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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과 시민관객이 함께하는 시네마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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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과 시민관객이 함께하는 시네마테크
  • 송길룡
  • 승인 2016.05.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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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영화문화 상상]

영화자료관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네마테크에 대해 지난 호까지 주로 공공부문의 영화문화 지원시설 측면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민간부문 측면에 주목해보기로 한다.

국가 또는 지방정부에서 건립하는 국공립 시네마테크는 그것이 가지는 보편화된 공공성으로 인해 다각적이고 다양하게 형성되는 창작과 관람상의 세밀한 국면들을 모두 포괄하지 못한다. 독창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영화예술인들과 나름대로의 관람취향을 즐기는 영화관객들이 한곳의 영화문화공간에서 동일하게 만족감을 가지기를 바란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서로 다른 감각과 관심을 가진 여러 그룹의 영화인과 시민관객을 위해서는 사실 그만한 숫자의 크고 작은 영화문화공간이 필요하다. 다양한 특색을 띠며 자체적으로 영화자료를 소장하고 그것에 기반하여 시의적절한 영화상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민간 시네마테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산업의 양적 성장이 놀라울 만큼 커진 그 이면에 영화인과 시민관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있어야 할 국내 민간 시네마테크의 현황은 거의 불모지 상태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서울의 한복판 종로 3가 낙원상가건물 4층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서울아트시네마(www.cinematheque.seoul.kr)의 사례를보면서 작은 희망을 크게 키워보면 어떨까 싶다. 2002년 설립되어지금까지 운영해오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온 관록깊은 영화관 서울아트시네마는 서울의 유일한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 전용관이다. 필자 역시 이곳을 오랫동안 드나들던 단골관객이며 약소하지만 매월 일정액의 기부금을 내는 후원관객이다. 시사점을 주는 특색을 간추려본다.

영화인들 스스로의 크고 작은 관심과 지원이 있다.

시네마테크에서 고전영화들을 관람하며 학습하고 자신의 영화스타일을 형성해가는 영화감독, 영화배우, 영화평론가 등의 영화전문인들이 시네마테크의 존립을 위해 자발적으로 광고와 홍보를 하여 재정적인 지원을 해오고 있다. 영화인들이 추천하는 고전영화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상영회를 하고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을 이용해 고전영화를 통한 영화문화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지원하고 향유한다.

고전영화를 즐기는 관객들, 시중의 상업영화관에서는 접할 수 없는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을 찾는 관객들이 기탄없이 기부금을 내고 후원하고 있다. 관객 중에서 모집된 인원들이 시네마테크에서 시행하는 영화제와 자체 행사에 자원봉사를 하고 행사지원을 한다. 영화프로그램과 소식지 편집그룹에 참여하여 관객 입장의 요구사항들을 반영한다.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여 서로간의 의사교환을 나누는 등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전용관 지원조례가 뒷받침한다.

2011년 말에 서울시의회에서 시네마테크, 독립영화, 예술영화 전용관을 지원하도록 하는 조례를 채택함으로써 민간 비영리 운영으로 재정적 부담을 감수해야 했던 시네마테크의 안정적인 운영을 큰 폭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시네마테크 지원에 적극 공감하는 시의원을 비롯해 관련인사들의 폭넓은 활동이 있었다.

서울에서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 운영되는 서울아트시네마는 영화인-시민관객-지방의회라는 3박자가 잘 어울린 모범적인 사례다. 물론 이러한 일이 최근에서야 현실화된 것은 만시지탄은 있지만 반가운 일임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그곳은 지금까지의 10년과는 다른 미래를 향해 부푼 희망을 품어볼 수 있게 되었다. 필자는 세종시에서도 충분히 그런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대도시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애써 이루어낸 민간 주도의 영화문화가 새로 건설되는 세종시에서는 초기부터 가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례가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영화인-시민관객-지방의회의 3박자라면 이미 민간 비영리 시네마테크는 눈앞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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