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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장애남매는 과연 우리의 이웃이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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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장애남매는 과연 우리의 이웃이었나 !
  • 고갑준 놀이연구가
  • 승인 2012.12.1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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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태에 빠졌던 남매 중 누나에 이어 남동생 박모군(11)도 의식을 잃은지 46일째인 12월 13일 오전 가족의 바람과 많은 시민들의 기원을 저버리고 끝내 사망했다. 누나(13)가 먼저 가족 곁을 떠난지 36일 만이다.

경기일산 백병원은 13일 오전 9시34분께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박모(11)군이 뇌와 장기손상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박 군은 유독가스를 마신 뒤 줄곧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힘겨운 사투를 벌여왔다. 입원 당시부터 뇌파가 일절 반응하지 않아 지난 달 초에는 의사로부터 1차 뇌사판정을 받은 상태였지만 병원측은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며 기적같은 회복을 기대했었다.
이들 남매는 지난 10월29일 오후 6시5분께 부모가 모두 외출 중이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박양은 뇌병변 장애가 있는 동생을 보호하려다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해 함께 유독가스를 마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박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맞벌이를 하는 부모 대신 동생을 돌봐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 날 사망한 박 군은 뇌병변 장애 1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언어장애도 갖고 있다. 특히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혼자는 생활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이다. 지난달 7일 먼저 가족 곁을 떠난 누나는 이런 장애 남동생을 돌보기 위해 특수학교를 함께 다니며 애틋한 우애를 보여줬다. 평소 동생을 각별히 챙겨왔던 누나는 부모가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라는 권유에도 굳이 동생이 다니는 특수학교에 진학해 동생을 돌봤다한다.
남매의 사연이 알려지며 주변에서는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남매의 쾌유를 빌었다. 그러나 이같은 바람에도 불구하고 남매 모두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지고 말았다.
화재 당시 집에는 남매만 있었고 아버지는 중소 제조업체에서 야간 근무 중 이었으며, 어머니(44)는 일용직 일을 마치고 월세방을 구하러 외출한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남매가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다 과열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매가 나란히 쓰러진 채 발견된 아파트 안방의 현장상황으로 미뤄 누나가 남동생을 돌보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함께 중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매의 애틋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많은 시민들이 회복을 기원하며 가족에게 온정을 전하기도 했다.
아버지(46)는 "큰 딸(누나)을 잃은지 얼마되지 않아 작은 아이까지 가슴에 묻게 됐다"며 "많은 국민들이 우리 아이들의 회복을 바라며 작은 정성들을 모아주셨는데 너무 슬프고 원통하다"며 울먹였다.
남매 부모는 그동안 생계유지를 위해 집을 비우는 동안 박 군을 돌봐줄 사람을 지원받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를 신청하려 했으나 재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우리는 과연 이 남매의 이웃이었나 !
평소 내 이웃과의 작은 관심과 나눔을 하지 못하고 사는 우리 모두는 이 기막힌 사건에 죄의식 없이 자유로울 수 있을까 !
각 언론 매체를 통해 이 시대 지식인들이 가장 많이 구사하는 용어는 단연 "소통" 이다. 정말로 소통하고 싶은 걸까 ! 아님 이것이 사회적 절실한 요구이니 형식적으로 앵무새처럼 말하는 걸까,
거창한 구호도 필요 없다, 국가의 사회보호 시스템을 원망하기 이전에 우리는 지금 내 이웃, 내 옆집에, 내가 사는 골목에 이런 절박한 이웃과 마음과 시간과 노력을 나눌 것을 다짐해야 한다.
11살, 13살의 어린 남매께 -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나눔에 인색했던 우리를 용서하시고 부디 하늘나라에선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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