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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가들의 ‘재영토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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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가들의 ‘재영토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
  • 이충건
  • 승인 2018.10.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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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보편성의 미학: 세계화와 한국 미술’ | 박정애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펴냄
'보편성의 미학: 세계화와 한국 미술' 박정애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펴냄 | 2만 3000원. 책 앞 표지는 김수자의 'Lotus: Zone of Zero'다. 연등 2000개, 그레고리안, 티베트, 이슬람 성가, 철 구조물과 철사 케이브르 2008년, Rotunda at Galerie Ravensten, Brussels.

미술은 삶의 표현으로 정의된다. 우리의 삶은 다양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한다. 21세기의 삶은 세계화에 내재한 글로벌 자본주의, 디아스포라, 그리고 정보의 확산 등에 의해 국가 간 경계가 흐려지는 초문화주의, 혼종성, 이질성, 차이, 다양성 등으로 특징된다.

<보편성의 미학: 세계화와 한국 미술>은 이와 같은 세계화 시대의 삶의 조건을 배경으로 혼종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뉴욕, 런던, 파리 등의 국제도시에 거주하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한국의 성공적인 미술가들을 저자가 현장 연구한 글이다.

동양의 사고 체계에 익숙한 한국 미술가들이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들며 이질적인 타문화와 타협하고 적응하고 이를 조화시키면서 새로운 한국성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문화 개척자로서의 여정을 담았다. 이들 미술가의 예술적 의도, 미적 가치 등은 결코 통일성이 없는 각기 다른 이질적인 목소리들이다.

이렇게 제각기 다른 방법들을 통해 미술가들은 어떤 이슈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그 질문은 가령 이런 것이다. “글로벌 시대 어떻게 한국 문화를 단지 지역적인 것이 아닌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현대적인 문화로 발전시킬 것인가?”

세계화 시대 한국 미술가들은 ‘보편성으로서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 ‘보편성’으로서의 미술은 미술계에 이미 익숙한 모더니즘 미술의 명제이기도 하다.

과거 모더니즘 시대, 미술가들은 형식주의의 기치 아래 그들의 다양한 국가적・민족적・지리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추상이라는 동일한 양식으로 작업했다. 그러자 미술은 ‘보편적’ 시각 언어가 됐다. 또 세계 문화가 획일화되는 이러한 경향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198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의 패러다임 아래 미술은 지역 문화에 기초한 이질적인 다양성의 시각 언어가 됐다.

모더니즘 미술이 추구한 일반성과 구별하기 위해 저자인 박정애 교수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이론을 중심으로 보편성을 독창성, 창의성, 진정성, 현대성 등 미술가들의 중요한 미적 가치들과 유기적으로 연관시키면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충건 | 세종포스트 편집국장

보편성의 성취를 위해 미술가들은 기존의 한국성에서 탈영토화하여 관계의 배치체(Assemblage)를 만들면서 보충적인 재영토화에 이르러 새로운 한국성을 창조해야 한다. 한국 미술가들이 지역적인 한국 문화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으로 만드는 이와 같은 탈영토화 과정에 대한 해석은 지금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제반 미적 개념들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문화 지형도를 제시한다.

세계화 시대 미술가들이 자국 문화와 타문화 사이의 모순적인 차이에 대해 어떻게 타협하면서 새로운 주관성을 형성하면서 세계인에게 호소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이 저술이 묘사하고 해석하는 미술가들의 탈영토화 여정은 우리가 어떻게 미술을 존재론적으로 이해하고 가르쳐야 하는지 새로운 개념적 지도를 그리게 한다. 이 저술의 중요성과 의미를 발견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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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정애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술교육을 전공,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영국 서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공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국제미술교육학회에서 발행하는 학회지 <미술과 교육>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InSEA(International Society for Education through Art) 발행 학회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ducation through Art(IJEA)>, 미국 미술교육학회지 <Journal of Cultural Research in Art Education(JCRAE)>, <미술과 교육>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포스트모던 미술, 미술교육론>, <의미 만들기의 미술>가 있으며, <Art Education as Critical Cultural Inquiry>의 영문판 편저가 있다. 번역서 <미술교육의 역사>, <래디컨트: 니꼴라 부리요의 현대미술이론>, 공동번역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라보는 아동미술발달> 등이 있다. 이밖에 문화연구, 미술교육, 한국미술에 대한 SCI급 논문을 포함해 한국연구재단 등재지에 50여 편의 글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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