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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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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더라
  • 이승구
  • 승인 2016.09.2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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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박사의 그림으로 만나는 천년 의학여행] <7>탄생에서 죽음까지

함부르크미술관의 ‘그라보제단화’ 중 ‘이브의 창조’(1379~1383)는 조물주의 힘으로 평화롭게 잠자는 아담의 오른쪽 7번째 늑골에서 이브(에와)가 탄생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독일의 화가 베르트람의 작품이다.

 

하나님은 낙원동산에 있는 지혜의 사과를 따먹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그런데 이브가 뱀(사탄)의 유혹에 넘어가고, 다시 아담이 이브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유혹의 죄를 뿌리치지 못한 둘은 부끄러움과 수치심까지 느낀다. 결국 그들은 에덴의 동산에서 황폐한 사막으로 내쫓겼다. 조물주로부터 고통과 죽음의 형벌을 받았지만, 둘은 슬픔을 떨쳐내고 황무지를 아름다운 낙원으로 바꾸고 오늘의 인류를 구원할 터전을 만든다.

 

하지만 인류는 점차 아름다운 희망(希望)과 이룰 수 없는 욕망(慾望) 사이에서 갈등한다. 인간만이 가진 창조력이 그 틈새에서 용암처럼 분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시기와 질시, 세속적 쾌락과 광기, 개인적 명예와 욕망에 의해 정신적으로 타락(墮落)해간다.

 

네덜란드의 화가 히에로니무스 반 에켄은 그리스도 주위에 사납게 밀집해 있는 소란한 군중을 묘사함으로써 아름답고 편안했던 지상이 세속의 거친 어지러움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묘사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리스도’(1515~1516)란 작품이다.

 

사람은 너무 단세포(單細胞)적이어서 잠시 후, 내일, 몇 년 후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다. 젊은 오늘의 순간적인 쾌락(快樂)으로 내일이 어떻게 될 줄 모른다. 현재의 즐거움과 욕망, 자신만의 명예(名譽)와 영광(榮光)에 눈이 먼다. 생로병사(生老病死)와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시작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는 필연적 귀결(歸結)에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독일의 화가 한스 발둥 그린은 ‘인생의 세 시기와 죽음’(1540~1543)이란 작품에서, 어여쁜 아기가 성숙한 아름다운 여인으로, 인생의 노령기에 접어든 할머니로, 그리고 죽음에 앞서 모래시계를 보는, 인생의 탄생에서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쇄락해가는 피할 수 없는 인간들의 일생을 묘사하고 있다. 뒤 배경의 고목과 황량한 주변 풍경에는 생로병사, 희로애락(喜怒哀樂) 등 우리 일생의 모든 것이 요약되어 있다.

 

조지 워싱턴은 미국 초대 대통령이다. 독립전쟁 후 연임하였고, 1799년 12월 14일 부인 앞에서 사망했다. 그림은 두 명의 주치의 중 예술가이기도 했던 정면의 의사가 사망 직전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고대 명화에서 생로병사를 묘사한 그림을 찾긴 쉽지 않지만, 인생은 짧고 예술과 역사, 의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간다. 인간의 수명은 유한적이니 평생 한번 밖에 오지 않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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