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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공백 31개월, 묘수 없는 공주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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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공백 31개월, 묘수 없는 공주대 사태
  • 공주=이건용 기자
  • 승인 2016.11.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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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부 재선정 움직임에 “교육부 갑질 굴복 안 돼” 파열음

 

공주대학교가 총장 공백 장기화를 해결할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주대는 지난 2014년 6월 충남도교육감 출마를 위해 서만철 전 총장이 사임한 이래 지금까지 2년 7개월이 넘도록 총장직무대행(교무처장)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총장 공백 장기화는 입시를 비롯한 학사 운영 차질은 물론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 잇따라 탈락하는 등 그 폐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학내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대학의 미래 비전을 위한 사업들이 거의 마비된 상황에서 대학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동문, 지역사회까지 ‘멘붕’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대학 정상화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총장임용후보자 임용제청 관련 토의 및 투표도 벌써부터 논란이 뜨겁다. 공주대는 이날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제7대 총장임용후보자 재추천 또는 재선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투표 결과 출석 인원의 과반수이상이 재추천 또는 재선정에 찬성할 경우 구성원들의 뜻에 따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나, 적법성 논란과 함께 거센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 2014년 총장 선거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된 김현규 교수는 물론 일부 대학 교수들까지 나서 총장 재추천 또는 재선정 투표는 법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현규 총장1순위후보자는 대학 본부의 방침에 대해 “총장임용제청 거부처분 취소소송 1,2심에서 승소했고, 더구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총장 재추천 또는 재선정을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법적 근거를 들어 대학본부 등에 내용증명을 발송하겠다”고 발끈했다.


공주대 교수회 또한 “대학본부의 재추천 또는 재선정 추진은 학내 민주주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일 뿐으로, 정부의 ‘갑질’에 굴종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수진 교수회장은 대학본부를 향해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항의하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국민의 목소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헌법적 가치가 크게 훼손된 때문”이라며 “대학 내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총장후보를 재추천한 경북대의 사례에서 보듯이 재추천은 법적으로 재선정에 해당한다”며 “이는 대학 자치를 침해하고 대학 내 민주적 의사결정을 무시하며 지금까지 진행된 행정소송의 효력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교육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관계자는 “총장 공백 사태 장기화를 언제까지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으로, 대학정상화를 위해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번 논의가 대학 정상화를 위한 물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는 지난해 11월 총장 부재사태 해결을 위해 총장 재선출을 놓고 투표를 실시했으나, 일부 교수들이 투표가 위법이라며 투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 결국 법원은 의결중지 및 결과공표금지 가처분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2순위 후보자가 임명되면서 총장 부재 사태에 종지부를 찍긴 했지만 “정권의 입맛을 위해 민주주의 원칙을 포기했다”는 비판 여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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