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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통합 세종시 농업의 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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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통합 세종시 농업의 미래를 보다
  • 이춘희(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
  • 승인 2013.10.2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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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도시 편입으로 농업 기반 위축 ‘위기’
도시민 지속 유입으로 소비자 증가 ‘기회’

로컬푸드 성공한 완주보다 세종이 더 유리
농촌-도시 하나 되는 도시통합 효과도

지난 10월 7일 로컬푸드 운동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북 완주를 방문했다. 이해찬 의원실과 세종시의회 김장식·박영송 의원, 민주당 세종시당 관계자들, 세종시 로컬푸드연구회 회원들과 함께였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성공 사례는 각종 언론과 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고, 전국 각지에서 로컬푸드 운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그 사례를 보고 배우기 위해 완주를 찾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완주에서 희망을 찾고 완주의 사례를 배우고자 하는 이유는 무얼까? 바로 로컬푸드가 미래 농업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전북 완주군은 '로컬푸드 1번지'로 통할 정도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전북 완주군은 '로컬푸드 1번지'로 통할 정도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변화하는 세종시, 농업의 위기이자 기회

세종시는 과거 농업이 주를 이루는 소도시였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면서 외지에서 인구가 유입됨에 따라 지금은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도시의 성격이 변화함에 따라 세종시의 농업도 크게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런데 그 변화의 정도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할 만큼 크게 다가오고 있다.

세종시는 농업의 기반이 되는 땅이 도시개발에 따라 도시 용도로 편입되고 이에 따라 농업의 기반이 위축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세종시 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농산물의 소비자인 도시민들이 꾸준히 유입된다는 것은 농산물 생산자 입장에서는 안정적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 조치원 죽림오거리 신동아아파트 인근에 있다.
세종시 로컬푸드 직매장. 조치원 죽림오거리 신동아아파트 인근에 있다.

관광·식품산업 연계해야

이러한 상황에 맞춰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세종시 농업이 나가야 할 방향으로 근교농업, 관광결합형 농업, 식품산업연계형 농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근교농업을 발전시켜 도시 인근의 농민들은 가까이에 사는 도시민들에게 신선한 야채나 과일, 계란과 우유 등의 농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민들은 건강에 좋은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으니 좋고, 농민들은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치지 않아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어 수익을 늘릴 수 있으니 좋을 것이다.

둘째 관광연계형 농업을 통해 도시민들을 농업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사체험, 농촌체험 등으로 도시민들이 농업을 이해하고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팸 투어나 농촌마을 인근 펜션 사업 등이 그 사례가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농촌 마을 살리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식품산업연계형 농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행복도시가 건설되면서 세종시 땅값이 10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 상승한 지역도 있다. 경제 논리로 살펴보면 땅값 상승은 그만큼 높은 부가가치 생산을 요구하는 것인데 농산물은 가공해 판매할 때 그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가 있다. 식품산업연계형 농업은 단순한 가공 뿐 아니라 서비스, 교육, 유통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하는 6차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높임으로써 농촌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진은 물론 농촌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농촌지역의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은 전주시민이 주요 소비자다. 단일행정구역 안에 생산자와 소비자를 둔 세종시가 훨씬 유리한 여건이다.
완주 로컬푸드 직매장은 전주시민이 주요 소비자다. 단일행정구역 안에 생산자와 소비자를 둔 세종시가 훨씬 유리한 여건이다.

생산 배려한 소비, 소비 배려한 생산

이러한 방향에 맞춰 세종시의 농정을 바꿔나가야 하는데, 이 세 가지 방향에 모두 부합되는 것이 바로 로컬푸드 운동이다. 이 같은 사실은 완주 방문에서 완주군의 사례를 접하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완주군은 지역 농촌사회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으로 로컬푸드를 도입하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3000여 지역 소농이 직접 생산품을 유통하는 직거래 매장 운영으로 5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한 고령농과 귀농인이 참여하는 공동농장, 생산공동체인 작목반 육성 등으로 기획생산체제를 갖췄고, 거점가공센터 등 생산자 중심의 마을 기업에서는 건강밥상꾸러미 등 다양한 유통마케팅 사업을 운영해 정착단계에 있다. 뿐만 아니라 직매장과 농가레스토랑, 체험농장 등 영농체험, 농촌테마여행과 연계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까지 갖췄다. 완주는 이 같은 로컬푸드 통합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내년에는 3000가구의 농부가 월 소득 100~300만원의 안정적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완주 로컬푸드 사업의 성공 신화를 만들고 있는 임정엽 완주군수는 완주의 캐치프레이즈는 "생산을 배려한 소비, 소비를 배려한 생산"이라고 설명했다.

완주 로컬푸드의 성공사례는 인내심을 갖고 투자한 임정엽 군수(사진 왼쪽)의 소신 덕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완주 로컬푸드의 성공사례는 인내심을 갖고 투자한 임정엽 군수(사진 왼쪽)의 소신 덕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푸드마일리지를 낮추는 지산지소

로컬푸드의 기본개념은 생산과 소비를 다국적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농업유통 구조에 맞서 직접 생산과 소비를 연계해 ‘우리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우리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푸드 마일리지가 평균 7000t·km로 우리보다 수십 배의 면적을 가진 미국보다 더 길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직접 유통·소비하지 못하고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거쳐 다시 돌아오기까지 이동거리가 길어지는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유통구조마저 대기업에 장악되어 있어 높은 비용이 발생하고 식품의 영양과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로컬푸드의 정착, 지산지소 운동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현상이다.

농민과 사회 모두를 건강하게

현재 농촌의 사정을 돌아보면 더욱 그러하다. 생산 현장인 농촌 역시 왜곡된 현실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농은 기업화·기계화되어 넓은 면적에 많은 투자를 하여 고소득을 올리는 반면 훨씬 많은 수를 차지하는 소농과 고령농들은 이렇다 할 소득이 없이 소일거리를 찾느라 애쓰고, 무기력한 생활을 하다가 병을 얻게 되면 병원을 전전하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이 분들을 위한 소규모 생산기반이 만들어지고 소일거리로 각자 평소의 장기를 살리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여 소득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된다면 어르신들이 자녀나 국가부조에 기대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활동을 하면서 어르신들은 건강이 좋아지고 이 어르신들이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하게 되면서 사회도 건강해지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신도시와 농촌 간 도시통합 기대

하지만 로컬푸드 운동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계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공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와 생산자 간 신뢰관계 형성을 위한 초기 단계에서는 매개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능은 행정에서 담당해줄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완주 로컬푸드의 성공 역시 지자체가 오랜 기간에 걸쳐 인내심을 갖고 투자한 덕분이다.

완주와 비교해 볼 때 세종시는 완주보다 훨씬 좋은 여건에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완주의 성공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완주가 5~6년에 걸쳐 기틀을 닦아놓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배우고 활용한다면 세종시는 더 짧은 기간에 로컬푸드 운동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

완주의 로컬푸드 운동은 행정구역이 다른 전주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단일행정구역 안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는 세종시는 이보다 훨씬 유리한 여건이다. 인구 구성 면에서도 신도시에 유입된 많은 유휴인력 및 잉여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농촌지역의 노령인구 뿐 아니라 도시의 유휴인력이 농촌의 생산 현장에 투입되어 농사도 돕고 농산물의 가공 현장에 참여한다면 농촌과 도시민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 효과도 기대된다. 이를 통해 농촌과 신도시가 하나 되는 도시통합에도 일조할 수 있다.

전원도시 세종시 실현되기를

필자가 도시계획을 공부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에버니저 하워드(Ebernezer Howard)의 ‘전원도시론’이었다. ‘전원도시론’은 농촌과 도시의 장점을 결합해 두 가지 장점이 모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도시라는 견해다. ‘이상 도시’로 표현하기도 하는 전원도시는 도농복합도시로 건설되는 세종시에서 실현될 수 있으며, 바로 로컬푸드 운동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개장한 생산자를 중심으로 한 로컬푸드 직매장에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고 찾고 있다. 이는 시민들 역시 로컬푸드 운동의 필요성에 많이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공감대를 더욱 확산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를 형성해 로컬푸드 운동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세종시 행정당국의 지속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세종시의 로컬푸드 운동이 빠른 시일 내 자리 잡아 변화하는 세종시 농업의 새로운 방향을 열어 가도록 하기 위해 행정당국 뿐 아니라 농민, 그리고 시민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 전원도시 세종시의 미래가 실현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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