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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뭇꾼" 다른 관점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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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뭇꾼" 다른 관점에서 보기
  • 김희순-연기군 YWCA 성폭력상담소장
  • 승인 2012.05.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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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골에 사는 나무꾼이 사슴의 도움을 받아 하늘에서 목욕을 하러 지상에 내려온 선녀의 옷을 감춰 오도가도 못하게 된 선녀와 결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선녀가 날개옷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보이자 한 번만 입어보라며 날개옷을 가져다주었다. 옷을 몸에 걸친 선녀는 양팔에 아이를 안고 하늘나라로 날아가 버렸다."

이 이야기는 행복한 이야기인가요, 슬픈 이야기인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슬픈 이야기라고 답합니다. 왜냐하면 선녀가 하늘나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에 나무꾼이 불행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 선녀 입장에서도 불행한 이야기일까요? 선녀와 나무꾼이 만나는 장면을 생각해 본다면, 선녀는 여성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취약한 상황에서 나무꾼과 어쩔 수 없이 하늘나라와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를 낳은 것은 원하는 선택이었을까요? 행복했다면 날개옷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행복했다면 두 아이를 안고 하늘 나라로 혼자 날아가 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리는 남성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지는 않은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history-역사는 he-story 그의 이야기입니다. 그 중심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역사 속에 닮고 싶은 여성의 삶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유관순 열사도 예전 국사 교과서에는 유관순 누나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나무꾼 입장에서가 아니라, 선녀의 입장에서 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깊은 산골에서 살면서 행복과 불행을 떠나 선녀가 선택한 삶이 아니라, 일방적인 나무꾼의 욕구대로만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삶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내가 선택한 일에 집중해서 몰입할 수 있을 때 행복할 수 있습니다. 결혼 또한 자신의 성적자기결정권에 의해 선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고정된 관점에 대하여, 편견에 대하여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사냥을 하며 유목생활을 하던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물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질문을 하고 물을 찾아 떠돌아다니며 살았습니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어떻게 하면 물을 끌어올 수 있을까?" 질문을 하여 물을 끌어올 수 있게 되었고, 정착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서 도시가 발달하게 되었고, 문화가 발달하여 오늘날과 같은 시대와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면 우리 사회와 문화가 더 바람직한 모습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성 평등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함께 그 답을 찾고 싶습니다. 그 답을 찾게 되면 선녀는 혼자 하늘나라로 떠나지 않고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하늘나라와 이 세상을 오르내리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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