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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잡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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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잡지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 송길룡
  • 승인 2013.07.1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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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고 영화관에는 연간 1억명 이상이 동원될 정도로 영화산업이 큰 규모를 보이는 한국. 그 숱한 관객들 중 독립영화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영화를 그저 여가시간을 활용하기 좋은 문화상품으로 즐기는 것 말고, 영화가 사회 안에서 어떤 성격을 띠고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며 어떻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문화매체로서 그 바람직한 모습을 고민하는 일은 대체로 독립영화의 몫으로 남아왔다.

DVD 한국독립다큐멘터리의 흐름. 주요 독립영화 작품과 그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영상이 담겨있다
계간 독립영화 1호부터 41호까지. 1999년이후 한국독립영화계의 이슈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일명 ‘제한상영가’ 영화 <자가당착>의 행정소송 승소기념 맥주파티에서 만났던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 실무자에게서 얼마 전 전화가 왔다. 작년에 나는 독립영화에 대한 나름의 연구를 준비하면서 한독협 발간의 계간 영화잡지 <독립영화> 전권을 구입한 적 있다. 1999년 창간호가 발간된 이후 2011년까지 통권 41호를 헤아린다. 그 이후 발간이 멈춘 것은 폐간이 아니라 잠시 휴간이란다.

제값을 주고도 꼭 구입할 책들이었지만 마침 한독협 홈페이지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것을 봤다. 이때를 놓칠 수 없다 하고 한꺼번에 대금을 치렀다. 이렇게 잡지 전권을 일거에 구입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 대한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았었나 보다. 한독협 실무자도 그 때를 기억하며 맥주파티에서 나를 알아보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결호 두 권이 있는데 그것을 구할 수 없느냐고 실무자에게 부탁을 했고 그런 관계로 그가 얼마 지난 후 내게 전화를 해온 것이었다.

이런 한 통의 전화에 대해 장황히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그 전화 한 통으로 내 마음에 생긴 작지 않은 감동 때문이다. <독립영화> 결호를 꼭 찾아서 전달해주겠다는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따뜻하게 귓가에 남아있다. 내가 독립영화를 즐겨보고 그것에 관해 두루두루 고민을 해보고 있는 데에는 일말의 당위가 있다. 독립영화에 깊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때때로 없는 시간을 쪼개 주요 독립영화 작품들을 보게끔 만드는 힘이 됐다. 그 목소리는 이렇게 건조하게 다져진 내 마음 속 관심을 다정한 정서로 녹여냈다.

DVD 한국독립다큐멘터리의 흐름. 주요 독립영화 작품과 그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영상이 담겨있다
DVD 한국독립다큐멘터리의 흐름. 주요 독립영화 작품과 그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영상이 담겨있다

영화를 보며 머리 아프게 무슨 고민이 그렇게 많은가 하고 핀잔을 던지는 분도 있을 수 있겠다. 당신 하나 관심 가지고 신경 쓴다고 세상이 그렇게 쉽게 변하겠느냐며 냉소를 흘리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사람들과 나누는 공동의 관심사라면 고민도 나눌 수 있고 세상이 한 조각쯤은 바뀌어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목소리 하나에 내가 좀 주책없게 흔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상 깊게 느낀 것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다시금 독립영화에 대한 열의를 깊이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세간의 관심 바깥에서 영화계간지 <독립영화>는 10년 넘게 꾸준히 교감을 넓혀왔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용기를 얻게 된다. 그저 손에 잡히는 대로 잡은 2002년 여름호의 목차를 보니 특집으로 ‘독립영화, 지각변동’이란 글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어느 것을 본들 고민과 열의 없는 글들이 있으랴!

독립영화에 혹 관심이 생긴 독자들께 정보를 좀 드리자면, 나처럼 굳이 책으로 구입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한독협 홈페이지(www.kifv.org)의 한쪽 부분에 <독립영화> 지난호 보기 버튼이 마련돼 있다. 그곳을 클릭해 들어가면 모든 호수의 목차가 순서대로 제시되고 글의 제목을 따라 해당 내용 전문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책으로 구입하면 더욱 생생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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