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댓글
변상섭, 그림속을 거닐다
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정말 ‘물과 기름’ 같은 시민인가?
상태바
정말 ‘물과 기름’ 같은 시민인가?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4.06.27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보 시민대토론 주최, 통합을 말하다

본보 시민대토론 주최, 통합을 말하다

개발이 던진 갈등, 선거가 남긴 분열

시민간 소통에 징검다리 놓을 시장 필요

이번 지방선거가 세종시에 무엇을 남겼을까. 많은 시민들이 ‘주민통합 과제’라고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민심이 동서로 나뉘어 특정 정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듯, 세종시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졌다. 한참 개발이 진행 중인 도시지역 민심과 면단위 농촌지역 민심의 향배가 크게 엇갈렸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웃 간 표심’의 격차가 이만큼 크게 벌어진 곳이 또 있을까. 본보가 ‘주민통합을 위한 시민대토론’을 제안하고 나선 이유다.

사실 ‘균형발전과 주민통합’은 이번 선거전에서 맞붙은 유한식·이춘희 두 후보가 동시에 내건 구호였다. ‘균형발전’이 이미 정당과 정파를 초월할 정도의 지역사회 당면과제가 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균형발전’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읍면지역 시민들은 행복도시 건설속도에 맞춰 주변지역도 함께 개발돼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 거주민들은 행복도시 건설에 속도를 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행복도시가 제대로 건설되면 자연스럽게 그 파급효과가 주변지역으로 흘러넘칠 것이라고 보는 셈이다.

이번 시민대토론에서도 입장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읍면지역 토론자들은 신도시 수준에 걸맞는 교통망과 공원 등을 갖춰달라고 요구한 반면 신도시지역 토론자들은 행복도시 건설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이춘희 당선인의 대표공약이자 ‘균형발전과 주민통합’의 방법론으로 손꼽히는 ‘로컬푸드 사업’에 대해서도 ‘동상이몽’이 표출됐다. 도시민은 ‘품질 좋은 먹거리가 내 밥상위에 오르는 것’ 즉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지녔다면, 읍면지역 주민은 ‘내가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에 팔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얼핏 양측의 이해를 접목시키기만 하면 될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치는 않다. 거대자본을 지닌 대형유통업체들이 행복도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계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의 세종시 진출소식이 알려지자 행복도시 주민들이 크게 환호하는 모습이다. 세종시표 로컬푸드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시민토론자들은 무엇보다 신·구지역간 인적교류가 우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알뜰장터도 좋고 축구도 좋고, 등반대회도 좋다고 말했다. 문화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미다.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소규모 주민 자치활동을 하나의 끈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당장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만나야 소통하게 되고, 소통해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당선인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이춘희 당선인은 선거 직후 본보 인터뷰에서 "문화적 측면의 통합프로그램은 무리해서 추진하지 않으려 한다. 화합대잔치, 이런 식으로 억지로 섞어 놓으면 화합보다는 갈등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글쎄다. 신·구지역 주민을 ‘물과 기름’으로 보는 걸까. 시민의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2기 세종시정의 핵심키워드는 ‘소통’이다. 물론 시민과 소통을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의 소통에 징검다리를 놓을 시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 보인다.

김재중 기자 jjkim@sjpost.co.kr

Tag
#NULL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