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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선우영·김성근…북한대표화가들 세종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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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선우영·김성근…북한대표화가들 세종시 왔다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7.01.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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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스트 특별기획 북한유명작가展, 1월 31일~2월 17일 5층 청암아트홀

 

세종포스트가 북한의 도시와 자연, 예술세계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1월 31일부터 2월 17일까지 세종포스트빌딩(한누리대로 499) 5층 청암아트홀에서 열리는 ‘북한유명작가전 강희정 컬렉션.’


‘폐쇄사회 속에서 꽃핀 예술혼’을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인민예술가, 공훈예술가, 만수대창작가 등의 유화, 조선화, 보석화, 판화, 수예 등 모두 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작품들은 한밭대 경제학과 강희정 교수(54국제교류원장)가 중국에서 우리당국의 허가 아래 북한으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방법으로 수집한 것 중 일부다.

 
전시회에서 눈에 띄는 작품들은 김주경의 ‘묘향산’과 김성근의 ‘파도’, 선우영의 ‘조선범’, 김성호의 ‘대동강변의 겨울’ 등이다.

 

 

김주경(1902~1981)은 일제강점기 한국화단을 이끈 1세대 서양화가다. 충북 진천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김주경은 일찌감치 비범한 재능이 널리 알려졌으며, 일본에 건너가 동경미술대를 졸업했다. 특히 1938년 오지호와 함께 발간한 2인 화집은 우리나라 최초의 컬러화집으로 사료적 가치가 크다.


광복 직후 조직된 조선미술건설본부의 서양화부 위원장, 조선미술가동맹 위원장, 평양미술학교 초대 교장을 지냈다. 평양미술학교가 대학으로 승격하면서 1958년까지 초대학장을 지냈다.


김주경의 화풍은 19세기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신선하고 밝은 색채, 빛의 미학에 심취한 화면작업을 추구했다. 세종포스트 청암아트홀에 걸린 ‘묘향산’(1959)이 그의 전형적인 순수 풍경화다.

 

 

김성근의 ‘파도’는 어디선가 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둘 다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나란히 서서 악수하는 사진 뒤 배경에 김성근의 대형 파도 그림이 걸려있었기 때문.


만수대창작사의 인민예술가 김성근은 파도를 유달리 잘 그려 ‘파도화가’로 불린다. 김정일이 “조선의 기상”이라며 김성근의 격랑 이는 파도그림을 좋아했다고 한다.


김성근은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못하고 노동자로 살다가 평양미술대를 통신으로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친 뒤 조선화창작단에 들어가 풍경화를 전문으로 그리다가 ‘파도화가’로 자리를 굳혔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12차 국제 수채화 전람회에서 우등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김성근의 파도그림 2점을 만나볼 수 있다.


지광철의 ‘평양역’은 장르로 분류하자면 보석화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두 점의 보석화가 전시된다.


보석화는 조선화를 그린 뒤 각종 천연보석 가루를 뿌려서 형태를 완성하는 북한만의 미술장르다. 보석화의 재료는 홍옥, 청옥 등의 보석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고가의 재료인 만큼 보석을 대신해 색깔 있는 돌가루를 이용한다. 돌가루를 사용했기 때문에 유화를 보는 것 같은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보석화는 1988년을 전후해 북한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구권 사회주의 몰락에 위기를 느낀 북한정권이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예술분야에서 이 장르가 등장한 것.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찾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장르가 조선보석화인 셈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색이 변하지 않는 고분벽화를 응용했다. 김정일이 이 명칭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


그림 ‘평양역’에는 역사가 없다. 역사 뒤 편이어서다. 한국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연상되는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창광거리 2계단에 있는 44층짜리 고려호텔이다. 1층 울긋불긋 조명이 이채롭다.


창광거리 1계단과 2계단은 평양에서 가장 잘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다. 간부아파트들이 이 구역에 밀집해 있다. 2계단의 고려호텔에도 간부아파트들이 있다. 평양의 먹자거리이기도 하다.


평양시내의 풍경을 담은 그림도 여럿 전시되고 있다.

 

 

문성림의 ‘대동강가에서’는 대동강이 가로지르는 평양의 풍경을 담았다. 화가의 위치는 대동강 동쪽이다. 그곳에서 건너편, 즉 평양의 중심을 바라보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로워 보이지만 실상 평양의 중심은 강 건너 서쪽이다. 인민궁전 등이 보이고, 북한 최대의 종합체육경기장인 5.1경기장도 희미하게 발견할 수 있다.


5.1경기장은 김성호의 ‘대동강변의 겨울’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화면 왼쪽의 누각은 최승대다. 금수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인 모란봉에 세워진 누정이다. 원래는 ‘오승대’라고 했으나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가장 아름답다고 ‘최승대(最勝臺)’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그 아래쪽 얼어붙은 대동강 한 가운데 능라도가 있고 섬 북쪽의 5.1경기장을 화폭의 가운데 배치했다.

 

 

김민구의 ‘오늘의 원산’은 1988년의 함경남도 원산해수욕장의 풍경을 그린 유채화다. 알록달록 고층건물이 이채롭다.

 

선우영의 '조선범'은 백두산호랑이를 가장 영물답게 그린 작품이다. 선우영은 이 조선범을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각각 그렸는데 이번 전시회 것은 봄의 조선범이다. 선우영은 평양에서 태어나 평양미대를 졸업했으며, 고려회화전에 많은 작품을 출품해 일본에서도 그 명성이 높다.


소장자 강희정 교수는 “민족의 명절을 맞아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로 작품전을 준비했다”면서, “북한 유명작가들의 그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무료 개방하며, 문의는 세종포스트 이충건 대표 겸 편집국장(☎010 8838 6640)에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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