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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20대 1 세종시 교무행정사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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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20대 1 세종시 교무행정사 '득과 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3.17 15: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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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선긋기 갈등 지속, 전문성·역량 강화 필요성 제기

올해 세종시교육청 교무행정사 채용 경쟁률이 20대 1에 육박했다. 35명 모집에 699명이 몰려 664명의 지원자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인구수와 학교 규모를 감안하면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률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최근 교육행정 업무 경감 대책을 발표하고, 교무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하지만 정책 실효성에 대해 학교와 교원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일고 있다. 학교로 떨어지는 자체적인 업무량도 부담이지만, 일단 이를 처리할 합리적인 업무 분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교무행정사와의 업무 갈등이다. 

교무행정사는 최교진 교육감의 공약으로 추진돼 2015년 처음 채용·배치됐다. 가르치는 일에 치중해야 할 교원들이 온갖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사태가 지속되자 이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인력이다. 

기존 교육보조, 전산보조, 과학보조 등으로 칭해졌던 업무가 통합되고, 교무행정사라는 전문성을 가진 명칭의 직종으로 바뀌었다. 세종에서는 교육감 직접고용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돼 올해 운영 3년차에 접어들었다. 

경쟁률 20대 1 육박, 인기 직종 부상 요인은?

올해 세종시 교무행정사 지원 현황을 보면, 성비는 압도적으로 여성에 쏠렸고, 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20대 순으로 지원자가 몰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원자들은 타 시·도에서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했거나 교육 관련 종사자인 경우가 많았고, 경력단절여성인 경우도 다반수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대 젊은 지원자는 소수이고, 대부분 유사 경력을 가진 30대 여성들의 지원율이 높다”며 “세종시는 인구와 규모에 비해 전국적으로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고, 고학력자가 많은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경쟁률의 이유는 경제활동인구인 30, 40대 여성비율이 많고, 정부기관 이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이 많은 점이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타 시·도와 달리 발령이 나더라도 1시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한 생활권 안에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타 시·도의 경우 각 교육지원청이나 단위 학교별로 채용되지만, 세종시는 교육감 직접고용 체제여서 고용불안도 거의 없다. 6개월의 수습기간을 포함해 2년이 지나면 무기계약직으로 자동 전환되고, 교육공무직원의 처우 개선도 매년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업무 선긋기’ 갈등, 단지 공무원 준비하기 좋은 직장?



세종시는 신설학교가 많고, 혁신학교와 인문·과학 중점 학교 등 각 학교별로 특성화된 교육과정이 이뤄지고 있다. 타 시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교원들의 업무 부담이 큰 셈. 

특히 신규교사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경력교사들의 업무 회피 현상까지 겹쳐지면 신규 교원들의 부담은 배로 늘어난다. 교육과 관련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교무행정사의 전문성이 더욱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교무행정사와 교감을 포함한 교원들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본 업무안은 있지만 정확한 업무매뉴얼이 없고, 새로운 업무가 도입됨에 따라 인식이 다른 두 주체 간 업무 선긋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특히 일각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교무보조’라는 인식이 강해 공무원 시험 준비하면서 다니기 좋은 직장, 육아와 병행하기 좋은 직장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사기 진작과 인식 개선을 통한 역량 강화 필요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세종시 한 현직 교사 A씨는 “서로 인식하는 업무 범위가 달라 업무 배분을 둘러싸고 갈등과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경력교사들의 업무 회피와 교무행정사의 업무 선 긋기가 빈번한 학교의 경우 신규 교사들에게 업무량이 몰려 교육활동에 지장이 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무행정사 도입 초창기 업무 갈등이 가장 심했고,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는 다소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제 교무행정사의 의욕과 역량에 따라 학교 만족도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시교육청, 교무업무지원팀 개편… 효과 있을까?


시교육청은 올해 기존 교무업무전담팀을 교무업무지원팀으로 개편하고, 이 조직에 교무행정사를 포함시켰다. 교감, 보직교사, 교무행정사 등으로 구성된 지원팀에 교무행정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겨 교원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무행정사의 업무는 학교의 특수성, 조직의 업무 분위기에 따라 학교 재량에 맡겨지고 있어 교무업무지원팀 내 합리적인 업무 분장이 중요하다”며 “표준화된 업무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은 이유는 학교급별, 학교 특성화 상황에 따라 업무 차이가 있어 각 학교마다의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행정 업무 경감을 위한 34개 과제에도 교무행정사 전문성 강화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올 2월에 진행했던 직무 연수를 올해 1회 추가 추진하고, 교무행정사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고유 업무를 점차 늘리는 등 점차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허드렛일이나 업무 외적인 일에 투입되는 등 일부 교무행정사들의 불만과 관련해서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 조성 방안도 내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부심과 열정이 있는 교무행정사들의 경우 보조적인 일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일을 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이는 분들도 있다”며 “효율적인 업무 분담을 위해서는 학교에서도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소통방식을 통해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신명희 학교혁신과장은 "혁신학교 근무 당시 학년 교육과정을 중점으로 충실히 운영하면서 업무 덜어내기를 많이 했다"며 "절차나 내용을 간소화 해 교육청 차원에서도 학교에 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학교 자체적으로도 공동체 간 의견교류를 통해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세종시 학교에 배치된 교무행정사는 총 162명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교무행정사에 대한 전보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며 교무행정사가 포함된 교무업무지원팀 구성 비율을 높여 효율적인 학교 업무 내실화를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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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교육 2017-03-20 10:38:56
세종시는 교육행정직 천국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있는 지원행정이 아니라 복잡한 일은 일선학교에 떠넘기고
교무행정사 배치를 빌미로 교원들에게 전가합니다.
새로운 학교 행복한 교육은 모두 함께 형평과 균형속에서 이루어져야함에도
교육부, 교육청 조직부터 일반행정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지원청이 없은 단층구조하에서 팀장급(사무관)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할때마다
교원업무만 가중시키는 형편입니다.
최근 학교현장의 경험이 전혀없는 일반직 중심의 교육부의 역할에 대해 무용론이 대두되는 상황을 깊이 생각해 볼 시점입니다

kkk 2017-03-18 21:17:36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
교무행정사 뽑는게 교원들 업무경감이 아닙니다.
행정실 교원들에게 일떠넘기는 거
이렇게 계속 그냥 두고 보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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