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모니카 벨루치
여신이라면 이쯤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육감적인 몸매에 신비로운 아우라를 보여주는 이탈리아 태생의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는 처음에는 그저 알바로 학비를 마련키 위해 모델 일을 시작한 것에 불과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를 넘어서며 일약 유럽의 대표모델로 급성장했다. 영화에도 발을 들여 1996년 <라빠르망>을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여배우의 한 명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억누를 수 없는 관능미가 온몸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그 시기에 그녀는 한편 매우 위험스러운 선택을 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가 지나칠 정도로 현실감있게 묘사된 <돌이킬 수 없는>(가스파 노에, 2002, 프랑스)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것. 한껏 기대를 모아 연기자로 성장하며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여념이 없을 여배우에게 그런 이미지를 훼손하게 될지도 모르는 영화에 전격적으로 출연한다는 것은 과감한 용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그녀는 이미지 관리는 둘째치고 한 사람의 연기자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그 혹독한 고통의 연기를 받아들였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극심한 고통의 공명을 느끼게끔 하는, 영화 <돌이킬 수 없는>의 진정으로 끔찍하고 처절한 이 강간 장면은 한 번 보면 도저히 잊혀질 수 없는, 논란을 야기하는 문제적 장면의 하나다.
비록 스크린에서 펼치는 것이지만 모든 시선을 압도하는 매혹의 여배우를 인정사정없는 무의미한 폭력으로 철저히 파괴하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관객모독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 끔찍한 느낌으로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면 어떨까? 영화속 과도한 폭력성으로나마 현실속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되짚어보고 느끼게 되는 우리 사회의 무감각은 더욱 참기 어려운 끔찍한 지옥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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