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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단추 잠그는 동작 어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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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단추 잠그는 동작 어둔해져
  • 이택준 교수(대전성모병원 신경과)
  • 승인 2016.05.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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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근육 마비 ‘루게릭병’

연일 이어지는 ‘아이스버킷챌린지’와 더불어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루게릭병이 언급되면서 이 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루게릭병은 1년에 10만 명당 약 1~2명이 발병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퇴행성 변화가 생겨 서서히 몸의 팔다리를 비롯한 여러 부위가 마비되는 질환으로 원래 이름은 ‘근육위축가쪽경화증’이다.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 게릭이 1939년 이 질환을 진단받으면서 루게릭병이라고 불린다.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1.4~2.5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한다.


루게릭병의 증상은 다양하다. 운동신경이 공급되는 얼굴, 팔, 가슴, 다리 등의 몸의 각 부위의 광범위한 마비가 주된 증상이다. 손에 증상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손에 힘이 떨어지고 근육이 마르는 증상이 서서히 발생한다.


초기에 와이셔츠 단추 잠그는 동작이 어둔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병이 경과되면 팔다리 전체로 근육 위축과 마비가 진행되어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힘이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 또 한 가지 증상으로는 팔다리의 근육에 근육연축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툭툭’ 혹은 ‘꿈틀’하고 근육이 저절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병이 없는 정상인에게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감별에 주의를 요한다.


팔다리의 변화뿐 아니라 얼굴의 변화도 보이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혀의 근육이 말라 있고, 혀를 내밀지 않고 입의 바닥에 안정시킨 상태에서 혀의 떨림과 같은 움직임이 보인다. 발음이 어눌하고, 식사를 할 때 사래가 자주 들리거나 기침을 한다. 병적 웃음이라고 하여 상황에 맞지 않게 웃는 듯 얼굴표정을 짓기도 한다. 루게릭병이 진행되면 가로막과 갈비사이 근육의 위약으로 호흡곤란이 오게 된다.


불행하게도 루게릭병의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근본적 치료법도 없다. 근본적 치료는 아니지만 합병증을 예방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방법이 있다. 루게릭병 환자에서는 삼킴 곤란이 나타나고 영양결핍 상태에 빠지기 쉬우므로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수적이다. 삼킴 곤란 초기에는 물과 같은 액성 성분을 삼키기가 어려운데 턱을 당겨 식사를 하거나 점도를 높이는 첨가물로 조절 가능하다. 병이 많이 진행된 단계에서는 튜브를 이용한 영양공급을 고려해야 한다.


호흡관리는 생존을 유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호흡곤란의 초기 증상은 아침의 두통, 피곤함, 졸림 등이다. 루게릭병 환자에서 이러한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호흡기능을 평가해서 일찍 비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착용하도록 해야 삶의 질과 생존을 연장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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