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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의 수도’에서 영화문화를 접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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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의 수도’에서 영화문화를 접해보니
  • 송길룡
  • 승인 2012.10.29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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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이 ‘문화의 날’이라는 것은 달력을 보고서야 뒤늦게 알았다. 굳이 그렇게 맞춰 여행길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그날 토요일 오후에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를 번갈아 달려 경북 안동을 찾아갔다. 시내버스마다 커다란 글자로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쓴 현수막을 걸고 도로를 지나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지방의 시대’에 어느 도시든 ‘수도’가 아니랴! 하지만 안동은 ‘정신문화의 수도’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유서깊은 전통문화의 보고임은 틀림없다.

▲ 안동영상미디어센터

먼저 찾아본 곳은 안동영상미디어센터. 건물 바깥 거리에는 안동지역에서 제작비를 모아 지역에서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영화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엄마까투리>. 2010년에 제작돼 2011년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됐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안동지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안동영상미디어센터에서 크게 홍보하는 것 중의 하나는 ‘청춘극장’ 프로그램. 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에게 문화복지 서비스 향상을 위해 매주 금요일 한 차례 무료 영화상영을 한다. 소개하는 홍보사진들을 보니 주로 어르신들을 위한 추억의 영화들이다.

▲ 안동영상미디어센터 청춘극장 상영관

이 센터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현관문에 걸려있는 공모전 포스터를 눈여겨보게 됐다. ‘제10회 경상북도 영상콘텐츠시나리오 공모전’이 그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비를 지원받아 건립된 공공문화시설로서 영상미디어 교육을 비롯해 영상물제작지원까지 아우르는 영상미디어센터가 존재하고 있으니 영상콘텐츠의 저변이 튼튼히 구축돼 있으리라는 짐작을 해봤다.

아닌 게 아니라 안동영상미디어센터 바로 옆은 웅부공원이고 이 공원 한가운데 우람한 전통식 건물로 들어서 있는 것이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이다. 그 옆에는 안동문화원이 자리하고 있다. 시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문화콘텐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여실히 느껴졌다.

▲ 안동 중앙문화의 거리 풍경

이제 그곳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곳, 거리 한가운데로 작은 실개천이 흐르는 중앙문화의 거리로 접어들어 중앙시네마라는 이름의 영화관을 찾아갔다. 이 영화관은 안동에서 유일하게 독립영화·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다. ‘정신문화의 수도’이면서 영상콘텐츠에도 각별히 힘을 쓰는 안동의 영화문화 한 측면을 보고 싶었다.

중앙시네마의 매표담당자는 "요며칠 찾아오는 관객이 없어서…"라는 말로 처음 찾아온 낯선 방문객을 맞이했다. 1999년에 일반영화관으로 개관했지만 멀티플렉스영화관들과 경쟁이 안되기에 10년을 겨우 채우고 2009년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재개관했다고 소개했다. "어떤 때는 손님이 많이 오기도 하는데 요즘은 또 한가하다"며 "그래도 만족하며 지낸다"는 말을 덧붙였다.

▲ 안동영상미디어센터 청춘극장 상영관

중앙시네마의 100석 정도 되는 좌석들 중 적당한 자리에 골라앉아 혼자 영화를 봤다. 하지만 좌석은 생각보다 훨씬 포근했다. 좌석의 안락함도 영화문화의 즐거움에 포함되는 중요한 요소다.

‘행정수도’라는 말이 붙어다니는 세종시에서도 머지않아 안동영상미디어센터와 같은 ‘세종영상미디어센터’를 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종시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을 구경할 날이 오지 않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정신문화의 수도’에서도 예술영화들이 빈 상영관을 지키고 있는데 과연 ‘행정수도’에서는 어떨지… 포근한 혼자만의 객석에 앉아 좋은 것은 결코 애써 힘쓰는 수고로움 없이 만들어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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