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합창경연대회서 당당히 동상 수상
세종시 대표 남성합창단 자리매김
세종맨콰이어합창단이 전국합장경연대회 출전을 앞두고 한솔동 주민센터에서 맹훈련 중이다. |
세종레이디씽어즈합창단, 세종맨콰이어남성합창단, 세종소년소녀합창단을 모두 맡아 지도하고 있는 이중욱 지휘자가 지난 주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여성, 남성, 혼성, 실버 총 4개 부문별로 총 24개팀이 참가한 17회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세종맨콰이어남성합창단이 당당히 동상을 거머쥐었다는 것. 시상식은 14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대회 개최 이틀 전 저녁 한솔동주민센터 연습장을 찾았을 때 ‘꽃밭에서’ ‘베사메 무쵸’ ‘까투리타령’ ‘뱃노래’ 등과 소화하기 힘들 것 같은 외국 곡에 이르기까지 6곡의 예선곡을 한 참 연습 중이었는데, 남성합창단의 우렁차면서도 중후한 소리를 들으며 ‘남자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멋진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 올 때는 악보도 볼 줄 몰랐다" "정말 음치였는데, 이젠 음치탈출에 성공했다"며 자랑하는 단원 여럿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모든 성과의 뒤엔 조치원 출신으로 한국음악협회 세종시지회장인 이중욱 지휘자의 열정어린 지도가 있었다. 음악에 문외한이었던 동네 아저씨들에게 악보 보는 법부터 기초발성법 등을 하나하나 가르쳤고 그 덕분에 아름다운 하모니의 주인공들이 될 수 있었다.
대회를 위해 맹연습을 할 때는 일주일에 3번씩 연습실에 나왔다. 그런데도 단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여기 오면 일터에서 쌓였던 하루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했다. ‘자칭 베이스 파트장’인 박상하씨는 "예전엔 업무가 끝나고 술 한 잔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상쾌한 목소리를 위해 술도 끊었다"며 "배운 곡을 집에서도 늘 연습하게 되는데 처음엔 노래 실력이 별로라 아내가 싫어하는 눈치였는데 지금은 좋아한다"고 말했다.
30~60대로 포진된 합창단원의 평균연령이 적지는 않아 6곡이나 되는 대회 곡의 가사외우기도 녹록치 않았을 텐데 최고령 단원인 유학호씨는 "지휘자님의 ‘악보 덮으세요!’ 소리가 가장 무섭지만 자꾸 부르다 보면 외워지기도 하고 지휘자님이 인상 한 번 쓰면 다들 외우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합창단은 지난해 11월 모집을 거쳐 12월 1일 창단식을 가졌다. 레이디씽어즈 합창단 정기연주회 및 세종 종합예술제 찬조출연 등의 활동을 하며 세종시를 대표하는 남성합창단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갔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까지 거두게 된 것. 11월 30일 정기연주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세종맨콰이어합창단은 단원을 추가모집 중인데 아직은 오디션 없이 세종시에 거주하면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남성이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한다. 단원 신청 문의는 이중욱 지휘자(010 – 3013-8096)에게 하면 된다.
임헌재 단장은 "합창단 활동을 통해 단원들이 느끼는 기쁨과 좋은 기운이 가족과 이웃에게 전해져 사회 전체가 밝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숙연기자 sypark@sj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