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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탈진 사고 얼룩진 세종 수영대회, 안전관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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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탈진 사고 얼룩진 세종 수영대회, 안전관리는?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6.08.21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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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 내 상승한 수온, 말풀 등 수초, 혼탁한 수질, 구역 서로 다른 안전요원 등 예고된 인재


세종시에서 처음 열린 수영대회에서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2명이 호흡곤란 등으로 탈진하는 등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오후 1시50여분쯤 세종시 어진동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제1회 세종시수영연맹회장배 전국 오픈워터 수영대회’에 참가한 한모(39)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또 2명이 호흡곤란 및 쇼크 등으로 탈진 증상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다.


세종시는 이날 사고로 다음날인 21일 개최하려던 트라이애슬론대회 본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주최한 시체육회, 안전관리 제대로 했나?


21일 시체육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오픈워터 수영대회에는 안전요원 15명과 심판 5명, 육상구조요원 4명, 119 수상구조대 3명, 보트요원 3명과 구급차 3대가 대기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여수 사건 발생 이후 안전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며 “참가자 100여 명에 20명이 넘는 안전요원을 배치해 트라이애슬론 국제대회급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날 대회가 무더위 속에 진행된 만큼 사전 준비운동 등 경기 운영이 제대로 진행됐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호수공원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최근 오전 10시쯤이면 세종시호수공원 내 평균 수온이 30도 정도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체육회 관계자는 “총 121명이 대회에 등록했지만 사전 준비운동 후 늦게 참가했거나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아 미참가한 인원을 빼면 100여 명 정도가 참가했을 것”이라며 “사전 준비운동은 수영연맹에서 섭외한 아놀드 홍 트레이너가 맡아 진행했고, 100명 이상 준비운동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호수 가운데 코스 내 수온이 32도였다”며 “수온이 높아 개회식 때 슈트 착용 기준을 풀어 개인 판단에 맡겼고, 실제 현장에서도 슈트 착용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했다.


세계수영연맹(FINA)은 관련 기준(FINA OPEN WATER SWIMMING RULES)에 따라 오픈워터 수영대회 가능 수온을 최소 16도에서 최대 31도로 규정하고 있다. 또 수온은 레이스 당일 2시간 전 측정해야 하고, 코스 가운데 깊이 40cm 지점이 측정 지점으로 정해 놓고 있다.


세종시 오픈워터 당일 대회의 경기 규칙은 대한수영연맹과 세계수영연맹(오픈워터) 규칙에 의해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세종시 대회 때는 세계수영연맹의 규정보다 수온이 높은 상태였다.


시체육회는 “국내 오픈워터 수영대회에 대한 안전 및 규정 메뉴얼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로 알고 있다”며 “대한수영연맹 측에 관련 메뉴얼의 유무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수영연맹의 수온 규정을 사전에 숙지하지 않은 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대회 준비 미흡 지적, 안전한 수영 환경 조성됐나?


폭염이라는 날씨 외에도 세종호수공원이 수영 환경에 적합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수일 전부터 진행된 호수공원 내 말풀 제거 작업에도 일부 정비가 되지 않았고, 인공호수다보니 물이 흐르지 않는 등 수영에 적절치 않은 환경이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참가자들 가운데 일부는 호수공원의 수초가 몸에 걸려 물살을 가르기가 힘들었다고 진술했다.


호수공원 시설관리사업소에 따르면 대회를 앞두고 정비해야 할 규모는 총 1만5000㎡. 수일 전부터 수영 코스를 따라 하루 8시간씩 작업을 벌여왔지만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대회를 앞두고 총 7명의 인원을 투입해 작업을 실시했다”며 “평소 호수 바닥은 보트 작업 시 하단 브러시로 함께 청소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8월에서 11월 사이 총 두 번 진행했다”고 했다. 총 1만5000㎡ 규모, 물에 젖은 무거운 말풀 정비를 7명의 인력에게 맡긴 것이다.


이에 대해 시체육회 관계자는 “경기 당일 오전 9시쯤, 다음날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할 엘리트 선수들이 연습하는 현장을 찾아 호수공원에 대해 물었는데 수질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이었다”며 “수초가 걸리긴 하지만 물이 아닌 호수 표면으로 떠내려 온 수초가 레일에 걸리는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따뜻한 수온, 혼탁한 수질, 수초 등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 소방본부, 전날 대대적인 인명구조훈련 했는데…


세종시소방본부는 사고가 난 세종호수공원에서 하루 전날 모든 현장대원을 대상으로 인명구조훈련을 하는 등 대대적인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본부는 훈련을 통해 수중환경에 대한 신체적응 훈련을 하고, 각종 수난사고의 다양한 상황을 부여해 대원별 인명구조능력을 점검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 발생한 실제 상황에선 사망사고를 예방하지는 못했다.


소방본부 측은 현장에 5명의 인력을 배치했고, 사고가 난 지점은 민간 안전요원들이 배치된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망한 한씨와 같은 동호회에서 활동했던 한 회원는 “평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친구였고, 최근 대전 유성구 수영대회를 비롯해 꾸준히 대회에 참가할 만큼 수영을 좋아했다”며 “평소 몸에 열이 많았다고는 들었는데,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경찰서는 20일 한씨 사망 후 1차 검안에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아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한 부검을 검토 중이었으나 유가족이 원치 않아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일단 한씨의 사망 원인을 돌연사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수영대회를 주관한 세종시수영연맹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 및 안전조치 위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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