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한국화의 숨은 보석’ 권경태 초대전
상태바
‘한국화의 숨은 보석’ 권경태 초대전
  • 이충건 기자
  • 승인 2016.10.31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 1~15일 | 세종포스트빌딩 5층 청암아트홀

 

조선 선비의 산수유람(山水遊覽)은 바쁜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의 눈엔 비생산적인 사치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유람은 공자와 주자를 본받아 행하는 공부이고 문화행위였다.


유교문화권 회화에서 산수화가 주류를 이룬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유교에서 자연은 부모이고 사람은 자연의 자식이다. 인간생성의 모태가 자연이니 천지만물이 본디 나와 한 몸이란 뜻이다. 사람이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라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존재론은 특히 한국화에서 두드러져 보인다.


조선 선비로부터 유유히 이어져온 현원(玄園) 권경태의 산수유람, 그 결과물을 세종시에서 처음 선보인다.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세종포스트빌딩(한누리대로 499) 5층 청암아트홀에서다.

 

‘자연의 의경(意璟)-나무와 숲’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초대전에서는 태백에서 제주까지 전국을 유람하며 한지에 담은 40여 점의 작품이 걸린다.

 

그의 수묵담채화에서 물아일체의 대상은 대개 소나무다.


버팀목 하나를 지탱한 채 산골짜기 계곡에 선 소나무(갑사계류)에서는 세상의 격류에 휩쓸려 스스로를 잃지 않겠다는 여유롭고도 굳은 마음이 보인다. 댐 건설로 생겨난 호수, 아니 세월을 관조하는 소나무(산막이 옛길)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화가에게 자연은 아버지처럼 크고 두려운 존재다. 한 없이 존경스럽고 대적할 수 없는 상대다. ‘태백 가는 길’ 연작을 비롯한 다수의 산수화에서 자연에 대한 작가의 외경심(畏敬心)이 읽힌다. 작가와 물아일체인 소나무에서 과장됨이나 지나침이 보이지 않는 까닭일 것이다. 기개를 뽐내듯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에서조차 겸허함이 느껴진다.


권경태는 1989년 현대화랑 개인전을 시작으로 대전 미술대전 초대작가전, 한국화 협회전, 중국 남경 서화 교류전 등 기획전 및 단체전에 200여 차례 참여했으며, 대전시 미술대전 운영위원과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권경태 초대전에서 바쁜 일상의 찌든 때를 벗고 자연의 섭리대로 중용(中庸)의 덕을 지키며 사는 법을 배워보면 어떨까?

 

“마음에 의거해서 자연을 묘사하기도 하고 자연에 의거해서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작품 속에 자연의 의경을 형성하고 있다. 소나무와 숲의 여러 모습에서 아속의 범주를 넘나드는 자연의 참된 뜻을 발견하게 된다.” 김현정 인하대 교수의 권경태 작가에 대한 평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