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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간의 불행은 습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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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간의 불행은 습관 탓
  • 남 청 교수(배재대 심리철학과)
  • 승인 2014.09.07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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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 | 교육은 사람을 만드는 것

가정·학교·사회 ‘교육 삼박자’ 모두 비정상
인성교육 핵심, 좋은 습관 갖도록 하는 것
기업 인재선발 기준도 성적보다 인성 중시


우리 사회는 지금도 교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교육이 병들어 있다는 지적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데 아직도 여전히 교육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사교육이 공교육의 기반을 흔들고 사회 계층 간의 골을 깊게 만들더니 급기야는 사교육비 문제가 저 출산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 나라 교육 지도자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인성교육, 창의적 교육을 외치고 있지만 학교교육은 지금도 여전히 대학입시 위주의 주입식교육으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정교육이나 사회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핵가족화 된 우리 사회의 가정은 자녀들을 절제를 모르는 아이,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아이로 기르고 있다. 아이들에 대한 과잉보호가 도를 넘는다.


사회 지도자들이 보여주어야 할 사회교육 역시 청소년들이나 젊은 청년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정치지도자들이 정치 현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혐오스러운 추태 그 자체다.


한 사회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 이 삼자가 삼발이 같이 견실하게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 삼자 모두가 절름발이 같이 불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도대체 교육이 무엇인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그 지식을 배우지만 지식이 교육의 본질적인 대상은 아니다.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서 사람을 가르치고 사람을 배우는데 있다. 교육의 주체도 교육의 대상도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은 공부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성품과 인격과 도덕성이 성공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은행이나 기업체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대학 성적이나 입사 시험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학력과 상관없이 지원서를 받은 후 최종 선발에서는 일정 기간 합숙을 통해 대인관계를 맺는 방법, 옳고 그름을 구분 짓는 개인의 가치관, 공동체 생활을 하는 태도 등을 평가한다. 이러한 사실은 과거와 달리 요즘 기업들이 인재의 요건으로 성적보다는 인성이나 도덕과 관련된 덕목들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혹자는 인성교육의 내용이 뭐냐고 묻는데 인성교육을 너무 막연하게 또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인성교육의 핵심은 자녀나 학생들에게 올바른 습관, 좋은 습관을 갖도록 하는데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심리학과 길슨(M. Gilson) 교수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두 개의 구멍이 난 상자 안에 칸을 나누고 한 쪽에는 웃는 얼굴을, 다른 한 쪽에는 슬픈 얼굴을 한 그림을 붙여 놓은 다음 사람들에게 두 개의 구멍으로 동시에 그 그림을 보게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상자 안의 그림이 두 개이기 때문에 웃는 얼굴과 슬퍼하는 얼굴을 동시에 보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웃는 얼굴만 보고, 어떤 사람은 슬퍼하는 얼굴만 본다는 것이다.


길슨 교수는 이것을 ‘인식의 차단’이라고 불렀고 그 이유를 ‘습관’ 때문이라고 했다. 평소 건강한 인격과 사고를 통해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순간적으로 웃는 얼굴이 보이고, 반대로 비뚤어진 인격과 부정적인 사고를 통해 매사를 어둡게 생각하고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웃는 얼굴 대신 슬픈 얼굴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 실험을 근거로 뉴욕 타임스에 글을 썼는데 그 제목이 우리의 관심을 모은다. “슬픈 인간의 불행은 습관 때문이다.”


무슨 말인가? 사람의 행·불행도 사실은 습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흔히 인간을 습관의 노예라고 한다. 인간은 길들여지는 존재라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도, 진실과 거짓도, 편리함과 불편함도 모두 길들여지기 나름이다.


그래서 습관이 중요하다. 교육의 핵심이 사람됨을 가르치고 사람됨을 배우는 것이라면, 그리고 사람됨을 가르치는 인성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습관이라면 자녀나 학생들에게 정직한 습관, 절제의 습관, 인내하는 습관, 감사하는 습관과 같은 좋은 습관을 갖도록 해주는 것에 우리의 교육적 관심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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