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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순절(葡萄旬節) -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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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순절(葡萄旬節) - 백로
  • 정규호(전통장류명품화사업단 사무국장)
  • 승인 2012.09.0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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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순절에 기체만강하오시며......’
옛 편지를 쓸 때 절기 인사말이다. 백로부터 추석 때까지를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고 표현했다. 비로소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돌고, 포도가 탐스럽게 영글고, 풀잎과 곡식열매에 이슬이 맺혀 점차 가을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점차 영글어가는 곡식에 아침이면 하얀 이슬이 맺히는 백로! 여느 때 같으면 가을의 문턱을 넘어 풍성한 기분이 들지만 우리 세종시에도 올해에는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여름 내도록 가꾸고 돌본 농작물의 피해가 막심한 때이다. 우리의 농민들이 딛고 일어서 막바지 결실을 잘 맺을 수 있도록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과 지혜를 담은 포도순절을 맞이해 보자!

▲ 백로풍속-백로부터 추석까지 경기도 이천지방에서는 거북놀이를 하였다.

점차 영글어가는 곡식에 아침이면 슬이 맺히는 백로! 여느 때 같으면 가을의 턱을 넘어 풍성한 기분이 들지만 우리 시에도 올해에는 태풍 ‘볼라벤’으로 름 내도록 가꾸고 돌본 농작물의 피해가 심한 때이다. 우리의 농민들이 딛고 막바지 결실을 잘 맺을 수 있도록 더불어 아가는 마음과 지혜를 담은 포도순절을 해 보자!

백로는 24절기 중 15번째 절기로 춘분 사이에 있으며, 음력 8월, 양력 경인데 올해에는 9월 7일에 들었다. 양의 황경은 165°에 이르며 밤에 기온이 려가고, 대기중의 수증기가 엉겨서 풀잎에 슬이 맺히며 완연한 가을 기운이 때이다. 또한 추석을 앞두고 있는 계절로 든 곡식이 무르익는 시기로 옛사람들은 를 5일씩 3후(候)로 나눠서 초후에는 가 날아오고 중후에는 제비가 돌아가며 에는 모든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이 때에는 맑은 날로 청명한 하늘이 되고 기온도 적당하여 특히 벼를 온갖 곡식이 잘 여물며 특히 고추는 은 색을 띠기 시작하여 오곡백과가 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거나 비가 오는 것을 매우 경계를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 하여 비가 오는 것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백로에 비가 오는 것으로 풍흉을 점치기도 했는데,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 하여 곡식이 여물면서 부족한 수분을 잘 섭취하여 풍년이 들 징조로 여기기도 했다. 이는 가을장마와 이맘때면 불어오는 태풍의 피해만 아니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상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한편, 초가을인 이때에 가끔 기온이 뚝 떨어지는 '조냉(早冷)'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농작물의 결실을 방해해 수확의 감소를 가져오기도 한다.

백로에 접어들면서 가끔씩 밤하늘에선 마른번개 치듯이 순간적으로 빛이 번쩍일 때가 나타나는데, 이것을 보고 농부들은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긴 하지만 벼가 워낙 영양을 많이 섭취를 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볕이 낮 동안 부족해 밤에도 하늘이 보탠다라고도 했다. 이 빛의 번쩍임이 많을수록 농부들은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백로부터 추석까지를 포도순절이라 하여 이 때에는 포도와 매우 연관이 많다. 우리 조상들은 과일의 맛으로 절기를 느끼곤 했는데, 참외는 중복(中伏)까지 맛있고 수박은 말복(末伏)까지 맛있으며, 처서(處署)에는 복숭아, 백로(白露)에는 포도라고 하여 바로 백로에서 추석까지를 포도순절이라 했다. 지금이 바로 그 포도의 계절인 셈이다.

이러한 포도는 예부터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여겨 첫 포도를 따면 사당에 먼저 고(告)한 다음 맏며느리에게 한 송이를 통째로 먹이는 풍속이 있었으며, 주렁주렁 달린 포도알을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래서 침구류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용구에 포도문양을 새기거나, 전통담장 등 집안 건축물의 문양에도 포도문양을 많이 새겨 넣었었다. 또한 부모에게 배은망덕한 행위를 했을 때 포도지정(葡萄之情)을 모른다고 하여 꾸짖는데, 이 또한 포도의 정이란 어릴 때 어머니가 포도 한 알 입에 넣어 껍데기와 씨를 가려낸 다음 입물림으로 먹여주던 그 정을 일컫는 것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백중 무렵 민간풍속으로는 ‘올게심니’가 있다. 올게심니는 추석을 앞두고 잘 익은 벼, 수수, 조 등 곡식의 이삭을 한줌 베어다가 묶어 기둥이나 대문 위에 걸어두는 풍속으로, 올게심니한 곡식은 다음해에 씨로 쓰거나 떡을 하여 사당에 천신(薦新)하거나 터줏가리에 올렸다가 먹었었다. 즉, 요즘에는 올벼나 올곡식이 나와 추석에 제사나 천신을 올릴 때 햇곡식을 쓸 수 있지만 예전에는 힘들었기 때문에 미리 익은 햇곡식을 가장 먼저 조상을 비롯하여 집안을 지켜주는 여러 신들에게 제사를 지냈던 풍속이며, 이를 신성한 씨앗으로 여겨 이듬해 종자씨앗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이는 풍성한 결실을 앞두고 조상들과 집안을 다스리는 여러 신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수확을 했으며, 수확한 햇곡식으로는 10월에 오늘날의 성묘에 해당되는 ‘시제’를 지내고 집안에 ‘성주고사’, 터주고사’ 등을 지냈었다. 바로 농경을 생업으로 살아온 우리조상들의 우수한 정신문화의 한 단면이다.

맑고 청명한 하늘,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며 가을 속으로 점차 들어가고 있다. 우리의 조상들은 함께 고생한 사람들을 서로 위로하며, 제일 먼저 조상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결실의 계절을 맞이했다. 올해에는 태풍 ‘불라벤’으로 큰 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많이 있다. 내 주변, 내 이웃에게 닥친 불행이 더 큰 행복을 위한 작은 시련으로 남아날 수 있도록 우리의 힘을 보태어야 할 때인 것 같다. 결실의 가을을 준비해가는 이 때, 우리의 이웃을 한 번 되돌아봄이 어떨는지? 함께 더불어 아침이슬과 같은 산뜻한 가을을 맞이해 보자!

▲ 백로풍속-올게심니라 하여 미리 곡식을 수확하여 집안에 보관하며 제사를 지내고 이듬해 종~
▲ 백로풍경-맑은 햇살을 받으며 들녘에 벼가 영글어가고 있다.
▲ 백로풍경-포도가 제맛을 내는 계절이라 백로부터 추석까지를 포도순절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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