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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돈가스에서 찾은 '삼 세 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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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돈가스에서 찾은 '삼 세 번의 미학'
  • 한지혜
  • 승인 2016.02.0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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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세종을 꿈꾸다' | 아름동 '돈타쿠'
20만 번째 세종시민이 지난 9월 18일 탄생했다. '31.8세’의 평균연령, 아동인구 비율 23.14%. 20만 인구 세종시가 ‘젊은 도시’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30년, 세종시는 인구 80만 명의 자족도시를 꿈꾸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유입과 도시발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상권’활성화가 필수적이고, 특히 젊은 층이 두터운 도시일수록 상권은 더 다양하고 새로워야한다. 

요즘 세종시에도 청년 창업가들이 속속 눈에 띠고 있다. 그들은 시민들의 다양한 수요를 맞추고 시장 다양성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세종시의 ‘젊은 도시’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중이다.

본보는 세종시에서 창업해 터를 잡은 젊은 창업가들을 만나보려 한다. 그들의 세종시 ‘창업 정착기’를 통해 정말 이 곳이 청년들에게 꿈의 도시인지, 도전해 볼 만한 땅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도담동 ‘통통과일’ 통통아저씨 최성진(33)씨

② 아름동 햇빛찬 서민지(26)씨

③ 고운동 ‘다미’ 이민우(31), 오문석(32), 이두우(29)씨

④ 금남면 ‘우디자인’ 이자연(30), 이주호(34)씨 부부

⑤ 고운동 ‘총각네축산혁명’ 남진만(28)씨

⑥ 아름동 ‘돈타쿠’ 금종오(29)씨



‘아름’ 예쁜 이름에 반해 세종시 창업
퓨전 접목시킨 수제 돈가스와 디저트
기성품 최소화, 소스까지 직접 만들어


おたく(오타쿠),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덕후’라는 표현으로 쓰이고, 비슷한 한자어로는 ‘광(狂)’이 있다. 여기 돈가스에 미쳐보겠다는 한 청년이 있다. 아름동 ‘돈타쿠’ 대표 금종오(29)씨, 벌써 세 번째 창업기를 쓰는 중이다.


“고향은 대전입니다. 조리학과를 나왔고, 원래는 제과제빵 전공자였어요. 해병대 수색대에서 복무하면서 운동과 관련된 직업에 관심을 갖던 차, 조리학과에 진학하게 되면서 삶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배워보니 이쪽 일이 너무 재밌었어요. 별다른 꿈이 없던 제게 꿈이 생기는 계기가 됐죠.”


대전에서 자랐다는 종오씨, 사실 세종시 창업은 계획에 없던 일이다.


“처음엔 대전에 가게를 차리려고 했어요. 상가계약이 틀어지면서 세종시를 둘러보게 됐는데, 아름동이 딱 마음에 들더군요. ‘아름’, 이름도 예쁘잖아요(웃음).”


전공과는 상관없는 돈가스 가게.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걸까?


“미용사였던 어머니의 창업을 돕다가 제가 맡게 된 경우예요. 직접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구상하다 보니 느닷없이 욕심이 생긴거죠(웃음). 자리 물색부터 오픈까지는 4개월, 인테리어는 작은 가게지만 직접 하느라 한 달 반이 걸렸어요. 가게에 애정도 깊어지고,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제가 운영하게 됐죠.


전공이 아닌 분야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마음으로 서적, 인터넷 가릴 것 없이 독학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물론 지금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는 중입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는 상호명. 그가 다 알겠다는 듯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돈타쿠, 말 그대로 돈가스에 미쳐보자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에요. 일반 돈가스, 치즈 돈가스, 철판돈가스, 찌개돈가스, 소바돈가스 등 퓨전을 접목시킨 수제 돈가스가 대표 메뉴고, 당일 사용원칙에 맞게 하루치만 준비해요. 고기는 제주도 흑돼지를 쓰는데, 사실 일반 돼지고기와 맛은 비슷해요. 다른 곳과 다른 특별함을 추구하는 것도 있고, 또 모양이나 사이즈가 제가 작업하기에 알맞다는 장점이 있어서 선택했어요.




돈가스 소스는 4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우스타소스(일식돈가스 소스)에 토마토 맛을 첨가한 소스, 두 번째는 보통 양식 돈가스 소스, 세번째는 연유와 생크림을 베이스로 한 화이트 소스, 네 번째는 바비큐 소스예요. 직접 만드는 특별한 디저트는 코코넛밀크와 우유 등을 넣은 수제 코코넛 푸딩입니다.”


튀김부터 시작해 소스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사실 음식을 직접 다 만들다보니 벅찰 때도 많아요. 기성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림, 카레, 쫄면 등 소스까지 직접 만들기 때문이죠.


고기도 통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직원에게 맡길 수도 없어요. 그렇게 되면, 가게가 흔들린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집중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스물아홉, 놀랍게도 그는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다.


“첫 번째 창업은 5년 전, 홍대 수제빵집이었는데, 이름만 대도 알만한 가게였어요. 마침 홍대가 뜨던 시기기도 했죠. 하루에 2, 3시간씩 자면서 참 열심히 살았는데, 그만큼 20대에 남는 것이 없더라고요. 장사는 잘됐지만 심적으로 힘들었고, 몸도 망가졌어요.


가게를 내려놓고 남은 청춘을 맘껏 즐겨 보리라 다짐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적인문제가 더 심해지더군요. 그래서 두 번째 창업을 시작했어요. 프랜차이즈라 어느날 인테리어까지 싹, 직원도 구해주더라고요(웃음). 몸은 편했지만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일하다보니 오히려 더 힘들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게 많아요. 전에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몰랐던 거예요.” 


종오씨는 두 번의 창업을 실패라고 평했다. ‘나’를 돌아볼 새 없이 시작한 게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처음 창업을 시작할 때는 욕심이 컸어요. 나를 구제해 줄 유일한 방법, 내 삶을 변화시 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했죠. 돌아봤을 때는 허망함뿐이었어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언제 행복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얻는 물질적 보상은 절대 행복할 수 없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기술적인 만족도, 이윤도 적지만 더 행복해요.” 


그는 가게확장도, 2호점도 최종 목표가 아니라고 말했다.


“저는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요. 아직도 연구개발 중이고, 메뉴도 계속 바뀌는 중이죠. 앞으로의 계획은 가게 확장이나, 2호점 개점이 아니에요. 오히려 조금 외진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임대료가 비싸다 보니 열심히 일하지만 실제로는 박봉인 현실도 있고, 또 소박하고 소소하게 운영하는 가게가 저와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한 가지 계획이 있다면, 내가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노력하는 것. 음식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단기적이자 장기적인 계획입니다.”


‘삼세번에 득(得)한다’는 말이 있다. 두 번의 두드림 끝에 비로소 진정한 ‘나’를 얻었다는 금종오씨. 세 번째에는 그가 만든 바삭한 일식 돈가스로 손님들을 득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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