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학교 고갑준 박사의 느린 삶, 나눔의 삶
파란만장한 일생의 희로애락을 자신만의 해학적인 춤과 한 맺힌 소리로 펼쳐낸 예인 공옥진 여사는 9일 별세했다.
세계적으로도 예술성을 인정받은 병신춤을 1인 창무극으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998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고증자료 미비 등을 이유로 등록되지 않았고, 2010년 5월에야 심청가 부분만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그의 몸은 이미 쇠약해져 있었다.
지정 예고 한달 뒤인 그해 6월, 5년 만에 '한국의 명인명무전'으로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 공 여사는 "맺히고 맺힌 한을 풀었다. 이젠 죽어도 원이 없다"며 혼신의 힘을 다한 생애 마지막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199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2004년 공연을 마치고 나오다 두 번째로 쓰러지고 교통사고까지 당해 무대에 서지 못했고 2007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매달 43만원의 생활비를 받아 근근이 생활해 왔다.
한국인의 한(恨)은 어떤 것일까!
우리민족을 한의 민족이라는 말하지 않는가!
나는 1984년 공옥진의 병신춤 공연을 봤다. 가슴이 터질것 같은 스무살 젊은이 충격 -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 그의 한의 몸짓은 대중을 울게도 하고 웃게도 만든다.
왜일까! 공연자와 대중사이에 공감이라는 소통의 기반은 이미 일체감으로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이 시대에 이런 위대한 굿이 또 있을까!
2년 후 86년 진도 인지리에서 씻김굿을 보았다. 고인이 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승의 희노애락을 다풀어 헤쳐 한판 굿으로 승화하는 한편의 거대한 서사시를 보는 느낌이었다. 씻김굿을 보는 내내 모두가 일체감으로 하나가 되어 망자의 한을 풀어내는 위대한 굿! 그 자체였다.
내가 현재까지 전래놀이와 마을축제를 연구 실행하는 일을 하게된 것도 이때 받은 느낌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다.
대중적인 것이 무엇인지 ! 진정한 소통은 진한 공감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 을 말이다.
공옥진, 우리 국민의 한의 정서를 대변하고 국민은 그를 통해 한을 승화시켰다. 다시 말해 수 많은 서민과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노래하도록 그는 한의 춤(몸짓)을 추다가 이 세상을 떠나셨다. 왜 우리사회는 이런 분의 말년을 책임져 주지 못 한단 말인가! 정부의 말대로 우리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무역교역국이 되었고 지20의장국이 되는 영광도 누리는 경제 강국이 되었다. 당신은 매달 43만원의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말년을 병마와 싸우며 보내셨다는 이야기는 나와 우리 모두의 무관심이 다시 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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