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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기 '하늘의 별따기'...세종 '택시 대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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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기 '하늘의 별따기'...세종 '택시 대란' 왜?
  • 이희택
  • 승인 2016.05.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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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시민 민모(43여)씨는 3일 오전 8시30분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에서 콜택시를 타는데 애를 먹었다. 지난달 12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웅진과 한일여객 소속 택시 30대가 영업을 중단한 탓이 컸다. 세종택시와 카카오택시 어플을 이용한 택시 잡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빗속에서 15분여를 더 걸어 대로변으로 나온 뒤 간선급행버스(BRT)를 타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고, 오전 9시15분쯤 지각 출근으로 동료 직원들로부터 핀잔을 들어야 했다. 


최근 대법원이 웅진한일 두 택시회사의 사업계획 변경 인가 처분을 최종 취소했다. 이로 인해 신도시에서 출퇴근 시간대 택시 기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년 가까이 신도시와 장군면 일대를 주 무대로 운행하던 택시여서 이들 회사의 택시 영업 중단 여파는 적지 않았다. 


웅진한일 두 회사의 택시 30대를 포함한 전체 282대가 운영되더라도 택시 타기가 쉽지 않은 마당에 출퇴근 시간에 택시 잡기가 더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민씨처럼 최근 많은 시민들의 ‘택시 이용 불편 민원’ 접수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시는 민원과 대법원 판결 사이에서 대안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웅진한일 택시, 세종시 영업 여부…다음주 최종 윤곽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웅진한일 택시는 법원 판결 이후 곧바로 시에 재인가 신청을 낸 상황. 불허된 운행도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기존 세종시 택시 업계의 견제와 시 단속을 피해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 


법인을 다시 공주로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 두 회사는 벼랑 끝 영업전략을 펴고 있는 셈이다. 현재 370대가 운영되고 있는 공주시의 경우 약 76대를 감차해야 해 웅진한일 택시의 이전 수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재인가 접수를 받은 세종시는 현재 택시 총량과 적정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는 다음주 중 이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시가 지난 2014년 말 웅진한일 택시의 영업권을 승인했고, 대법원에 앞서 지난해 5월 대전지방법원의 취소 판결에 대해 항소를 했던 만큼 웅진한일의 재인가에 다소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재 택시 총량 기준은 271대…웅진한일 택시 수용 가능 폭은 ‘19대’


시가 현재 적용 중인 택시 총량은 271대 정도다. 시 출범 직전 234대에서 최고 279대까지 늘었다가 최근 다시 줄어들었다. 웅진한일 택시가 영업 정지 처분을 받기 전 282대가 운행됐던 점을 감안하면 약 11대가 초과 운행되고 있는 셈이다. 


시는 일단 대법원 판결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현재 택시 총량 기준에 입각한 재인가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기준만 놓고 보면 추가 수용 가능한 택시 대수는 19대 정도다. 이는 총량 대수 271대에서 252대를 뺀 수치다. 


두 택시회사가 영업을 재인가 받더라도 30대를 모두 투입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행복택시(주), (합)연기운수, 세종운수(합) 등 기존 세종시 택시회사들이 나머지 19대 추가 운행권을 선뜻 수용할지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가 재인가 결정을 내리거나 혹은 내리지 않더라도, 업계 한쪽에선 또 다시 민사소송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된다. 


총량제 연구용역 결과, 이달 중 나올 듯…현재 영업권 갈등 실타래 풀리나


이번 영업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피해는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출퇴근 시간대 큰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는 시민이나 평일 낮 시간대 세종택시 또는 카카오택시 어플 사용을 못하는 이들은 하루 빨리 택시 영업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


시민들은 업계의 밥그릇 싸움보다 ‘시민 편의’에 초점을 맞춘 상생 방안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다 현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적정 택시의 수를 명확히 산출해 투입하고, 수도권 수준의 택시 요금도 인하되길 바라고 있는 모양새다.


민홍철(경남 김해갑·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작년 9월 국정감사 때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5km당 2800원인 세종시의 택시 기본요금은 서울, 대전, 청주 등지보다 비싸다. 5km 이동 시 콜비를 포함한 요금 7100원 역시 대전의 4900원보다 2200원이나 비싸다.


세종시의 택시 1대당 인구수도 지난달 말 내국인 기준 799명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기준 699명보다 100명이 늘었다. 당시 기준으로 대전(173명)과 청주(203명), 공주(319명), 용인(613명), 파주(599명), 화성(442명)과 비교해도 크게 높다.


시가 장기간 준비 끝에 이달 중 내놓을 총량제 연구용역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271대라는 총량 대수에 변화가 올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 시는 조만간 택시업계, 노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웅진한일 택시의 재인가 결정은 이번 용역 결과와 무관하게 현재 총량인 271대를 기준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택시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현 상황에 대해선 1차적으로 다음주 중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이에 반대하는 업계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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