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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시장 남긴 돈, 이 시장이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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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시장 남긴 돈, 이 시장이 ‘펑펑’
  • 김재중
  • 승인 2014.10.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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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 이춘희 시장, 업무추진비 어디에 썼나?

3개월 간 5000만원 사용, 유 시장의 ‘5배’
누구에게 썼나…내부직원>외부기관>시민
언론에도 ‘통 큰’ 씀씀이, 밥값만 830만원

이춘희 세종시장이 취임 후 3개월 만에 5000만원이 넘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논란이 예상된다. 유한식 전 세종시장이 지방선거와 세월호 국면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고 넘겨 준 업무추진비를 이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펑펑’ 사용한 셈이다. 유한식 전 세종시장이 퇴임 전 3개월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1000만원 안팎이었다.

세종시가 지난 8일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3분기(7∼9월) 세종시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이 시장은 이 기간 총 123건에 5023만 6600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식 전 시장이 2분기(4∼6월)에 사용한 1057만 7000원의 5배 가까운 규모다. 심지어 유 전 시장이 1, 2분기를 통틀어 사용한 금액 4982만 여원보다 많다.

이 중 격려금과 성금, 축·부의금 등에 사용한 현금지출액은 275만 원. 오·만찬과 물품구입 등에 사용한 카드지출액은 4748만 여원에 이른다. 대다수 경비는 음식점에서 실시한 간담회 등 오·만찬 비용으로 사용됐다.

올해 세종시장이 사용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는 기관운영비 1억 2635만원과 시책추진비 5000만원을 합쳐 총 1억7635만원에 이른다. 이 중 유한식 전 시장이 사용한 금액은 4982만 여원으로 집행률은 28.26%에 그쳤다. 지방선거 국면인 4월과 5월엔 아예 업무추진비를 단 한 건도 사용하지 않았다. 때문에 후임인 이춘희 시장에게 넘겨 준 업무추진비는 무려 1억 2652만원에 이르렀다. 

물론 중요한 것은 업무추진비 사용 규모보다는 사용의 적절성 여부다. 세종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과 부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집행일자, 집행내용, 집행 액수, 집행 장소, 집행인원, 카드와 현금 등 지출방법 등으로 구분해 3개월 단위로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 내용만으로 시장이 업무추진비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업무추진비 집행에 대한 공개내용이 ‘직원 격려 급식 제공’, ‘유관기관 업무협의를 위한 만찬 간담회’, ‘시정홍보 간담회’와 같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보는 공개내용을 근거로 전·현직 시장이 누구를 상대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는지 추정·분석에 나섰다. 타 기관, 내부 직원, 시민사회, 언론, 물품구입 용도 등 5가지 기준에 맞춰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3분기, 중앙부처나 시의회 등 타 기관을 상대로 30회, 직원 급식경비 지급이나 경조사 등 세종시 공무원을 상대로 54회, 각종 스포츠대회 우승자 격려나 시민과의 대화 등 시민들에게 13회, 출입기자 간담회 등 언론에 10회, 지역 특산물 등 물품구입에 15회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용빈도로 보면 ‘직원격려 급식제공’ 즉 직원들에게 밥을 산 경우가 가장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금액으로 보면 무려 1000만원에 육박하는 액수였다.

이 시장은 언론을 상대로도 통 크게 밥을 샀다. 3개월 동안 430만 원 이상을 썼다. 취임 이튿날 언론기관 오찬간담회 명목으로 16만 원, 일주일 뒤에는 단 하루 동안 기자협회 및 출입기자단과 두 번 간담회를 열고 84만 8000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8월 초에는 기자연합회와 오찬에 29만 8000원, 언론관계자 만찬간담회에 15만원을 썼고 26일엔 언론관계자 오찬에 무려 140만원 가량을 일시에 지출했다. 9월에도 언론을 상대로 통 큰 지출을 이어갔다. 1개 방송사 출입기자들과 35만 2000원을 사용했고 수십만원을 사용하는 언론관계자 오찬도 이어갔다. 25일에는 대전에서 열린 ‘지방신문협회 발행인 정기총회’ 만찬비용으로 94만 5000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언론에 대한 씀씀이는 행정부시장과 정무부시장도 만만치 않았다. 이재관 행정부시장도 지난 3분기 언론과 간담회 명목으로 10회 183만원을 사용했다. 홍영섭 정무부시장은 13회 214만원을 지출했다. 세종시장과 부시장이 취임 3개월 동안 언론관계자와 식사하는 데만 830만 원 이상을 사용한 셈이다. 

이춘희 시장은 지역 특산품 구입에도 많은 예산을 지출했다. 이 시장이 한 번에 가장 많이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것은 지난 7월 28일 국회 홍보를 위해 연서면 한 농원에서 복숭아 310상자를 구입한 경우였다. 지출금액만 무려 1016만원에 이르렀다. 농원 한 곳에서 구매한 특산품 치고는 그 규모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언론사주 ‘스폰서’ 자임한 이춘희 세종시장
대전서 열린 지방신문협 만찬비용 부담 ‘논란’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달 25일 전국 9개 지방언론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회장 경인일보 송광석 대표) 정기총회 만찬비용 94만 5000원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그 처신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정기총회 본 행사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계룡스파텔에서 열렸고, 이 시장은 인근 복요리집인 ‘H’식당에서 열린 만찬에 초대돼 식사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주최자가 아닌 초청자가 만찬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이 시장이 지방언론 사주모임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세종시 관계자는 “총회 만찬비용을 해당지역 자치단체장이 지불하는 게 관례라는 말을 들었고, 대전시장이나 충남지사도 이미 만찬비용을 냈다고 들어 이번에 시장님이 흔쾌히 참석한 것”이라며 “한꺼번에 만나기 어려운 분들을 만나 세종시정을 홍보하고 시책추진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언론의 특권적 지위를 인정한 것에 그치지 않고, 부당한 관례를 따르는데 시민의 혈세를 사용했다는 비난여론이 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역 언론계 한 인사는 “평소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 온 이 시장이 노 전 대통령이 맞섰던 언론의 특권, 부적절한 정언관계에 대해서는 고민이 깊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이춘희 시장이 업무추진비 사용에 부당한 관행은 없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다면, 이번 논란이 좋은 보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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