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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세우기식 일제고사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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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세우기식 일제고사는 이제 그만!
  • 양선미
  • 승인 2012.06.2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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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시작된 일제고사, 물론 공식 명칭은 국가학업성취도평가입니다. 이 국가학업성취도평가가 2009년에 갑자기 등장했던 건 아닙니다.

그 이전에도 실시되고 있었던 시험입니다. 그렇다면 왜 전교조와 일부 학부모 단체는 이 시험을 반대하고 폐지하기를 주장하는 걸까요?

2007년까지 국가학업성취도평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일제히 실시되지 않았습니다. 교육과정의 달성도 측정을 위해 몇몇 표집학교와 평가를 희망하는 학교에서만 일부 실시했을 뿐이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2008년, 교육예산에서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의 예산을 20% 삭감하였고 기초학력 부진학생의 비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예산지원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해 11월 실시된 국가학업성취도평가의 결과를 갑자기 수집했고 전국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교를 발표하게 되면서 여기저기에서 학교단위 또는 교육청 단위의 성적조작 물의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2009년 강제적인 일제고사 실시로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시험선택권은 묵살 당했습니다. 교육과정의 달성도를 파악하기 위한 학업성취도평가의 의미보다는 줄 세우기를 목적으로 삼는 반교육적 평가로 전락한 셈입니다.

전국의 초중등학교에 대해 이 시험의 결과에 따라서 학교별 서열이 정해지고 학교평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일제고사 폐지에 대한 거리 홍보를 할 때 일부 학부모님들이 "시험은 꼭 필요한 것 아닌가요? 그래야 애들이 공부를 할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합니다. 학교에선 아이들이 묻습니다. "공부는 왜 해야 하죠? 이런 공부를 만들어낸 사람이 미워요."라고.

학부모님들이나 아이들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공부는 곧 시험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만들어놓은 게 일제고사의 폐단입니다.

시험, 아니 평가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닙니다. 학교를 통해서, 사회를 통해서 또는 친구들을 통해서 뭔가를 배운 우리의 아이들이 최소한 갖춰야할 필수학습 요소는 갖추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은 찬성합니다.

또한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올바른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문제풀이식 학습과 여러 차례 모의고사 풀이를 통해 성적을 얼마큼 올렸는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학습권을 보장해줬는가에 대한 학교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시험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유치원 다닐 때 창의적이고 똑똑했던 아이들이 자라면서 시험문제 달달 외우고 기계적으로 답을 찍는 방법을 익히는 그런 공부가 제대로 된 공부일까요?

초등학생까지 일제고사로 인하여 각 학교마다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정규수업이 끝난 후 두세 시간 남아서 문제풀이. 밤9시까지 심지어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학교에서 문제집과 씨름을 해야 합니다.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공동체 의식을 키워야할 우리의 아이들이 그렇게 잔머리 굴리는 기계로 길러지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과 심각성에 대해서 연이어 언론보도를 접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학부모와 아이들 상대로 각종 검사지를 남발하고 있지만 학교폭력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경쟁을 통해서 살아남으라 강요하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은 친구들을 짓밟고 일어서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시험성적만 좋으며 다른 나쁜 행위들은 용서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명대학에 가는 것만으로 어떤 과실이라도 덮어줄 수 있는 경쟁사회라는 것을 아이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시험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돌파구는 마련해주지 않고 그저 학교폭력의 징후가 보이는 아이들을 찾아내겠다는 발상 또한 잘못입니다. 그렇게 찾아낸 아이들을 상담전문기관에 맡겨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게 하겠다는 겁니다. 과연 그렇게 해서 치유될 아이들일까요?

정부는 일부 선진국에서 일제고사를 치른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들도 일제고사의 폐단을 알기에 영국, 일본, 프랑스 등이 일제고사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고 미국도 일제고사로 휘청거린다고 합니다.

일제고사 때문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살려달라고 아우성입니다.

80년대 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며 죽음을 택했던 우리 아이들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 2012년 6월 26일의 일제고사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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