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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부동산불패’신화는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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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부동산불패’신화는 끝났나
  • 김재중
  • 승인 201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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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의 뉴스리뷰 | ‘미분양아파트’ 그 오해와 진실

‘미분양 통계’로만 시장흐름 읽을 수 없다

아파트 신축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세종시 건설현장. 세종포스트 사진DB
아파트 신축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세종시 건설현장. 세종포스트 사진DB


‘세종불패’라는 수식을 달며 부동산시장 띄우기에 나섰던 언론이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를 근거로 이번엔 ‘세종시 죽이기’에 나섰다.
한 경제신문은 최근 ‘세종시가 수상하다. 미분양에 값까지 뚝’이라는 제목의 부동산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세종시 주택시장에 이상징후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며 "분양시장에선 미분양이 늘고 있고 매매시장은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충청권 일간신문도 ‘부동산 세종불패 끝나나’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종시 부동산 불패 신화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그 이유로 "미분양 물량 증가와 함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세종시 분양열기 주춤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적인 사례일 뿐, 다른 신문들도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 언론은 공통적으로 미분양 통계를 적시했다. 세종시에서 미분양아파트가 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월대비 증감률만 주목

정말 그럴까.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통계자료를 먼저 살펴보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6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미분양아파트 현황자료를 공개했다. 매달 의례적으로 발표하는 내용이다. 이 자료를 보면 세종시 미분양주택이 지난 3월 721세대에서 4월 424세대로 급격하게 줄어들은 뒤 5월 619세대로 다시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전월대비 증감률’에만 주목했다. 4월과 5월 통계만 보면 세종시 미분양 주택은 195세대, 비율로는 무려 46%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대목만 따로 떼어내 보면 세종시 미분양아파트 증가율은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 보인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율 전국 최고’라는 표현이 탄생한 배경이다.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어떤 인식을 하게 될까. 당연히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부동산시장에서 ‘미분양은 시장침체의 신호’라는 등식이 성립된 지 오래다. 독자들이 세종시 부동산시장에 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미분양에 대한 잘못된 인식

물론 미분양 아파트 증가가 시장에서 좋은 신호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물건이 안 팔렸다는 이야기니 시장침체의 신호로 해석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이라는 재화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보통 아파트 공급공고 이후 1개월 이내에 청약 일정이 마무리되는데, 이 짧은 시간 동안 수억 원을 넘는 아파트가 일거에 팔려나간다는 게 정상적인 일이냐"고 되묻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이 과열됐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라는 이야기다.
세종시에서 사업 중인 중견건설사 한 임원은 "사업계획을 세울 때부터 1차 청약에서 계약률 100%를 달성할 것이라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현재 세종시 아파트 공급규모로 볼 때, 이 정도 미분양은 기업에 부담을 주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장상황이 좋은 곳에서 신규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미분양이 일시에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늘어나는 현상은 오히려 그 지역 시장상황이 좋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분양 통계가 부정적 견해를 뒷받침하는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준공 후 미분양’은 외면

‘미분양아파트’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나눠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건물이 완공된 이후 공실로 남아있는 아파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완벽하게 외면 받고 있다는 의미에서 ‘악성 미분양’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준공 후 미분양은 고스란히 건설사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하청업체 연쇄부도 등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토교통부는 매달 미분양아파트 통계를 발표하면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통계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자료를 보면 지난 5월말 기준 전국에서 2만 7488세대 아파트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물론 세종시에 존재하는 ‘준공 후 미분양’은 단 한 채도 없다. 그러나 이웃 대전에 760세대, 충남 1287세대, 충북 393세대가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통계의 일부분을 침소봉대할 뿐, 종합적 시각을 제시하는 언론은 단 한곳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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