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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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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영화
  • 고갑준 놀이연구가
  • 승인 2012.12.0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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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5·18 광주민중항쟁을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아픔과 전두환 전(前) 대통령이라는 실존인물을 향한 복수극을 그린 '26년'은 배우 진구, 배수빈, 한혜진, 임슬옹, 이경영, 장광 등이 열연한 작품이다. 4년 전부터 여러 차례 제작이 시도됐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돼 외압논란이 인 가운데, 결국 관객들이 제작비를 모아 두레방식으로 제작된 영화 "26년"
누군가에 의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다는 것, 세상은 침묵하며 그냥 잊으라하고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는 사건 5. 18
그로 인한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상처 !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29만원밖에 없다는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벌이는 작전을 영화로 만들었다.


심미진. 아름다울 미(美)자에, 나아갈 진(進)자. '아름다움이 씩씩하게 나아가리라'라는 뜻으로, 엄마의 등에 업힌 아가였을 때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 태어난 해인 1980년 5월 광주에서 어머니는 비극적으로 총탄에 목숨을 잃었고, 아버지 또한 훗날 광주항쟁의 후유증으로 '그분'의 자택 앞에서 한 줌의 재가 되어버렸다.
김주안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부모를 잃고 말았다. 당시 계엄군이었던 김갑세가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를 길렀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난 부자(父子)는 복수를 함께 꿈꾸게 된다.
곽진배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아버지를 잃었고 그 아버지를 시쳇더미에서 찾은 어머니마저 잃고만 인물. 건달이 된 그는 어느 날 '그 사람'을 단죄하자는 사람들과 함께하게 된다.
그 당시 누나를 잃은 현직 경찰관 그는 괴로워한다.
"어른이, 경찰관이 되어서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누나! 미안해!"
이들은 저마다 1980년 5월 '그 날'을 기점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사람들이다. 누구는 아버지를, 누구는 어머니를, 누구는 누이를, 누구는 동생을 잃었으며 이들은 이 날을 기점으로 어딘가 결핍된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그 사람'을 향해 분노의 칼을 갈지만, 그 장벽은 높기만 했다.
아직도 '그 사람'은 골프장을 가기 위해 서울 교통을 통제하고, 피해자들은 바라만 봐도 가슴 떨리며 구멍 난 가슴을 부여잡고 피를 흘리며 살아간다. 이처럼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5. 18.
"자그마치 26년이야,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는 없어"라며 절규하는 진배의 모습은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들을 울려버린 명장면이 된다.
미진은 진배가 총을 같이 맞을가봐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며 갈등하는 인간애는 더욱 우리를 애잔하게 만든다.
아픈 역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과 그의 후손들은 우리와 함께 지금도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잘못했다. 미안하다." 그 말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영화에서 그분(!)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한테 감정이 별로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 보지도 않고 말이야."
영화 "26년"은 역사를 잘 모른 채 복잡한 건 싫다며 고개를 돌렸던 우리네를 부끄럽게 만든다. 그래서 영화 "26년"을 보는 일은 지난날을 잊지 않겠다는 몸짓이자, 상처받은 사람들을 다독이는 따듯한 손길이 된다.
과거를 얘기하면 언제나 "빨갱이"라며 흥분하시는 분들에게도 꼭 권해드리고픈 영화 "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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