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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이란 누구를 위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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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이란 누구를 위한 가족?
  • 송길룡
  • 승인 2013.01.2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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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라인에서 일했던 황유미씨가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가 지난 주 삼성전자측의 공식적인 대화 제안이 이뤄지며 의미있는 진전을 보게 됐다.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에 대화제안이 담긴 서한이 전달된 것. 이에 대해 반올림측과 피해자 유가족들은 즉각적으로 대화제안을 받아들였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를 자처하는 반올림의 인터넷카페(http://cafe.daum.net/samsunglabor)에 따르면 2012년 3월5일 현재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제보자 현황은 154명에 이르고 이중 삼성 직업병 제보자는 137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사망제보는 61명이고 삼성 사망제보는 53명이다.
이 문제에 별달리 관심이 없던 대중들의 시선에서 보면 언제 이렇게 많은 숫자의 노동자들이 반도체 관련 직업병에 피해를 받아왔는지 충격을 받을 만하다. 그간 끊임없는 관련단체의 알림활동이 전개돼 왔지만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기업측의 대화제안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괄목할 만한 큰 반향을 가져온 것에 대해 일말의 아쉬움이 있다. 기업측에 편향된 공론화과정을 따르게 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꾸준한 관련단체 활동의 성과로 간주돼야 마땅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삼성 백혈병 문제를 담은 영화 <또 하나의 가족>(김태윤)의 제작과정 역시 그간 ‘조용히’ 전개돼왔다는 것도 곁들여야만 할 것같다. 2011년부터 시나리오 작업이 시작돼 사전제작작업이 마쳐진 상황에서 제작비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아닌게 아니라 대중영화로서의 투자자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관심시민들에 의한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해왔다. 2012년 11월1일 시작해 12월1일 종료된 프로젝트 펀딩은 목표액 1억원에 119%인 119,365,000원으로 성공리에 마련됐다. 물론 일반대중영화의 펀딩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기는 하다. 여기에 참여한 이들이 2071명이다.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며 삼성 백혈병의 진실을 오롯이 담아놓은 두 권의 만화책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김성희 작가의 <먼지 없는 방>과 김수박 작가의 <사람 냄새>. 지난해 5월 출간기념회를 갖고 출판됐으며 수익금의 일부를 반올림과 피해자들의 후원으로 쓰인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일하다 병들거나 죽은 11명의 노동자의 삶과 죽음을 기록한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희정)을 읽어보는 것도 기다림의 한 방편이 될 듯하다.

한편, 피아노공장, 마네킹공장, 채석장 등의 산업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현장보건관리를 두루 살펴보며 산업재해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보라>(이강현, 2010)를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이 영화를 통해 한국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이 어떻게 침식당해가는지 조금 더 확장된 시선으로 살펴보면 좋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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