찰서장으로 시민들은 좀 더 안정감을 갖는 것 같은데
앞으로 경찰관은 단순히 범죄척결자를 뛰어넘어 문제해결사로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조정하고 재난과 사건을 해결해주고 예방하는 쪽으로, 따뜻하게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의 행복과 안전을 지켜나가는 방향으로 경찰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적인 시 하나 낭송을 부탁한다
달빛, 세상을 비추다
보름달이 환한 밤에 퇴직 열흘 앞둔 동면파출소 김소장은 휘청대던 도시가 달빛에 사그라지는 텅빈 골목길을 걷고 있다. 어느 집 들창에서 부부의 칼진 목소리가 세상을 깨우고 어느 주점앞에 어린애 널부러진 옆에는 귀밑이 뽀얀 여자애가 담배물고 서성이고 굉음내며 내달리는 오토바이 가득한 도심은 욕망의 배설구다. 깊은 밤에 깨어 있어야만 하는 사람 매운 매연에 까만 콧물 흘러내리는 사람 주정뱅이 욕지기 다 들어주는 사람 목마른 사람들에게 샘물이 되는 사람 지난 삼십오년간 경찰이 전부였던 그 사람이다. 당신이 달빛 비치는 창가에서 편히 잠들 때 세상이 토해내는 오물을 치우며 남몰래 눈물 흘리는 사람 보았나? 때로는 달빛처럼 다가와 자신의 눈물을 감추고 잠못드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을 보았나? 세상이 잠들 때까지 온밤을 비추는 따뜻한 달빛 보았나?

대략 의미는 알겠습니다만, 이 시에 특별히 담고 싶었던 건 무엇인가?
지난 6월 30일 함께 근무했던 파출소장이 35년간의 경찰생활을 마치면서퇴임했는데 퇴임식에서 축시로 낭송했던 시이다.

우리는 보통 '시인'이라면 상상력도 풍부하고,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시쓰기가 실제 경찰생활에도 반영이 되나?
경찰관 생활은 삶의 극단적인 애환을 많이 접하고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주는 직업 중의 하나다. 모든 사람은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 시문학을 통해 경찰관의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삶의 애환을 더 큰 봉사정신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시집을 강력계 사무실, 유치장, 각종 지구대 사무실에 비치하면 찾아오는 사람들이 한번씩 읽어보면서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되고 따뜻한 마음, 착한 마음을 갖게되면 보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 속에는 그림이 있다고 한다. 그 그림을 통해 세상과 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시로 표현하고 있다.

주민을 따뜻하게 섬기는 참된 경찰

경찰 얘기 좀 해보자. 최근 제주도, 통영에서 여성과 아동 성범죄가 잇따라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갓 출범해서 세종시의 경우 어려움이 많을텐데, 경찰업무를 어떤 방향으로 잡고 있나?
정말 안타까운 사건을 접하고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말씀을 드린다. 기본적으로 범죄없고 안전하며 행복한 세종시를 만드는 것이 경찰의 사명이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고 밤길이 편안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명품도시의 가장 큰 조건이라 생각한다.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순찰을 강화하고 CCTV 등 장비를 보강하고 범죄를 제압하겠다. 무엇보다 범죄를 예방하는 최상의 무기는 유관기관,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라 생각한다. 자율방범대, 녹색어머니, 어머니순찰대 및 지자체와 협조해서 든든한 치안망을 형성해 가겠다.

충남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노인 장애인계를 신설했다. 배경과 의미를 설명해달라
충남에 65세 이상 노인이 32만명, 장애인이 13만명이고 세종시는 노인이 만 9000명, 장애인이 7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분들이 이동권 확보와 홀로 지내는 외로움, 경제적인 어려움, 또 실제로 범죄에 많이 노출이 된다. 각종 사기나 보이스피싱, 교통사고에도 취약하다. 이런 점에 주안점을 두고 안전과 행복을 위해 만들게 됐다. 특히 충남은 전국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다. 소외된 분들의 손을 마지막까지 잡아주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충남경찰청에서는 지난 6월 28일 전국 최초로 노인장애인계를 신설해서 각종 MOU체결과 장애인이 만든 물품팔아주기운동, 바자회를 지원해 자활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세종시에는 새로 유입된 젊은 인구도 많고, 원주민 독거노인 인구도 많다. 맞춤식 경찰 서비스가 가능할까?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
세종시는 도농복합형 치안형태를 보이고 있다. 건설현장에는 16,000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분들이 야간에 범죄에 노출되고 노인과 장애인도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각 유관기관과 많은 MOU를 체결해서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로상이나 취약지구에 CCTV를 많이 증설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종경찰이 새롭게 세종시의 치안주체로 자질과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번 비전선포식을 한 바 있다. 또한 3년후의 우리 경찰서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타임캡슐에 적어 넣어 개인의 꿈과 소망, 조직의 발전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보다 경찰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민을 따뜻한 가슴으로 진정을 담아 섬기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촘촘한 협력체계, 행복한 지역공동체 소망

범죄는 역시 예방이 중요하다는 건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세종시의 경우, 시민들이나 자치단체, 사회단체와의 협력 관계도 중요할 텐데?
세종시내에는 공식적인 지자체 외에도 삼성전기, LH본부, 남양유업, 한화그룹 근로자 등이 있는데 자체적으로 사회적 약자 보호나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 범죄예방과 안전에 협조를 많이 하고 있다. 이들과 MOU체결을 통해 촘촘한 협력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모든 분들이 경찰을 신뢰하고 믿어주고 더불어 지역공동체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그런 노력이라면, 경찰과 전 계층의 시민이 친구처럼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끝으로 세종시 출발과 관련해서, 삼행시로 표현한다면 어떨까?
세-세상에서 가장 살기좋은 세상의 으뜸, 한반도의 중심 세종특별자치시
종-종소리 울려 퍼져라 잔잔하고 행복한 치안의 종소리, 균형발전과 분권의 종소리
시-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잘사는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

세상이 참 무섭고 팍팍하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감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 이웃에 대한 인심 이런 것들도 결국 감성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지금 감성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 경찰이면서 시인인 심은석 경찰서장을 만나 이런 생각을 해봤다. 시쓰는 시민이 많아지면 범죄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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