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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 맞은 학교 이렇게 준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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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 맞은 학교 이렇게 준비해라
  • 전영주(목원대 영어교육과 교수)
  • 승인 2014.02.12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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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야기 | 초 → 중, ‘물 흐르듯’ 이어져야
초등학교 때 ‘의사소통중심’으로 바람직하게 진행되던 영어교육이 오히려 중학교에서 퇴보하는 경향이 있다. 초·중등교육의 연계가 필요한 이유다. 사진은 개학을 맞은 세종시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방학과제물을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세종시교육청
초등학교 때 ‘의사소통중심’으로 바람직하게 진행되던 영어교육이 오히려 중학교에서 퇴보하는 경향이 있다. 초·중등교육의 연계가 필요한 이유다. 사진은 개학을 맞은 세종시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방학과제물을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세종시교육청

중학교 교단붕괴 현상 가장 심각
의사소통 영어교육 오히려 퇴보
초중등.과목 간 연계 절실한 이유

최근 학문 간의 통섭·융합이라는 용어가 매우 빈번히 쓰인다. 그 간 이공계분야에서 자주 쓰였던 ‘융합’이라는 용어는, 이제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 예술 등을 통틀어서 "사물에 널리 통하는 원리로 학문의 큰 줄기를 잡는다"는 ‘통섭’이라는 용어와 함께 이 시대의 학문적 동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 교육에도 융합과 통섭이 필요하다. 이 두 용어가 너무 학문적이라면, 초·중등 교육 간, 학교 과목 간, 전체 교육과정과 개별과목 교육과정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말로 2015 개정교육과정을 준비하는 교육부와 새 학년의 계획을 짜기에 분주한 일선학교에 아래 몇 가지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첫 번째, 초·중등교육 간 연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학교 급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초등학교를 일컫는 초등교육,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아우르는 중등교육, 그리고 대학교육을 의미하는 고등교육이 있다.

졸업식 노래가 울려 펴지는 2월에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교복을 맞추며, 긴 머리를 자르며, 마치 군대에 입대하는 청년들처럼 중학교 입학에 대한 낯설음을 겪는다. 단순히 ‘어린이’에서 ‘학생’으로 불리는 것을 넘어선 긴장과 두려움이 6학년 졸업생들에게 가득하다. 이를 위해서, 초등학교 6학년 2월 수업에 인근 중학교 선생님이 오셔서 중학교 생활 오리엔테이션을 해 주거나, 중학교 입학 후 3월 한 달간이라도,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배려가 체계적으로 프로그램화 되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특히, 늘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며 모든 과목을 가르쳐주시며 학생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파악하셨던 담임선생님이 아닌, 조회·종례와 해당과목 수업시간 이외에는 전혀 볼 수 없는 중학교 담임선생님의 역할 변화가 중학교 생활 적응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심한 경우에는 담임선생님의 눈을 피해서 쉬는 시간에 교실은 무법천지가 되면서 중학교는 교단붕괴가 가장 심한 학교 급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초·중등학교 연계의 문제점은 교과목에서도 드러나는데, 특히 영어 과목의 경우는 ‘의사소통중심 영어’에 초점을 맞추어 바람직하게 진행되던 영어교육이 중학교가 되면서 ‘문법과 영어에 대한 지식위주의 시험 중심 영어’가 되어, 오히려 퇴보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교과서 단어 수준에서도 드러나는데, 읽기 영역에서의 난이도는 크게 상승하는 반면, 말하기 영역에서의 단어 수준은 오히려 중학교가 초등학교 때보다 더 쉬워져 의사소통중심 영어교육이 역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과목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미 STEAM 교육(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의 약자로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융합한 교육방법)으로 일부과목 간 융합에 대한 시작은 이루어졌으나, 일부 특정과목 간의 경직된 융합이 아닌, 일반 과목 간의 좀 더 자유로운 과목 간 연계가 필요하다.

최근 ‘학습자 중심 교육’이라는 용어를 많이 접하는데, 진정한 학습자 중심 교육이란 교사가 아는 것, 전공한 것을 넘어 서서, 현재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것, 관심 있어 하는 것을 고려하여 수업을 구상하는 것이다.

최근 EBSe ‘최고의 영어교사’ 방송에 소개된 춘천여고 민인경 선생님의 영어와 음악을 함께 연계한 팀티칭 수업, 폐교 직전의 소규모 초등학교에 ‘텃밭’이라는 공통 요소를 모든 과목에 적용하여 텃밭에서 과학을 배우고, 영어를 배우고, 수학을 배우는 경기도 양주 봉암초의 정교윤 선생님의 수업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물 로켓 수업’ 하나에도 물리와 수학, 미술, 동료 간의 협업을 통한 인성지도 등을 모두 녹여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과목 간 연계를 고려한 수업이다. 더불어 이러한 모델수업과 일상 수업 간의 적극적 연계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체 교육과정과 개별과목 교육과정 간의 ‘연계’가 필요하다. 2014년 현재 모든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육과정은 ‘창의·인성’을 키워드로 하는 ‘2009 개정교육과정’이다. ‘창의·인성’을 기르기 위한 ‘창의적 체험활동’ 및 ‘스포츠클럽’ 강화 등 이벤트 성의 행사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평소 교과 수업시간에 국가의 교육과정 총론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이는 허울 좋은 화려한 모토에 지나지 않을 뿐, 학교 현장에는 전혀 침투되지 않는 유명무실한 교육과정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각 급 학교 간, 과목 간, 전체와 세부 교육과정 간의 ‘연계’가 이루어 질 때, 우리의 학교는 더 건강하고 효율적 기관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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