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⑱토끼를 기르던 소녀가 식당 사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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⑱토끼를 기르던 소녀가 식당 사장이 됐다
  • 이성원(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
  • 승인 2012.09.17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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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진 곳을 찾아서 50년]

한평생을 청소년 선도와 사회계몽 운동을 해온 이가 있다. 꼬박 50년이다. 연기새마을금고 이성원 이사장은 1960년부터 지금까지 청소년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고 있다. 이 이사장이 청소년 선도와 사회계몽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1960년 조치원역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한국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버려진 아이들에게 먹을 것과 잠 잘 곳을 제공하고, 호적도 없어 학교마저 들어갈 수 없는 ‘무호적자’를 위해 ‘호적갖기국민청원’을 하기도 했다.
<세종포스트>는 이성원 이사장의 청소년 선도, 사회계몽 운동을 중심으로 연재를 한다. ‘시민참여 일간지’인 <세종포스트>는 이처럼 세종시민이 참여해 만드는 신문이다. <편집자 말>

조치원 안영실 씨,
가축은행에서 토끼 한 쌍이 닭 200마리로 늘어

토끼 한 쌍을 학교에서 받아서 집 앞 마당에 울타리를 치고 아카시아 잎사귀를 뜯어다가 먹이로 주었어요. 학교가 끝나면 부리나케 달려와 언니하고 남동생하고 토끼 먹이를 구해오느라 해가 저무는 줄도 몰랐어요. 귀여운 토끼를 키우는 재미에 하루하루 학교생활이 즐거웠지요. 여름방학 때 토끼가 새끼를 여덟 마리나 낳았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겨울방학 쯤 되니까 50여 마리로 늘었어요. 부자가 된 듯 마음이 뿌듯했지요. 여름방학 때 가시를 찔리면서도 아카시아 잎사귀를 잔뜩 뜯어다가 처마 밑에서 말려 가마니에 담아 겨우내 먹였어요.

▲ 본지 8월 30일자에 기재 된 안영실씨 당시 모습

이듬해 봄에는 토끼 50마리를 팔아 닭 100마리를 샀는데, 나중에 200마리가 됐어요. 달걀을 내서 팔아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했어요. 개구리를 잡아서 삶아서 닭 모이로 주고 조개껍질을 부숴서 모이로 주기도하고…, 참 열성이었지요. 가축은행 덕분에 온 식구 일거리가 생겼고, 생활비도 보탰어요. 아버지께서 경찰관 생활을 하시다가 건강이 안 좋으셔서 생계는 어머니와 6남매가 해결했는데, 당시 가축은행에서 받은 토끼 한 쌍을 닭 200마리로 키운 것이 큰 도움이 됐지요. 이성원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러 조치원 희망원에 달걀을 갖고 방문했는데, 선생님은 안계시고 사모님만 계셨는데 하얀 드레스를 입고 계신 모습이 어찌나 우아하게 보이던지 깜짝 놀랐어요. 나중에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냈지요. 지금도 가끔 선생님을 뵈면 달려가서 인사를 드리곤 합니다.

1970년대 초 조치원을 중심으로 각 학교에 가축을 분양해줘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도록 한 가축은행은 당시 희망원 원장인 이성원 원장이 청소년 교육을 위해 고안한 특이한 은행이었다. 지금은 연기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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