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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 미술동아리, 함께 그리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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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 미술동아리, 함께 그리는 '꿈'
  • 한지혜
  • 승인 2016.04.26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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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조치원여중 ‘미남미녀4’



열정 교사, 시리즈 미술 동아리 운영
벽화·진로강의·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
아이들의 삶 바꾸는 ‘미술의 힘’에 올인



콘크리트 회색 담장이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옷을 입었다. 교실 복도와 계단 옆까지 곳곳에 아이들의 손길이 묻어나는 곳. 조치원여자중학교에 명물 미술 동아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를 찾았다. 동아리 내 ‘교주’라고 불리는 이진남(50·여) 미술 교사를 만나 ‘미남미녀4’에 대해 물었다.


각양각색 미술에 대한 ‘꿈’


‘미남미녀4’는 조치원여중의 미술 동아리로 ‘미술을 사랑하는 남자와 미술을 사랑하는 여자들의 모임’을 뜻한다. 여기서 ‘남자’는 이진남 교사의 실제 별명이다. 27년째 교직생활을 해온 그가 금산 추부중학교에 있을 때 처음으로 시작, 학교를 옮기면서 벌써 네 번째 시리즈 동아리가 됐다.


학교를 소개하는 이 교사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작품 하나로 학교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재료값도 꽤 들기 때문에 웬만한 마인드를 갖춘 학교가 아닌 이상 지원이 힘들다”고 했다.


수업은 끝났지만 아이들은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을 그리는 캐리커처 준비에 한창이었다. “직접 선생님 사진을 찍고, 계속 보다보니 저절로 애정이 샘솟는다”는 게 아이들의 전언이다.


동아리원 대부분은 미술과 관련된 꿈을 꾼다. 웹툰작가부터 자동차 디자이너, 미술심리 치료사까지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중학교 입학 전, 혼자 그림을 그려왔던 아이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함께하는 보람을 느꼈다.


웹툰작가를 꿈꾸는 이은지(3학년)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이 확실해지고, 온라인 밴드를 통해 졸업한 선배님과 소통하다보니 진로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게 됐다”고 했다.


현재 이 교사는 직접 밴드를 운영하면서 오랜 제자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미남미녀1’에서 활동했던 선배들은 직접 후배들을 위해 진로 강의에도 나서고 있다.





함께 그리는 즐거움, 아이들의 ‘변화’


지난 여름방학, 아이들은 학교 담장에 벽화를 그렸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9시까지 그림에 매진했다. 부모들은 간식을 사들고 응원 차 학교를 방문하기 일쑤였다. 여름에는 모기 때문에, 겨울에는 손이 시려 힘들었던 시간들이 지나고 나니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


동아리원 선발에도 아이들이 직접 참여한다. 자신만의 홍보 포스터를 그려 알리고, 면접과정에 참여해 공정한 심사를 진행한다.


3년간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윤지연(3학년) 학생은 “항상 그림을 혼자 그렸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한 적이 많았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도와주는 선생님도 계시니 이제 그림을 끝까지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김유진(3학년) 학생은 “학교 가는 게 기다려진다”고 했다. 동아리 활동은 이미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소심했던 성격이 활발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 교사는 “처음에는 숫기 없고 내성적인 성향의 아이들도 많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굉장히 명랑해졌다”고 했다. 미술부 특유의 분위기가 밝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통사가 같은 아이들이 모이다보니 저절로 일어난 일이다.


아이들은 “1학년 2학기, 자유학기제 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했다. 시험이 없어 진로를 고민할 여유가 많았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동아리 활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직접 경험한 미술의 ‘힘’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나이, 아이들은 세종시 안에서만 해 온 미술봉사를 다른 지역에서, 나아가 해외에서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유명 벽화마을과 서울의 미술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고도 했다.


수많은 전시회와 전국대회 출전, 봉사활동과 다방면의 미술체험까지. 교사의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루 24시간이 빠듯하지만 그래도 이 교사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아이들의 삶을 좌우하는 미술의 힘을 경험했기 때문.”


조치원여중에 재직한지 5년차에 접어든 이 교사는 다른 곳으로의 발령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아이들 역시 이미 선생님과의 이별이 곧 동아리와의 이별임을 예감하고 있었다.


교사의 열정과 그 마음을 아는 아이들. 그들의 바람처럼 언젠가 이 아이들도 ‘미남미녀10’ 동아리 후배들을 만나 지금의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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