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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향한 기업들의 구애,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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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향한 기업들의 구애, ‘불안한 이유’
  • 안성원
  • 승인 2016.05.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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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기업러시 세종시의 불편한 진실


표면적으론 인기, 뒤론 대내외 불안요인…기업유치 내실화 정책 필요



수도권규제 완화 불구 기업유치 성과
낮은 투자이행률, 인근지역 기업체 쏠림
산업유발효과 큰 앵커기업 유치해야


어느 도시든 기업유치는 자족기능 확보를 위한 중요한 과제다. 세종시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세종청사와 중앙기관에만 의존해서는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수도권규제 완화로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 지역의 지자체들은 기업 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충청권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역행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그나마 세종시는 도시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로 주변지역 보다는 영향을 덜 받는 상황이다. 오히려 입주 러시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세종시는 70개 기업과 투자유치 협약(MOU)을 맺었다. 세종시 출범 이후 역대 최대의 성과다. 시는 이들 기업이 계획대로 2972억원을 투자하면 2024명의 고용인력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단지의 분양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자·컴퓨터·영상·음향·식료품·의료·정밀기기 중심 명학산단(연동면83만8842㎡)은 SK바이오텍㈜ 등 2개 기업의 투자 확정 등 지난해 초 61.7%에서 올 초 86.6%까지 분양률을 끌어 올렸다.


특히 의약품·금속가공·기계장비 제조업중심의 첨단산단(소정면·41만6223㎡)은 68%에서 분양 100% 완판 기록을 달성했다. 2014년 초 분양 이후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이룬 성과. 이에 따라 준공 시기도 당초 2017년 말에서 올해 말로 1년 앞당겨졌다. 시는 이들 18개사가 입주하면 매년 3936억 원의 생산효과와 982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드물게 수도권 기업이 70%나 차지하고 있는 점도 괄목할만하다.


또 인쇄·기록매체·금속가공·전자부품·전기장비 등의 업종을 품은 미래산단(전의면·53만 6870㎡)은 다른 두 산단에 비해 다소 저조하다. 그럼에도 지난해 6월 분양 이후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한국바이오켐제약㈜ 등 지역 2개 제약회사의 공장 증설 등 43.8%의 가계약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행복도시 4-2생활권에 조성되는 세종테크밸리도 오는 25일 분양공고가 예정돼 있다. 이번에 공급되는 규모는 14개 필지 4만8000㎡로, 전체 면적 중 22%에 해당한다. 행복청의 사전 설명회에서 대전·서울 등 80여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분양은 순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명학산단의 경우 분양가가 인근 지역에 비해 2배 정도, 많게는 4배 가까이 높았지만 꾸준히 기업들의 입주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도권 규제완화로 인한 타격이 없다고 할 순 없으나 행정중심도시라는 기대감과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점 때문에 인근 지역보다는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전·충청지역 블랙홀 우려…우수·앵커기업 유치 필요


이 같은 외형적인 인기 너머엔 세종시가 직면해야 할 대내·외적인 불안요소도 존재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먼저 세종시 MOU 현황을 들여다보면 ▲2012년 9건 ▲2013년 60건 ▲2014년 18건 ▲지난해에는 70건이다. 이중 실제 투자를 이행한 기업은 ▲2012년 4건 ▲2013년 12건 ▲2014년 14건 ▲지난해 10건이다. 출범 이후 전체 MOU(157건)와 투자이행(40건) 비율을 보면 25.5%에 불과하다. 4건당 1건만 실제로 유치됐다는 얘기다.


시가 역대 최대 성과라고 평가했던 지난해의 경우 투자이행률이 14.3%로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연도별(▲2012년 44.4%▲2013년 20% ▲2014년 77.8% ▲2015년 14.3%)로 보면 역대 최하 수준이다. 기업과의 접촉범위를 넓히는 것과 함께 실질적으로 지역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입주희망 기업들의 소재지가 대부분 대전, 충북 등 인근지역이라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실제 명학산단 입주기업 26개사 중 경기지역 2개, 충청 이남지역 4개(부산 1개·대구 1개·경북 2개)를 제외한 20개사가 세종·대전·공주·충북에서 이전했다. 또 2014년 11월 행복청이 MOU를 체결한 62개 기업 중 44개(71%) 기업이 대전 기업이었다. 수도권 기업을 70%나 유치한 첨단산단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자칫 충청권 인구블랙홀에 이어 ‘기업블랙홀’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성장을 주도할 우수기업을 유치하는 일이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와도 직결된다. 결국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종시나 행복청 등 기업을 유치하려는 입장에서 본사나 연구소 등 산업유발효과가 큰 기업을 원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방 이전을 계획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낮은 지가에 넓은 부지를 마련해 생산시설을 짓는 제조업이기에 쉽지 않은 난제이기도 하다.


행복청 관계자는 “지역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앵커기업, 연구소 등 그 기업을 보고 다른 기업이 올 수 있는 파생효과를 가진 업체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이들 기업은 판교 이남 지역으로는 잘 오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규제완화로 어려움이 있지만 입주기업 심사 과정에서 이런 부분(수도권기업·우수기업)을 집중적으로 반영해 대전·충청 쏠림 우려도 불식 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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