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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거지가 준 과일선물에 맘속 뜨거움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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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거지가 준 과일선물에 맘속 뜨거움 느껴
  • 이성원(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
  • 승인 2012.05.31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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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곳을 찾아서 50년... 다섯번째 이야기

한평생 청소년선도와 사회계몽 운동을 해온 이가 있다. 꼬박 50년간이다. 연기새마을금고 이성원 이사장은 1960년부터 지금까지 청소년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구현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고 있다. 이 이사장이 청소년선도와 사회계몽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1960년 조치원역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6.25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버려진 아이들에게 먹을 것과 잠잘 곳을 제공하고 호적도 없어 학교마저 들어갈 수 없는 ‘무호적자’를 위해 ‘호적갖기국민청원’을 하기도 했다. 세종포스트는 이성원 이사장의 청소년선도, 사회계몽 운동을 중심으로 연재를 한다. ‘시민참여 일간지’인 세종포스트는 이처럼 세종시민이 참여해 만드는 신문이다. <편집자 말>


서울 탄광회사에 근무하다가 조치원 집에 잠시 다녀갔다.
서울로 돌아갈 때였다.


조치원역에서 낮 12시경 서울행 완행열차를 타려고 대합실에 갔는데, 꼬마 거지들 15명 정도가 우르르 몰려와 동냥질한 과일과 음료수를 내밀며 "목마르면 이것 드세요"라면서 시커먼 손으로 불쑥 내밀었다.

▲ 희망의 집을 짓고 있다. 아래 오른쪽 두번째가 이성원 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

이 장면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람들이 차안에서도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민망했다. 하지만 마음 한복판에서 뜨거운 게 치밀어 오르는 걸 주체하기 힘들었다. 고관대작도, 대통령도 이런 선물을 받아보지 못했으리라... 달리는 기차안에서 곰곰이 생각했다. 아직도 거지 왕초들의 등쌀에 못 이겨 동냥질을 하는 꼬마거지들의 순수하고 맑은 얼굴을... 신생학교의 경험으로 버려진 어린 새싹들을 위해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와 그들을 돌봐주겠노라고 굳게 다짐했다.

중략...

막상 집으로 돌아왔는데, 조치원역 철도공무원과 탄광회사를 연거푸 그만두고 왔으니 부모님께 어떤 말로 설득시켜야할지 난감했다.

하지만 뜻이 곧고 강해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했다. 할아버님과 아버님을 뵙고 말씀드렸다. "사회 냉대로 방황하는 아이들을 바른길로 안내해 참다운 삶을 살도록 해보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

진지하게 말씀 드리니 할아버님께서는 내 뜻을 꺾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셨는지 오히려 조치원읍내에 있는 땅 600여 평을 내어 주셨다. 그곳에 거지들을 모아서 새 삶을 살도록 교육하고 교화하라고 말이다.

우선 거지 왕초 몇몇을 모아서 이런 계획을 알리고 당장 천막을 구입해서 숙소부터 마련했다. 드디어 조
치원읍내에서 거지들과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 희망의 집 가족들
▲ 희망의 집을 짓기 위해 모인 이성원 이사장과 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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