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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특별자치시의 자존심
  • 최민호(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 승인 2012.09.0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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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칼럼]






2012년 9월 17일.

세종시는 이 날을 역사적인 날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시작되는, 국무총리실 이전 선발대 18명이 세종시로 이동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정부의 세종시 이전은 이제 그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라는 문자 그대로, 이 특별한 자치단체는 바로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정부부처가 이전하기 때문에 그 이름이 존재한다. 그러니 이 날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날인 것이다.

세종시를 배에 비유하여 과거 연기군 시절을 ‘나룻배’라 한다면 세종시는 ‘원양여객선’에 비기는 사람이 있다. 연기군은 충남도 산하의 기초단체였지만, 세종시는 기초와 광역의 지위를 동시에 보유하며 중앙정부와 직접 상대하는 광역자치단체이기 때문이리라.

원양여객선으로서 첫 승객을 맞이하는 세종시의 선장과 선원들은 나룻배의 선원들과는 사뭇 달라야 한다. 세종시라는 여객선에 비싼 요금을 치루고 탄 승객인 만큼 그들의 기대에 걸맞는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며, 동네 사람이 아닌 각양각지의 귀빈들이 탄 만큼, 촌스럽거나 배타적이어서도 안될 것은 물론, 그들의 다양한 취향에 부응할 줄 아는 교양과 전문성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작은 강을 건너는 것이 아닌 큰 파도를 넘고, 망망대해를 건너는 항해인 만큼 어림짐작이 아닌 항로와 해도를 해석하는 숙련된 지식도 갖추어야 한다. 자칫 항로를 이탈하면 무엇보다 승객들로부터 무시를 당하는 것은 둘째치고, 원양여객선을 건조해 온 막대한 예산의 낭비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 바짝 차리고 선장과 선원들은 세종시라는 원양여객선의 키를 잡고 조심스럽게 첫 항해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연기군 시절 ‘나룻배’라면 세종시는 ‘원양여객선’
각양각지 귀빈에게 수준높은 서비스 제공하자면
변화 일신 없는 촌스럽고 배타적인 태도 버리고
다양한 취향 부응하는 교양· 전문성 두루 갖춰야

특별자치시 시민의 수준높은 소양·의식 배양 중요
상호 교양과 예절, 상대방 배려하는 포용력 절실
새로운 문화 이해하려는 감수성 외면 않는 분위기
자발성을 토대로 성숙된 시민의식교육 전개돼야

이제 명실상부하게 특별시 시민이 된 우리 세종시의 주민들 또한 원양여객선의 승객으로서 수준높은 의식을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다양한 승객들 간에 상호 지켜야 할 교양과 예절도 익혀야 할 것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포용력,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감수성도 어렵지만 외면해서는 안된다. 두려워할 것도, 비굴할 것도 없는 당당한 자세로 새로운 승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특별자치시민으로서의 성숙된 의식교육도 자발적인 시민단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고, 이런 활동에 대한 시의 지원 또한 부족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각급 학교와 관공서에서도 대대적인 시민교육 프로그램이 전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민의 자존심은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선장의 철학이 확고하게 시민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배의 승조원들은 최후의 승객이 떠날 때까지 배를 떠나서는 안되는 법. 스스로의 이익과 목숨마저 버리며 승객을 살피는 도덕적이고 성숙된 선원이 되지 않고서는 안된다.

세계를 정복했던 로마시의 쓰레기통에는 다음과 같은 문귀가 씌여있다.

"시민은 위대하다."

길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로마 시민의 자존심인 것이다.

이제 세종시로서 머나먼 항해를 시작한 세종특별자치시. 늘 중앙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것이냐, 정치권이 무엇을 약속할 것이냐를 요구만하기에 앞서, 우리는 시민으로서의 자존심을 먼저 세워야 한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출범을 단순히 내 지역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만이 아닌, 자치단체 최고지위의 특별한 자치시라는 내 지역의 지위에 각별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 바로 우리 세종시에서 국가의 최고정책과 최신과학기술이 개발되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 이루어진다는 프라이드를 잊어서는 안된다. 세종시라는 원양여객선의 최후의 종착지는 국가의 균형발전, 국가 경쟁력의 극대화라는 지고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선장과 선원과 승객들인 우리. 우리는 세종시의 자존심에 걸맞는 항해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는가?

지금 세종시는 위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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