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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 안에서 예술영화를 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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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 안에서 예술영화를 본다는 것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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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영화문화 상상]

지난 몇 회에 걸쳐서 영화자료관 성격의 시네마테크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럼에도 필자 주변에는 시네마테크라는 생소한 어휘의 의미를 다시 되묻는 이들이 있었다. 한국의 영화산업 규모는 큰 폭으로 커졌지만 다양한 영화문화 형성에는 다다르지 못한 사정이 있는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쇼핑센터 한쪽에서 때깔좋은 물건을 진열하듯 몇 개의 상영시설을 갖추고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멀티플렉스형 영화관과 그곳에서 관람료 아깝지 않은 영화를 골라보는 재미 위주의 관람문화밖에 없지 않은가? 그와는 다른 영화문화적 요소들을 더 찾아볼 필요가 느껴진다. 앞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시네마테크 문제와 함께 소개하기로 한다.

▲ 이화여대 캠퍼스 내에 있는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

필자는 지난 주말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를 찾아갔다. 그곳 캠퍼스 안에는 일반 영화관객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외 예술영화를 애타게 찾아다니며 관람하는 영화광들에게는 퍽 각별한 장소로 여겨지는 아트하우스 모모(www.cineart.co.kr)라는 이름의 예술영화 전용관이 있다.

두 편의 영화가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덴마크 출신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연출하고 2011년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멜랑콜리아>가 그 중 한 편이고, 지난 1년간 이어져온 장기간의 특별프로젝트 상영전 ‘잉마르 베리만을 찾아서’의 거의 마지막 상영작으로서 스웨덴 출신의 영화거장 잉마르 베리만 감독이 1957년에 발표한 그의 대표적인 작품 <제7의 봉인>이 다른 한 편이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에 초토화되어버린 한국의 해외 개봉영화 상영 풍토 어느 한구석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북유럽 영화 두 편을 보기 위해 먼 걸음을 한 것이었다.

아트하우스 모모는 지난 10년 이상 해외 예술영화들을 수입, 배급하며 지금까지 170여 편의 세계적인 걸작영화들을 필름아카이브 형태로 소장해오고 있는 ㈜영화사 백두대간 운영의 예술영화 전용관으로서 2008년 국내 최초로 대학 내 일반인을 위한 상설영화관으로 설립되어 이화여대 캠퍼스에 자리잡고 있다. 아트하우스 모모의 공식 명칭은 ‘아트하우스 모모 이화 KB 시네마’. 영화관이 있는 공간의 명칭이 ‘이화 KB 시네마’이기에 길게 붙은 이름이다. 대학 캠퍼스 내에서 해당 대학의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두루 주옥같은 영화들을 소개하는 개방형 대학 영화관의 성격을 보인다. 물론 아트하우스 모모의 운영주체는 해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화여대와는 독립적으로 ㈜영화사 백두대간에 있다.

대학교에서 캠퍼스 내에 적정한 규모의 영화상영관을 설치하고 해당 대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의미와 문화적인 다양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신중하게 선별된 많은 영화들을 제공하기로 한다면, 과연 시중에서 접하게 되는 여전히 재미와 여흥으로 한 번 보고 지나쳐버릴 상업영화들을 대학교에서마저 우리들의 어엿한 대학생들에게 보여주어야 할까?

세종시의 도시건설지역에는 대학설립부지로 마련된 곳이 있다. 오래전에 이미 건립을 예정한 대학이 있는 와중에, 최근에 또 다른 특성을 가진 대학의 설립을 위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여러 학술분야와 전문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 대학의 설립이 심심찮게 논의되고 있다. 영화 관련 학문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미래의 세종시 대학교에서 이화여대 캠퍼스 안의 예술영화전용관 아트하우스 모모와 같은 개방형 대학 영화관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는 없을까? 대학생들뿐 아니라 세종시민들이 자녀들을 동반하면서 교육적 가치가 있고 문화적 접경을 넓힐 해외의 많은 예술영화들을 캠퍼스 내에서 개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꿈꿔볼 수는 없을까?

▲ 이화여자대학교의 지하캠퍼스공간인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 전경. 주말을 이용해 이곳을 찾아드는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다. 이곳에 일반 시민에 개방된 영화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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