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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교육 능동적 배움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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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교육 능동적 배움으로 바꿔야
  • 전영주(목원대 영어교육과 교수)
  • 승인 2014.07.0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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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야기 | 거꾸로 학습

TED·OCW·YouTube 등 무료동영상 강좌 넘쳐

각 대학 명품강좌도 공개… 자발적 학습 가능

집에서 미리 보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심화학습

전영주 교수
전영주 교수

박근혜대통령이 얼마 전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했다. 그곳에서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열렸는데 한국작가 대표로 우리대학 미술교육과에 재직 중인 김동유 교수가 작품을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나비로 다시 태어난 이미지의 안중근, 유관순, 이중섭 등 민족영웅에 대한 초상을 통해 한민족의 어려웠던 삶과 역사, 이를 극복케 했던 희생과 인내,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과 생명력 등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중첩된 나비 이미지를 활용한 초상만큼이나 유명한 김동유 교수의 초상시리즈는 ‘엘리자베스 2세(다이애나)’와 같은 특유의 ’이중그림’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이다. 특히 ‘엘리자베스 2세(다이애나)’는 영국 왕실의 불편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 국립초상미술관에 초청 전시된 이 작품은 근현대사의 중심에 있었던 영국 여왕의 환한 미소가, 영국 왕실의 꽃이자 스캔들이기도 했던 비운의 다이애나 왕세자비로 이루어져 있다. 그토록 부정하고 싶었던 며느리의 픽셀로 이루어진 시어머니의 초상이라니!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육계도 그렇지 않을까?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자신의 색깔보다 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Why?,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가?"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진정한 배움을 얻고, 교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매 시간 수업에서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만나는 행복한 배움이 일어나는 세종교육, 나아가 멋진 대한민국 교육을 이루어 내기 위한 작은 씨앗들을 뿌리고 있다. 씨앗들이 새싹이 되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웃 논을 통한 물대기도 원활히 해야 하고, 모내기철엔 어김없이 품앗이도 해야 한다. 나와 너, 아군과 적군이 아닌 ‘Why?’라는 목표로 하나가 되었을 때, 가을의 풍성한 추수가 가능하다.

김동유 작가의 ‘엘리자베스 2세(다이애나)’는 영국 왕실의 스캔들인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픽셀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을 연출한 ‘이중그림’ 기법이 활용됐다. 교육계도 보수와 진보를 떠나 각자가 가진 기존의 관념을 ‘거꾸로 뒤집어서’ 상대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멋진 융합과 통섭이 이루어진 창조적 ‘거꾸로 교육’이 돼야 한다. ‘Elizabeth II (Diana)’ copyrightⓒ2007 by 김동유
김동유 작가의 ‘엘리자베스 2세(다이애나)’는 영국 왕실의 스캔들인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픽셀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을 연출한 ‘이중그림’ 기법이 활용됐다. 교육계도 보수와 진보를 떠나 각자가 가진 기존의 관념을 ‘거꾸로 뒤집어서’ 상대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멋진 융합과 통섭이 이루어진 창조적 ‘거꾸로 교육’이 돼야 한다. ‘Elizabeth II (Diana)’ copyrightⓒ2007 by 김동유

다이애나의 침울한 얼굴로 되어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미소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와 교육도 가만히 거꾸로 들여다보면 많은 다른 모습이 보일 수 있다.

교수법 중에서도 이를 반영한 ‘거꾸로 학습(flipped learning)’이 최근 각광받는 교수법 중의 하나다. 기존에는, 학교 수업에서는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집에 가서 과제를 해 오거나 복습을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꾸로 학습’에서는 순서가 뒤집어져 있다. 즉, 집에서, 혹은 이동 중에 스마트 기기 등을 활용해서 미리 교사의 수업 동영상을 보고, 수업시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토론이나 개별화된 자기주도적 학습이 진행된다.

누구나 한번 씩은 들어보았을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나 OCW (Open Course Ware; MIT와 하버드 대학에서 제공하는 무료 동영상 강좌), 그리고 우리에게 친숙한 YouTube와 같은 사이트 또한 모든 이들에게 공개된 무료 강의다. 이러한 공개 강의가 넘쳐나는 이유가 바로 범국가적 트렌드인 ‘거꾸로 학습’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나라에서는 KOCW(Korea open courseware; 국가 대표 고등교육 교수학습자료 공동 활용 서비스)를 통해 전국 각 대학의 명품 강좌가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이렇게 미리 자발적으로 배우고 싶은 것을 공부한 상태에서, 수업시간에는 모여서 동료들과 주제를 정해서 깊이 있게 토론하고, 심화 혹은 보충학습을 가능케 하는 ‘거꾸로 학습’이야 말로, 학습자 중심의 능동적 배움이라 할 수 있다.

수업도 예전의 의미가 아닌, ‘거꾸로 학습’, 그림도 ‘거꾸로 된 이미지로 구성된 새로운 하나’가 되는 2014년 7월의 오늘, 우리 교육계도 각자가 가진 기존의 관념을 ‘거꾸로 뒤집어서’ 상대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멋진 융합과 통섭이 이루어진 창조적 ‘거꾸로 교육’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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