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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수준을 드러내는 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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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수준을 드러내는 문화축제
  • 성현기(팝칼럼니스트)
  • 승인 2012.10.17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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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과 대전시의 문화축제를 비교하며 세종시민의 특색있는 축제 발굴하길...

다양한 축제문화행사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은 필자에게 1년 4계절 중에서 가장 넉넉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14일 까지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린 국제재즈페스티벌은 만추 속에서 재즈를 만끽할 수 있는 문화축제 무대였다. 대한민국우수축제로 지정될 만큼 기획과 구성이 탄탄했고 우리나라 지자체 축제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뮤직페스티벌로 꼽히는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기획과 구성 돋보인
가평군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Luca Ciarla Quartet, Iva Lamkum, The Kora Jazz Band, Babylove & The Van Dangos 등 많은 해외 재즈아티스트와 소울로지, 이신지 밴드, 크리스탈 레인, 이지혜, 이주미 등 국내 아티스트가 함께 무대에 서서 성황을 이루었는데, 페스티벌을 앞두고 급작스런 척추수술로 출연이 무산된 노장 재즈아티스트 Abdullah Ibrahim을 대신하여 Monty Alexander를 무대에 올리며 변경된 공연프로그램을 사전에 고지하여 재즈피아노의 거장 Abdullah Ibrahim을 만나려고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에게 세심한 배려로 응대하였고 환불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을 해주는 등 꼼꼼한 사전준비와 매끄러운 행사진행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민관이 합심하여 매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고 있는 가평군청 관계공무원과 기획자도 2004년 첫 행사에서는 예상치 못한 폭우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폭우로 공연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면서 환불로 발생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행사 존립 자체가 불투명 할 만큼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가평군청의 담당공무원들은 규정과 규제를 우선시 하는 일반 공무원들과는 달리 기획자와 머리를 맞대고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을 지속 발전시키겠다는 열정으로 규정을 보완하고 공연장 사용범위를 확대하는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여 올해까지 아홉 회를 성공적인 문화축제로 이어 왔다.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은 가평군청 공무원과 기획자, 그리고 지자체 단체장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행정이 함께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홉 차례 행사를 통해 누적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 섰다고 하는데 인구 6만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중소지자체에서 거둔 알토란같은 성과로 가평군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군민에게 자부심까지 심어 주고 있다.

지역특성과 기반 무시한 대전시의
국제푸드&와인페스티벌
인구 6만의 가평군 문화축제행사가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과
비유하면 대전광역시가 최근까지 추진한 문화축제행사
는 주제조차 불투명한 즉흥적인 행사로 일관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미 웃음거리가 된 세계음식박람회는 물론이고 최근
에 개최한 와인 페스티벌 또한 무슨 근거로 잔치 같지 않
은 잔치를 열어 시민의 혈세를 축냈는지 이해가 가지 않
는다.
공식 명칭은 ‘2012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이라
고 하는데 필자 생각으로는 세계음식박람회라고 이름을 붙였다가 망신을 당하고 세계를 국제로 바꿨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변변한 식품생산 기반도, 조리를 특성화 할 수 있는 지
원방안 계획조차도 없는 대전시가 왜 이런 무모한 행사를
반복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거기에다 이번에는 와
인까지 포함을 시켰는데 푸드만으로는 또 망신을 당할까
봐 와인을 슬그머니 들고 나온 모양인데 대전은 와인양조
시설도 전무하고 산내(낭월지구)개발로 포도재배농지가 거의 사라져서 와인과 관련성을 찾을 수 있는 콘텐츠 또
한 전혀 없다.
지역문화축제는 지역의 특성과 지리적 잇점 등을 살려
개발해야 하는데 대전시는 과학이라는 훌륭한 콘텐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곳에서 헛발질을 하며 아
까운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좁은 식견을 가진 필
자의 생각으로도 과학을 주제로 기획할 수 있는 행사 아
이템이 무궁무진 하다. 과학과 음악이 함께하는 뮤직페스
티벌은 과학도시 대전에서 해야 하고 대전만이 할 수 있
을 것이다.
일렉트릭 싸운드의 등장과 역할로 혁신적인 과도기를
거친 <세계 팝뮤직의 변천사 전시 및 학술프로그램> <대
표적인 악기들> <일렉트릭밴드공연> <미래 팝 뮤직에서
전자싸운드의 역할> <조명과 무대구성의 과거와 현재 그
리고 미래>정도의 아이템만 구성해도 풍성한 과학과 함
께하는 음악축제가 될 것이다.
대전시는 이제 세계 또는 국제라는 거품을 거두어내고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언스 페스티벌에 전력
을 다하길 바란다. 전국규모의 문화축제라도 제대로 치른
다는 평가를 받은 후에 국제나 세계를 떠들어도 늦지 않
을 것이다.
필자는 대전시의 헛발질에 화가 나지만 대전광역시공무
원들이 즉흥적이거나 무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대전광
역시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유능한 공무원들
이 넘쳐나지만 결정권자가 이런 훌륭한 인재들을 활용하
지 않고 측근들의 즉흥적인 얘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본인
이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일 게다.
한 동안 주석에서 소주 대여섯 병을 비우며 주량
을 과시하던 결정권자의 취향이 고상한 와인
으로 바뀐 것을 눈치 챈 측근이 와인페스티벌
을 하자고 부추겼을 것이라고 추측한다면 지
나친 비약일까? 결정권자는 그 잘난 측근들을
이끌고 가평이라도 한번 다녀오면 어떨까?
와인축제를 소개하는 관계자가 방송에 나와 와인을 어
렵게 생각하지 말라며 집에서 담근 과일주가 와인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고 시민들이 공원이나 거리에
서 담근 술을 마시며 이건 소주나 맥주가 아닌 와인입니
다. 대전시가 행사할 때도 거리에서 마시던데 뭐가 문제
요? 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을 할 것인가?
공공장소와 공원은 물론 대학캠퍼스에 까지 금주운동
이 한참인 요즘 와인페스티벌은 백보를 양보해도 소모적
인 행사이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가 않다고 판단된다.
Nancy Sinatra가 Lee Hazlewood와 함께 부른 Summer
Wine처럼
봄철 딸기와 체리가 천사의 키스처럼 이상적인 비율로
조화를 이루는 나의 여름 와인은 정녕 이 모두로부터 만
들어집니다. 당신께 이 여름 와인을 드리겠습니다. 이런
재료와 마음으로 술을 담그는 모습이 흔치않은 시민에게
큰 예산을 쏟아 부어서 와인을 먹이려는 억지스러운 행사
가 반복되는 것을 시민들은 더 이상 지켜보지 않을 것이
다.구호만 거창한 빈 깡통 같은 행사보다는 진정성을 갖
고 지역민 곁으로 다가간 경기도 남양주 마석마을 축제는
마을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와 지역민 400여명
이 드럼통 조명과 작업대 객석에서 주말 한밤을 열정적
인 노래와 춤으로 소통하며 ‘마석 동네 페스티벌’이란 새
로운 주민 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결정권자와 측근들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우리지역의 공단현실
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문화가 함께 소통하는 새로운 공
단문화가 정착할 수 있는 문화축제를 대화공단에서 갖겠
다는 자세로 지역문화축제에 접근하길 바란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행정중
심도시이자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거리인 호수가 있
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대전시의 헛발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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