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프리즘]
올 여름 꾸준히 상영관을 늘리면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영화 <두 개의 문>이 <도둑들>과 같은 상업영화가 몇백만명의 관객들을 동원하고 있는 극장가 한쪽에서 독립영화가 그동안 이어온 모종의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독립영화가 역시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부터 거의 배제된 공간에서 1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해진다. <두 개의 문>은 어느덧 7만명을 넘어섰다.
독립다큐멘터리영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젖힌 <상계동 올림픽>(김동원, 1988)이 시대를 넘어서며 <두 개의 문>과 겹쳐지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 <상계동 올림픽>은 1988년 한국에서 개최된 올림픽 때문에 도시미관상 삶터를 잃어야 했던 사람들의 면면을 담고 있다. 이들은 애초부터 올림픽 손님들이 눈길이 머무는 곳에서 살게 됐던 이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미 재개발로 철거예정됐던 애초의 삶터 상계동으로부터 쫓겨나고 쫓겨난 끝에 또 다시 길가로 나앉게 된 사람들이었다.
세상은 점점 더 발전하고 더 살기 좋아진다고 하는데 왜 큰 욕심없이 작은 골목 작은 집에 옹기종기 모여들어 살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기 숨결이 배인 땅을 떠나야 하는가? 떠나지 않는다면 결국 죽음과 함께 남아야 하는 이곳에는 싸움에 피멍든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를 잊은 듯이 마천루의 도시가 하늘을 가리고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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