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자 라벨(사진) 우측 하단에 제조일자가 2002년 1월 1월로 표시돼 있다. |
올해 준공된 세종시 신규아파트에 제작된 지 12년이 지난 것으로 의심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입주민들이 설비교체를 주장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아파트는 세종시 1-3생활권 가재마을 9단지 한신휴플러스 리버파크.
이 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벽에 제조일자가 2002년 1월 1일로 표기된 라벨지가 부착돼 있었다는 것.
이 아파트 입주민 이모씨는 "처음 이사했을 때는 엘리베이터 내부에 덧벽이 설치돼 있어 내장재를 확인하지 못했는데, 최근 덧벽을 떼면서 내장재와 인테리어가 구형이라 깜짝 놀랐다"며 "일부 주민들이 제작연도를 확인해 보니 10년 이상 된 구형모델이 설치됐다는 걸 확인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민들이 본보에 제공한 엘리베이터 내부 사진엔 승강기제조 전문업체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가 부착한 라벨지 모습이 담겨 있다. 제조처는 ㈜한산스틸플러스, 제조일은 2002년 1월 1일로 명기돼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입주민들은 엘리베이터 제조사를 상대로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지난 12일 오전 이 아파트 노인정에 20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이들은 제조사 관계자를 상대로 제조된 지 12년이 지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경위를 따져 물었다. 그러나 입주민 입장에서 별 소득은 없었다.
이 자리에서 제조사 측은 "제조자 라벨을 부착하면서 제작일을 잘못 표기한 단순한 실수"라며 "엘리베이터 설비 교체는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제조사의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입주 3개월 만에 이 아파트에서만 30여 건의 엘리베이터 오작동이 발생하는 등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이후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한 오작동 사례를 보면 이물질로 인한 고장이 9건, 부품결함과 인식 오류로 인한 A/S 4건, 설치조정 7건을 포함해 총 2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입주민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구조대원이 출동해 인명구조에 나선 사례도 여러 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민 강모씨는 "아직 입주민 대표가 선출되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을 수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입주자대표를 중심으로 좀 더 치밀한 조사와 강력한 대응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