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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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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어린이
  • 박태선(대원당한의원 원장)
  • 승인 2012.10.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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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대가족제도에서는 어린이교육을 할아버지, 할머니가 시켰다. 이 교육은 전적으로 자유교육이며, 가만히 지켜보는 교육이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의 어린이교육은 부모의 야심을 투입시키는 교육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인생을 관전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친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연세 많은 분들의 경험을 고리타분하다고 무시를 하고 배척을 한다. 우리들은 노인의 지혜, 단순하게 보이는 노인의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소아가 며칠씩 설사를 하면, 장약에 이뇨제를 가미하여 치료를 한다. 장약은 이해가 가는데, 이뇨제를 쓰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소변으로 나와야 할 것이 대변으로 나오니까 이뇨를 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설사의 치료방법을 무조건 수삽지제로 틀어막는 것이 아니라 이뇨를 같이 시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설사는 제일 먼저 이뇨부터 시킨다. 이뇨제가 들어가지 않으면 설사가 잘 낫지를 않는다. 특히 물만 먹으면 설사하는 증세에는 반드시 이뇨제가 들어가야 한다. 설사에 이뇨를 시키지 않아서 나중에는 보약을 사용하여 음허를 보충시켜 주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지 알고자 할 때, 나무 뿌리쪽을 보아서는 결코 알 수가 없다. 태풍이 아닌 다음에야 뿌리쪽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뭇잎은 작은 바람에도 살랑살랑 흔들리는 법이다. 나무의 말단부분인 나뭇잎을 보면, 바람이 부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듯이, 몸의 말단인 손끝을 짚어보면, 인체내부의 미묘한 움직임까지도 알 수가 있다. 나뭇잎을 아주 미세하게 흔드는 바람일지라도, 오래되면 병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가벼운 병, 혹은 병이 오기 전에 미리 짐작하기는 맥으로써 가능하리라 본다.
어린이의 맥은 두번째 손가락의 수양명대장경을 본다. 누군가가 길을 물어왔을 때, 방향이나 특정한 물건을 가리킬 때, 우리는 예외없이 둘째 손가락을 사용한다. 즉, 양명은 표지판과 같은 것이다. 양명한 사람은 곧잘 남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등,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낸다. 그런데, 어린이의 둘째손가락을 볼 때, 실핏줄이 둘째 마디까지 올라가면 경기가 시작된다. 끝마디까지 올라가면, 생명이 위독하게 된다. 놀래서 얼굴이 푸른색을 띠는 것은 이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먹인다고 모두 살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못먹인다고 키가 크지 않는 것도 아니다. 통통하고 작은 사람보다, 키가 껑충한 사람이 속으로 불만이 많거나, 날카로운데가 많다. 식물도 습지에서 자란 버섯과 건조한 산비탈에서 자란 전나무는 서로 성품이 다르다. 어린이가 이불에 세계지도를 그린 죄로 키를 뒤집어쓰고, 소금을 얻으러 대문을 나설 때와 같은 위축감은, 야뇨를 하는 마음의 방심을, 소금을 얻어오게 함으로써 위축을 시키는 것이다. 간직하는 기운이 약해서 소변을 잘 싸는 아이에게, 소금을 얻어오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멋진 생각이다.

어린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대로 질문을 한다. "엄마, 나는 어디서 나왔어요?" "너는 엄마뱃속에서 나왔지." "그럼, 엄마는 누가 낳았지?" "할머니가 낳았지." "그럼, 할머니는…" "할머니는 할머니의 엄마가 낳았지." "그럼, 할머니의 엄마는…" 이렇게 아이들의 질문은 끝이 없다. 이 어린이의 천진한 질문, 순진무구한 상태가 바로 삼초지기에 해당한다. 어린이들처럼 정말 몰라서 의문을 가질 때, 도를 깨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의 눈빛, 사춘기의 여중고생의 눈빛은 정말 아름답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서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을 분류하는 습성이 생긴다. 저 남자는 어떠할 것이라고 분류하는 눈빛은 아름답지 못하고 추하게 마련이다.

녹용을 알려면 사슴을 관찰해야 한다. 사슴의 생태를 잘 관찰하면, 녹용을 어디에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 사슴을 보면, 아주 짧은 털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추위를 잘 견디고, 오히려 겨울에 눈위에서 막 뒹굴기도 한다. 눈위에서 뒹굴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가 덥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옛 사람들은 사슴의 생태를 관찰하고, 사슴의 경락을 관찰한 것이다.

사슴의 성격을 보면, 사슴은 옆에서 바스락하는 소리만 나도, 잘 조동하고 뛴다. 잘 뛴다고 하는 것은 양적이라고 본다. 사슴고기 많이 먹으면 아무일에나 잘 놀래고, 반응이 빠르고 민감해진다. 어린이들한테 감기로 몸이 열이 날 때, 녹용을 쓰면, 부작용이 오게 된다. 그러므로, 감기에 열이 있을 때, 녹용을 쓰면 안된다.
<레이더스>라는 영화를 보면, 멀고먼 길을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어떤 구슬을 얻어서, 그것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더니, 가지고 놀다가 잃어버리고 만다. 쉽게 얻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 구슬속에 담겨진 항해와 거친 풍파, 어려운 난관의 의미를 모른다. 우리들도 이와 같이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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