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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세종시 건설현장 '안전사고', 줄일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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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세종시 건설현장 '안전사고', 줄일 수 없나
  • 정은진 기자
  • 승인 2020.08.26 08: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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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2. 건설공사 현장] 공사현장의 빈번한 추락사고... 안전모 착용 등 기본 수칙 무시
세종시 소속 건축안전관리 조직, 지난해 7월 뒤늦은 구성... 소규모 인원으로 전방위 커버 한계
사고 이후 공사 현장, 본지 보도... 일말의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
지난 21일 집현동 공사현장에서 불이나 소실된 컨테이너 (사진=세종시)
 
글 싣는 순서

상. 안전불감증 실체, '맨홀공사 현장'

하. 곳곳에 만연한 사고위험, '건설공사 현장'

[세종포스트 정은진 기자] 본지가 세종시 공사 현장의 안전불감증 문제를 지적한 지난 18일. 그 이후로도 공사현장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집현동 한 공사현장에서 넘어진 채 방치된 이동식 크레인 사고가 터진 지 약 3주 만에 어진동 NS 호텔의 이동식 크레인이 전복되는 일이 반복됐다. 또 지난 21일 새벽 4-2생활권 집현동 공사현장의 컨테이너 1개동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소실됐다. 

두 사건 모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사현장 화재와 중대형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장 근로자를 비롯한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 현장에서 만난 건설 근로자는 사고를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몇 단계로 이뤄진 하청 구조와 보호받지 못하는 근로형태로 인해 사고가 발생되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 

1차적인 사고 예방은 장비 점검과 안전규칙을 지키는 것이지만, 장마철과 혹서기에 공사기간을 맞추려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다 사고가 나는 경우도 빈번해 적절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더욱이 역대급 태풍 바비가 서해상으로 북상하고 있어 공사 현장 관리는 더욱 중요해졌다.  

안전제일이라고 써진 세종시 모 공사현장에서 굴착기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 건설근로자. 굴착기 작업시 안전모를 필히 착용해야 하지만 미착용되어 있다(왼쪽). 또 다른 건설 현장 역시 건설 근로자는 안전모 미착용에 행인들을 위한 안전 펜스 또한 설치되어 있지 않다(오른쪽). 
굴착기 사용시 안전 보건 길잡이. 안전모는 모든 건설작업에서 기본으로 착용해야 한다. (자료=산업안전관리공단 건설현장 안전보건 길잡이)

 '안전모' 미착용 빈번, 기본부터 개선돼야

이를 토대로 세종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건설현장을 돌아보니 건설현장의 많은 근로자들이 안전모를 미착용한 채 건설에 임하고 있었다. 특히 작은 공사 현장 같은 경우에는 안전모를 더 쓰지 않은 경우가 유독 많았다. 

안전모 착용은 건설 현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안전지침이다. 지난 4월 당진에서는 건설근로자가 불과 1.3m 높이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는 안전모만 착용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고였다. 

턱끈 또한 필수로 매야 한다.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4-46호 규정을 보면, 안전모는 추락 위험방지용으로 정하고 있다. 별표1 추락 및 감전 위험방지용 안전모의 성능기준에 안전모는 턱끈이 있어야 하며 사용 중 탈락되지 않도록 확실히 고정되는 구조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턱끈을 착용하지 않을 시 탈락 가능성이 높아 중상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 

안전모 미착용의 원인은 혹서기에서 비롯된 것인데, 현장 근로자들이 짬짬히 시원한 곳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쉼터 조성이 절실하다.  

또 지속되고 있는 크레인 사고 이후에도 안전펜스 조차 없이 작업되고 있는 이동식 크레인 현장도 계속 포착되고 있다.

아동보호구역인 모 유치원 공사도 며칠간 모니터링을 해보니, 학부모들 시선에선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는 현장으로 비춰졌다.  

해당 유치원 담당자는 전화 통화에서 "원아보호는 철저하게 신경을 썼다. 크레인이 오긴 했지만 추후 현장 안전띠를 설치했다. 공사현장이 아니라 그늘막 차양시설을 설치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건설 공사 관계자는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시설 설치 작업을 했고, 안전띠 및 작업자 인원 통제, 인도 대신 후문 앞 공원 부지에서 작업 등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했다"며 "크레인 작업은 약 20분간 이뤄졌고,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을 피해 짧게 진행했다. 유치원 행정실 관계자도 현장에 상주해 작업 진행 및 원생 안전사고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안전 기본수칙을 지킨 공사 현장도 있다. 절저한 안전 펜스를 비롯해 행인을 위한 보호막 설치와 건설근로자의 추락사고를 보호하는 플라잉넷 보호막이 설치된 곳도 다수 눈에 띄었다. 

세종시 건설 현장, 관리감독 취약, 왜

지난 6월 집현동 건설 현장에서 갱폼 탈락으로 인해 추락사한 외국인 노동자는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채 한 줌의 재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2년 전 다수의 사상사고가 났던 나성동 주상복합 화재와 추락사고 등 각종 산업재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건축법 개정과 함께 지난해 7월에야 건설교통국 건축과 소속 지역건축안전센터를 구성하기도 했다. 뒤늦은 안전관리 조직 구성이 건설현장의 안전 문제를 키운 것. 

이처럼 안전센터를 너무 늦게 구축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과 함께 센터 인력이 넉넉치 않은 것 또한 문제로 떠올랐다. 지역 안전을 관리하는 조직이 구성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건축사와 건축시공기술사를 비롯한 4명의 인력으로는 세종시의 넓은 공사 현장을 다 커버하기엔 무리로 비춰진다.  

해당 센터 담당자는 "동절기와 해빙기, 우기, 자율 점검 등 우리도 현장에 가서 안전감독을 자주 하는 편이다. 공사장별로 미흡하다 느껴지는 곳은 직관으로 나가 점검하기도 하는데 사실 안전모와 안전 부분을 권고하는 소관부처가 노동부다보니 우리가 권고하는게 까다롭기도 하다"는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그는 "공사 현장에서 작은 사고가 나면 우야무야 넘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안전 사고가 다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고가 나면 즉시 신고를 해야 하는 현장의 신고 정신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이후, 일말의 긍정적 변화?

지난 크레인 사고가 났던 어진동 NS 호텔 현장(왼쪽)은 현재 공사안전 기준을 지킨 채 공사를 이어나가고 있다(오른쪽). 일말의 긍정적인 변화다. 

본지 기사 보도 이후 일말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18일 이동식 크레인 전복사고가 났던 어진동 NS호텔 현장은 사고 이후 공사 안전 기준을 철저히 지키며 공사에 임하고 있다. 

또 각계에서 건설 현장의 추락사고 등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고,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과 노동안전보건 활동 강화 등 안전사고 없는 일터 정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10일 도청에서 대전고용노동청,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대한건설협회 충남도회·세종시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시·충청남도회 등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도내 건설현장 산재사망사고 및 혹서기 건강보호 실천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행복청은 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 안전을 위해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세종시는 지역 내 안전위험요소를 찾아 시정 조치하고 안전문화 캠페인 활동을 추진할 제3기 안전보안관 25명을 위촉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올해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현장을 대상으로 연간 3회까지 건설업 클린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을 신청하는 공사현장에는 안전한 시스템 비계와 수직보호망 플라잉넷 추락 방호망을 설치 지원해 건설 근로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대전·세종 광역본부(☏ 042-620-5626)로 연락하면 된다. 

행복도시가 완성될 2030년까지 계속될 공사 현장. 안전 점검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선진적인 안전의식 고취로 사고를 최소화하는 것.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진정한 '행복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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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코 2020-08-26 21:54:40
좋은 기사네요. 건설 현장 노동자와 시민들 더 안전한 세종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관리감독 너무 취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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