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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리스닝 계열의 노래로 이념과 사상을 초월했던 'Carpen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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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리스닝 계열의 노래로 이념과 사상을 초월했던 'Carpenters'
  • 성현기 팝컬럼니스트
  • 승인 2013.01.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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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교육학을 전공했던 필자는 대학을 다니며 전공과목에 적응하지 못해 많은 방황을 하던 중에 맞이한 방학은 해방구와 같았다.
1983년 겨울은 그래서 유난히 술도 많이 마시고 음악도 더 많이 접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자 했었다.
방학이라서 낮과 밤 두 번의 음악실(음악다방) 근무를 끝내고 시작된 그해 2월 3일 술자리는 눈이 내린다는 이유로 대덕구 장동의 선배 자취방까지 폭음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한 필자는 장동 종점에서 출발한 시내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버스가 지금의 신대동쯤을 지
날 때 라디오에서 Karen Carpenter가 사망했다는 소식과 함께 노래가 흘러나왔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Karen의 사망소식과 함께 들은 Yesterday Once More는 낭패감과 당혹스러움으로 평소에 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Carpenters의 노래가 리듬 앤 블루스 같기도 하고 사이키델릭하게 들리기까지 했다
1983년 2월 4일의 혼란스런 기억들이다.

주옥같은 이지리스닝 계열의 노래들로 1970년대 지구촌을 평정했던 Carpenters는 1970년 앨범 Ticket To The Ride로 데뷔하여 Karen이 사망하기 1년 전에 발표한 82년 싱글 Geechwood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하며 활동을 했었다.
친남매로 구성된 Carpenters에서 오빠인 Richard는 주로 작곡과 편곡을 하였고 Karen은 노래를 했는데 맑고 고운목소리 그 이상의 매력을 전하며 냉전시대 동구권에서까지 인기를 얻는 등 지구촌 모든 곳에 자신들의 음악팬이 있었다.

국내에서도 Yesterday Once More(73년)를 비롯하여 Sing(73년) Top Of The World(73년) Only Yesterday(75년) All Of The World(76년) 등 20여곡이 넘는 히트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기 때문에 Karen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필자처럼 음악을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 음악애
호가들도 안타까워했는데 Karen의 사인 또한 당시 먹거리가 풍성하지 못했던 시대라서 우리에게 낮 설은 그녀의 다이어트 실패가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생일 또는 부모님 생신 등 특별한 행사 외에는 삼겹살구이 조차 접하기가 흔치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3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Karen의 사인이 다이어트 실패라는 소식까지 Carpenters가 떠나며 남긴 기억들은 그들이 남긴 음악과 함께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필자의 가슴에 뚜렷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은 Carpenters 이후 그들의 빈자리를 채워 줄 아티스트와 음악을 아직까지도 접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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