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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갈등이 ‘보수 딜레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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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혁갈등이 ‘보수 딜레마’ 불렀다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4.01.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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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①] 보수민심, 최 전 청장보다 유 시장 선택

본선대결선 최 전 청장 ‘우위’…복잡한 정치역학

박근혜 정부가 국내 정치에 강경드라이브를 걸고 보혁갈등이 심화되면서 세종시장 선거전의 판세 또한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지난 연말 실시한 ‘3차 세종시민 정치의식 여론조사’ 결과, 보수민심은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보다는 유한식 세종시장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유한식 vs 이춘희’, ‘최민호 vs 이춘희’ 양자경쟁을 가정하면, 유한식 시장보다 최민호 전 청장의 본선 경쟁력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성향 시민들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최민호 상승세 주춤한 이유

이번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내 경쟁상대인 유한식 시장과 최민호 전 행복청장의 대결구도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2차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친여성향 시민들은 유한식 시장보다 최민호 전 청장을 더 많이 지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하고 있다’고 보거나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본 응답자 중 42.2%와 48.3%가 유한식 시장을 선호한 반면 최민호 전 청장을 선택한 경우는 각각 32.8%와 24.2%에 머물렀다. 새누리당 지지를 표명한 그룹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유 시장을 지지한 응답자는 47.1%, 최 전 청장을 선택한 응답자는 31.9%로 조사됐다. ‘안철수 신당’이라는 변수를 대입해도 친여성향 시민들의 선택에 큰 변화가 발견되지 않는다.

본보 2차 여론조사가 실시된 지난 9월 이후 국가정보원 대선공작 파문, 이석기 의원 ‘RO조직’ 사건, 통합진보당 해체 논란, 철도노조 파업 등 굵직한 시국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보혁갈등이 심화되자 중보보수 이미지를 가진 최 전 청장보다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 유 시장에게 보수표심이 더 많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식 vs 이춘희, 선명한 경쟁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도 확인됐다. 민주당 지지성향 응답자들은 ‘유한식-최민호’ 대결에서 최민호 전 청장(10.7%)보다 유한식 시장(36.6%)을 3배 이상 많이 선택했다. 지지자들은 민주당 후보인 이춘희 전 차관이 본선에서 최 전 청장보다 유 시장과 맞붙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새누리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를 막론하고 유한식 시장과 이춘희 전 차관의 대결을 가장 선명한 경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두 사람의 대결구도에서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가 현격하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지표심이 두 사람에게 더 많이 흡수되는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역별, 연령별 ‘쏠림현상’도 확연하다. 한솔동에서 이 전 차관 지지율(63.9%)은 유 시장 지지율(20%)보다 3배 이상 높았지만, 면 지역에서는 유 시장 지지율(47.9%)이 이 전 차관 지지율(28.7%)을 크게 압도했다. 20∼40대 젊은 층 응답자는 이 전 차관을, 50∼60대 노령 층 응답자는 유 시장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경선과 본선경쟁의 함수

세종시 ‘보수민심의 딜레마’는 다른 곳에서도 발견된다. 유한식 시장과 최민호 전 청장의 새누리당 내 경쟁구도에서 유 시장이 승리하면 최민호 전 차관을 지지했던 표심의 60.6%가 본선경쟁 상대인 이춘희 전 차관에게 옮겨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한식-최민호’ 경쟁에서 최민호 청장이 이기면 유한식 시장을 지지했던 표심의 33.9%만 이춘희 전 차관에게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경선 결과에 따른 ‘이탈표’ 발생이 본선경쟁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이유는 간명하다. 최민호, 이춘희 두 사람이 중앙부처 고위관료에 행복청장을 역임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지지그룹을 일정하게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적으로 최민호 청장의 이미지가 중도보수에 가까워 중도진보 성향의 이 전 차관과 ‘중도’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이탈표를 방지하고 중도층 표심을 끌어안으려면 유한식 시장보다 최민호 전 청장을 대표선수로 내세우는 편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민심이 이런 복잡한 정치공학까지 고려할지는 의문이다.

‘어떤 선거프레임 짜느냐’ 최대변수

‘최민호-이춘희’ 대결구도에서는 여전히 최민호 전 청장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전 청장의 지지율은 42.1%, 이 전 차관의 지지율은 33.1%로 9%p 격차가 난다. 지난 2차 조사 당시의 격차 20.1%p가 절반 가까이 좁혀졌지만, 최 전 청장의 강세가 확연하다. 두 사람의 본선경쟁을 전제로 지방선거 국면에서 전국이슈와 지역이슈 중 무엇이 주요 쟁점사안이 되느냐에 따라 상당한 판도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그룹에서는 최 전 청장 지지율이 높지만 유보적 그룹과 비판그룹에서는 이 전 차관의 지지율이 높다. 반면 유한식 시장의 시책운영에 대한 지지그룹과 유보그룹은 물론 ‘대체로 못하고 있다’고 보는 비판그룹 일부까지 최 전 청장을 더 많이 지지하고 있다.

세종시장 선거전에서 정권 심판론이 핵심 이슈로 등장하면 이 전 차관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유 시장의 시책운영에 대한 평가 등 지역 이슈가 부각되면 최 전 청장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세종시장 선거전에 임하는 각 후보 캠프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 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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